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신문 편집위원

- 제3회 전라남도새마을지도자대회에 붙여 -

몇 해 전, 정부출연기관으로써 한국의 대외 무상협력사업을 주관하는 한국 국제협력단 코이카(KOICA)의 초청으로 열흘 동안 필리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새마을중앙회를 비롯하여 해비타트 한국지부, 국제기아대책기구 등 국내 13대 메이저급 봉사단체의 대표들을 초청하여 필리핀 전역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필리핀 국민들의 힘겨운 삶의 현장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현장체험 프로그램이었다.

단체 대표자의 첫째 조건이 영어 능통자였지만 겨우 인사정도의 일상회화가 전부였던 필자가 새마을중앙회라는 거대 단체를 대표해 참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인 역량의 유무를 떠나 필자에게는 영광이었으나 조직으로써는 상당히 큰 손해가 있었음은 분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방문기간 내내 필자를 곤욕스럽게 했던 것은 가는 곳마다 쏟아지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질문이었다.

다행이 영어에 능통한 일행이 있어 통역을 전담해 줌으로써 순간순간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새마을운동으로 비롯된 우리나라의 위상을 새삼 확인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한류의 원조 새마을운동

우리 일행이 바랑가이라고 하는 필리핀의 지자체를 방문을 할 때는 그 지역의 시장을 비롯하여 경찰서장, 군 인사 등 지역의 고위 관리들이 마중을 나왔다.

즉석에서 대화의 장이 만들어지고 이어 단체의 소개와 함께 관리들의 지원요청이 쏟아졌는데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 거의 모든 질문이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빠듯한 일정 때문에 밤늦게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일부 교수들이 먼 길을 찾아와 면담요청을 했다.

교수들이 주로 듣고 싶어 하는 얘기도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였다.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필리핀이 가난한 나라 한국의 국민들을 위해 필리핀의 기술자와 물자를 보내 장충체육관을 지어주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끈 새마을운동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도력을 칭찬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필자가 한국의 젊은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필리핀의 마르코스처럼 독재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더니 교수들은 손사래를 쳤다.

박정희 같은 청렴한 대통령이 있다면 자신들은 필리핀의 왕으로 모시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 캄보디아에 부는 새마을바람

다문화센터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새마을단체를 떠났던 필자는 올해 초 또 한번 해외의 새마을운동 바람에 대해 접해 볼 기회가 있었다.

한국으로 시집을 오는 다문화가족 이주여성들의 현지 국가에서의 삶을 체험해 보기 위해 15명의 다문화가정 교사들과 함께 6일 동안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방문했던 것이다.

방문기간 동안 내내 현지 가이드로부터 한류의 원조인 새마을운동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귀가 아프도록 들을 수 있었다.

자신감의 고취와 함께 국민들을 궁핍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하는 나라의 관리들은 소녀시대의 멋진 춤과 세계를 재패한 싸이의 강남스타일보다도 새마을운동이 훨씬 더 절실했을 것이다.

캄보디아의 한 선교사는 자신있게 얘기하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나라로 인해 무기력하던 캄보디아의 젊은이들이 꿈을 갖게 되었노라고...!

캄보디아 방문 중에는 일정에 없던 농림부차관의 초청을 받기도 했다.

국립 농업대학 총장이기도 했던 그는 우리 일행과 동행한 영광군새마을사무국장을 대학으로 초청하여 대학에 새마을학과와 한국어 학과를 개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을 만큼 새마을운동은 잘사는 운동으로 동남아인들의 머리에 각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전라남도새마을지도자대회 영광에서 개최

4월 23일, 국가기념일인 새마을의 날을 맞아 3000여명의 전라남도새마을지도자들이 우리 군 영광스포티움에 모여 제3회 전라남도새마을지도자 한마음대회를 성대하게 펼친다.

새마을운동 창시자의 딸로써 21세기 더불어 잘사는 새마을운동을 제창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된 새마을운동이 우리 영광군을 시발로 긴 잠에서 깨어나 화려한 나래를 펼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방문하는 나라마다 새마을운동을 권장했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나 김용 세계은행총재를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미 세계인들의 뇌리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새마을운동을 앞세워 다시 한번 세계 속의 한국으로 우뚝 서자는 선언적 행사인 것이다.

문화를 통한 한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듯이 이제 새마을운동도 왜곡된 비판의 속박에서 벗어나 경제 한류를 이끌어 감으로써 세계인들의 잘살기 운동으로 자리매김하여 기아와 궁핍으로부터 세계인들을 해방시키는 글로벌 운동이 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뜻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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