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채/ 영광군농민회장

전 세계에서 생산된 대부분의 농산물은 몬산토, 카길로 대표되는 초국적 농식품복합체라는 거대한 손에 의해 유통되고 있으며, 인류는 현재 이들의 영향력을 벗어나 먹을거리를 조달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들이 이미 축적해 놓은 천문학적인 자본과 기술력, 전 세계 거미줄 유통망은 가히 인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시작된 농업 개방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작동되었다.

이후 대한민국 농업을 지키기 위한 농민 운동은 이와 같은 세계 거대 농기업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민족의 식량 주권을 유지 강화하려는 총성 없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싸워온 역사라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 농업은 지금, 그간 줄기차게 진행되어온 개방의 파고가 한미FTA 체결로 종지부를 찍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에 우리는 국내 농업의 생산 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한 대기업의 몰염치와 비겁함의 상징인 33,000평이라는 아시아 최대 유리 온실을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있다.

재벌 집단의 잇따른 골목 상권 진입이 재래시장을 초토화 시키고, 사회적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는 요즈음, 이 시대 최악의 상태로 내몰린 한국 농민들의 등에 비수를 꽂은 동부 한농은 필시 앞서 언급한 거대 농기업을 한국에 안착 시키겠다는 원대한 기업 목표를 세운 듯하다. FTA 지원금 100억 원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아 589억 원 규모, 축구장 7배 크기의 첨단 유리 온실을 필두로, 새만금에 100만평 규모의 대규모 영농 복합 단지 조성 계획을 세우는 등 그들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그들이 생산하려는 토마토, 파프리카의 수출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이며, 중소 토마토, 파프리카 농민의 암울한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후 생산 시설을 버릴 수 없는 그들은 또 다른 작물을 선택할 것이고, 이에 따른 시설 원예 농업의 연쇄 도산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수출 농업 육성이라는 정부와 동부 한농의 천연덕스런 변명과 사업 강행은 농업 기반 몰락의 시작을 알리는 기상나팔이자, 농업 장악에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 집단의 대규모 농업 시장 진출을 유도하는 나쁜 선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우리 농업 진영은 현재 비상한 각오로 동부 그룹 전제품 불매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저항이며, 앞으로도 계속 될 농업 재앙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자신의 존재 기반인 한국 농업 농촌을 직접 공격하고 있는 동부 한농의 모든 제품은 향후 농민들에 의해 단호히 거부 될 것이며, 아래의 농민 공동 실천 지침의 착실한 진행은 그들에게 뼈아픈 후회를 안겨줄 것이다.

영광 지역 모든 농민들의 높은 참여와 관심을 호소 드린다.

 

- 동부 그룹 제품 불매 운동 실천 지침 -

• 동부한농을 규탄하는 현수막 농협・농약사, 마을 거점에 부착하기.

• 각 지역 품목별 생산자 협회,작목반,농민 단체 간담회 진행, 공동대책위 구성.

• 농협조합장 간담회진행, 농협판매 동부그룹 계열 모든제품(농약, 비료, 음료수등)철시요구.

• 동부팜한농 농약,상토,비료 사지 않는다.

• 동부팜 청과 농산물 출하 하지 않는다.

• 동부팜 가야(가야농장) 모든 음료 구매 거부

• 동부 화재,동부 생명 가입 각종 보험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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