정영준/ 영광군노인회장

설의 유래= 설이 언제부터 우리의 명절이 되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나 기록에 의하면 중국의 역사서 수서(隋書)와 구당서(舊唐書)에 신라인들이 원일(元日)의 아침에 서로 하례(賀禮)하며 왕이 잔치를 베풀어 회연하고 일월신(日月神)에게 배례(拜禮)를 한다. 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고려사에는 9대 속절(俗節)의 하나였고 조선시대 때는 4대 명절(설, 단오, 한식, 추석)의 하나로써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설의 의미= 설에 대한 낱말의 의미는 한해의 첫날인 1월 1일을 지칭하는 말로 원단(元旦) 원일(元日) 정초(正初) 세수(歲首)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시(年始)라고도 한다.

설은 묵은해를 떨쳐버리고 새로 맞이하는 첫 해의 시작이다. 따라서 설이란! 설다, 낯설다, 설익다 등의 설이라는 어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며 또한 묵은해에서 새해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새해에 대한 익숙하지 못한 단계에서 미숙함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설을 신일(愼日)이라고도 하며 삼가고, 조심하라는 날로 그 뜻이 부여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이 설이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수년간에 걸쳐 음력설(舊正) 양력설(新正)의 두 개의 설을 쇤 적이 있으며 한때 국가에서 신정을 설날로 강요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꿋꿋하게 음력 1월 1일을 명절로 여겨왔기 때문에 정부는 1989년 2월 1일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고쳐 추석과 더불어 민속의 날로 지정하여 3일간을 공휴일로 정함에 따라 그때부터 전국의 남녀노소 빈부귀천의 구분 없이 일손을 놓고 객지에서 살던 일가친척들이 고향으로 고향으로 모여드는 민족 대이동이 벌어졌던 것이다.

설의 민속= 설의 민속은 한민족의 고속(古俗)과 전래된 중국의 민속이 동화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며 그 대표적인 민속 몇가지를 들면 설빔, 차례(茶禮), 세배(歲拜), 성묘(省墓) 등과 민속(民俗)놀이가 있다.

설빔= 설빔은 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미리 마련한 새 옷을 갈아입는다. 이 새 옷을 설빔이라고 하며 철이 든 청장년이나 어른들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깨끗이 빨아 입어도 되지만은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는 가능한 새 옷을 마련하여 입히는 것이 그들에게는 명절 때에 설빔이 더없는 기쁨이요, 희망사항임을 각 가정의 어머님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차례= 차례는 아침 일찍이 각 가정의 대청마루나 큰방에서 지내는데 세찬(歲饌)과 세주(歲酒) 떡국을 마련하여 제사상에 차려놓고 지방을 붙이되 멧밥 대신 떡국을 올려놓고 무축단배(無祝單拜)로 첨작 없이 숭늉도 없는 비교적 간략하게 지낸다. 그래서 차례라고 한다.

세배= 세배는 새해를 맞이하여 첫인사로써 가장 가까운 사람을 격려하기 때문에 일심동체인 부부(夫婦)끼리 먼저 한다. 그리고 직계 가족일 때에는 조부모님께 세배하고 부모님께 올린다. 이 때 조부모님께 세배를 올릴 때에는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父母가 먼저 한 다음 손자녀들이 따로 올려야 한다. 그리고 가족끼리 서로 세배하고 친척, 이웃의 순서로 하면 된다.

덕담= 세배가 끝나면 덕담을 나누는데 건강(健康) 생자(生子) 득관(得官) 치부(致富) 등의 소원성취를 축원해주는 말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아랫사람은 정중하게 경청하고 답례로 건강을 기원합니다. 오래오래 사셨으면 합니다. 라고 바램과 기원을 하면 된다.

건강하십시오, 오래오래 사십시오. 등의 명령적인 언사는 오히려 결례가 된다고 한다. 이어서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돈 많이 벌라는 뜻으로 세뱃돈을 준다.

성묘= 성묘는 조상의 묘를 찾아가 간단한 세찬과 세주를 차려놓고 절을 한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는 인사를 올리는 것이다. 요즘에는 주로 한식과 추석에 성묘를 하기 때문에 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민속놀이= 본래 농사가 주생업인 한국사회에서는 농한기인 정초에는 한해 동안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민속놀이가 행해졌다. 대표적인 놀이로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돈치기, 제기차기 등이 있다.

윷놀이= 윷놀이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놀이로 농경 사회에서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소망이 담겨 있다. 윷판은 농토요 윷말은 놀이꾼으로 윷을 던져서 나온 윷 패에 따라 움직이는 계절의 변화를 상징해 풍년을 가져오는 것으로 여겼다. 용어도 가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데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된다. 특히 말판 구성은 중앙(북극성)을 중심으로 29수의 별자리를 돌리는 천문학의 원리가 들어있다. 오묘한 한민족의 비기를 게임에 숨겨서 전해준 것이다.

널뛰기= 널뛰기는 정초 부녀자들의 대표적인 놀이로 전국적으로 행해졌다. 옛날 부녀자들은 주로 울안에만 갇혀 살았기 때문에 널을 뛰어 높이 올라갔을 때 담장 밖의 세상을 살폈다고 한다.

연날리기= 연날리기는 개인 놀이의 하나로 섣달부터 날리기도 하지만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가 본격적인 시기이며 보름이 지나면 연을 날리지 않는다. 연에는 액(厄)자 한자를 쓰거나 송액영복(送厄迎福) 등의 글자를 쓰는데 이것은 그 해의 재앙이나 못된 액을 연에 실어 날려 보낸다는 의미를 지닌 풍속이다.

돈치기= 돈치기는 돈을 땅에 던져놓고 이것을 다른 돈으로 맞추는 내기로 젊은 남자들이 하는 놀이다. 그 외에도 제기차기, 투호놀이, 숭경도 놀이 등이 있다.

설의 절식= 설의 절식으로 일반적인 것은 떡국이다. 떡국은 차례상에 오르며 설날 아침에 이 떡국을 먹는다. 떡국은 쇠고기 또는 닭고기를 넣어서 끓이지만 원래는 꿩고기를 넣어 끓였다고 한다. 이 꿩고기가 구하기 어렵게 되자 닭고기를 대신 쓰게 된 것이며, 꿩 대신 닭이란 속담이 그래서 생겨난 것이다. 정초에 만나면 떡국 먹었느냐고 묻는다. 이것은 설 쇠었느냐 또는 몇 살 먹었느냐의 물음으로써 이 때 떡국 먹는 것을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뜻으로 말하고 있다. 한국 북부지방에서는 만두국을 많이 먹기도 한다.

세주= 한국의 세주는 주로 약주, 청주 또는 탁주가 주로 쓰이고 혹은 소주에 약미(藥味)를 가미한 것을 일반적으로 쓰기도 한다.

이러한 아름다운 세시풍속이 이제 많이 사라져버리고 요즈음에는 가족들이 모여도 아이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어른들은 TV나 화투놀이에 빠져 각자 시간들을 보내기에 바쁘다.

올 설 명절에는 온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설날 민속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어떨까?

잊혀져가는 세시풍속과 전통놀이를 함께 배우고 즐긴다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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