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프리랜서

“대한민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취임사에서 밝힌 희망의 메시지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아쉬운 것은 장수의 출사표처럼 너무 무겁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대북 정책이 우려된다. 정권 성공의 키워드는 ‘대탕평 인사’와 ‘유연한 대북 정책’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가 비극으로 막을 내린지 33년여만에 다시 ‘박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딸 박근혜에 의해 ‘한강의 기적’‘경제부흥’‘잘살아보세’가 다시 이 땅의 화두로 등장한 것이다. ‘그때 그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향후 5년간 이끌어갈 대통령 박근혜. 아버지 박정희의 ‘보검(寶劍)’을 꺼내 들었다. 삶이 팍팍한 절대다수의 국민들에게 기적 같은 경제부흥으로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는 약속이다. 희망의 메시지다. 양극화 해소와 복지 증진을 원하는 국민들의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 내겠다는 내용들로 넘쳐난다.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이라는 3대 국정 방향을 제시 했다. 특히 문화융성을 중요 국정 방향으로 잡은 데 대해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반대할 정파나 국민이 있을 까닭이 없다. 그런데 아쉽다. 희망찬 내일을 여는 대통령의 취임사가 너무 무겁다. 마치 전쟁에 나가는 장수의 출사표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대통령의 소명을 무겁게 아는 것은 환영해 마지 않지만 그렇지 않아도 북핵과 경제 문제로 인해 무거운 나라의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식전 축하 공연은 대단히 흥겨웠다. ‘업그레이드’ 된 대한민국을 느끼기에 충분 했다. 취임사는 그 흥겨운 분위기의 반전 이었다. 취임사의 내용은 “공약을 지키겠다”는 한마디로 충분 했다. ‘출사표’ 같은 취임사는 “어려운 시기이니 국민들도 각오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국민들에게 행복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 주지 못했다.

엄숙한 표정보다는 밝게 웃는 모습, 화사하고 멋진 옷으로 국민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새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보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이 행복해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아쉽다. 대통령의 모습은 나라의 모습을 대변 한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건강하고 여유 있는 모습, 가족과의 단란하고 행복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을 좋아하는 이유다. 두려운 것은 임기 5년간 줄곧 그렇게 결연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심각한 모습의 대통령을 보면서 행복을 느낄 국민은 없다.

국민은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습니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는 나라, 행복한 국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야당도, 진보좌파도 대통령이 실패해서 못사는 나라가 되는 것은 원할 까닭은 없다. 우리 역사에서 성공한 정권이라는 평을 듣는 정권은 없다. 빛과 그림자가 있지만 거의다 그림자가 더 짙은, 실패한 정권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성공 하려면 역대 대통령의 실패와 성공의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승만의 청렴, 박정희의 산업화 성공, 김대중의 IMF 극복과 남북간 소통, 박정희의 산업화 성공, 노무현의 탈 권위와 서민 사랑 등은 본받아야 한다. 반면 이승만의 인사, 박정희의 인권 탄압과 독재, 이명박의 대북 관계 악화, 대대로 이어지고 있는 측근과 가족의 비리 등은 철저히 경계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박 대통령에게서 인사 실패로 인한 정권 실패의 그림자가 보인다. 여당 내에서도 못마땅해하는 윤창중이나 김병관을 감싸안고 가는 것을 보면 사람 보는 눈에 분명 문제가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대북 관계다. 강한 바람은 외투(핵)를 더 강하게 끌어당기게 한다. 햇볕이 강해지면 외투를 벗을 수 밖에 없는 이치를 수용하길 바란다. 대탕평 인사와 대북 유화책이 국정운영의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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