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 삼성SDI 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공학박사

나는 영광군 대마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호기심과 장난끼 많았던 유년시절을 보냈다. 문성중학교로 전학을 와, 광주고를 졸업하고 해군을 제대한 후, 2011년 9월에 좀 더 큰 세상을 보고 큰 사람이 되라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일본이라는 나라에 가게 되었다.

일본 동경에 도착해서, 처음에는 산업화와 자본주의가 한국보다 고도로 발전한 도시의 풍경에 적지않게 놀랐다. 그러다 점차 생활이 익숙해져감에 따라,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점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엉뚱하게도 그 중에 하나가, 왜 일본은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일까였다. 어려서부터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았던 나에게,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노벨화학상을 배출한 일본이라는 나라, 그 자체가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이 곳 일본에서 화학을 배워보자는 것이었다.

2003년 동경이과대학/대학원에 공업화학과에 입학/진학하여 학사/학사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2013년 3월에 동경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생명공학을 전공하여 공학박사를 취득하게 되었다. 11년이라는 세월을 돌이켜보면, 참 어려운 시절도 많았다라고 회상해본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로 표현하듯이, 그 동안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차별과 무시도 있었다. 하지만, 나를 항상 믿어주시는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주위에서 많은 힘이 되어주신 지인들 덕분에, 힘들었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건강하고 무사하게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석사/박사과정때 일본원자력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추진하면서 특허를 출헌하기도 하고, 세계 초일류 연구소라고 불리는 미국의 IBM‐Almaden연구소에 인턴연구원으로서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본에서 화학을 배워보자는 한가지 목표를 갖고, 11년의 세월을 열심히 달려왔다. 결국, 동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날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정말 행복해서 눈물이 나왔다. 왜냐하면,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화학이라는 내가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세계를 만났고, 화학의 전문가인 공학박사라는 꿈을 이루어 냈기 때문이다.

나는 2013년 4월부터 삼성SDI중앙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학위를 받고 미국연수도 다녀 왔기 때문일까, 실제로 졸업 즈음엔 많은 곳에서 오퍼를 받았지만,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삼성SDI를 선택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전자의 이유는, 한국에 살고 계신 나의 부모님과 형제/친구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이제는 잘 알고 있다. 후자의 이유는, 에너지분야의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인류의 행복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빌려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영광의 재원들에게,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거기에서 행복을 찾고,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 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스테이지 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속에서 행복해하며, 나는 또 다른 꿈을 이루기위해 열심히 달려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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