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한국과 일본에서 망언 퍼레이드가 벌어지고 있다. 아베가 주도한 일본의 망언은 한국과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판과 견제를 받아 마땅하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종편 채널을 통해 퍼뜨린 5·18관련 망언도 반역사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망언은 단죄 받아 마땅하다

한반도 분단의 역사는 일본의 침략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청국과의 전쟁에서 이긴 여세를 몰아 조선을 병합한 군국주의 일본의 콧대는 하늘 높은 줄 몰랐다. ‘전쟁광이 된 그들의 야욕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뻗쳤다. 독일·이탈리아와 동맹을 맺고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고 독일·이탈리아와 함께 패망했다. 한반도 분단 68년 역사의 시작을 일제의 침략전쟁으로 보는 이유다.

패전국 일본과 독일의 전후 처리는 대조적이다. 독일은 진정으로 사과하고 잘못된 과거사에 대해 철저한 반성과 청산에 나섰다. 반면 일본은 과거사 정리를 흐지부지 했다.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망언의 효시는 소위 구보다 망언이다. 한일회담 수석대표였던 구보다가 5310한국이 보상을 요구한다면 한국에 남겨둔 일본 재산의 반환을 요구 하겠다고 한 망언이다. 그리고 60년 동안 수없이 많은 망언들을 쏟아냈다. 한국전쟁과 냉전체제, 급속한 경제 부흥은 과거사 정리에 흐지부지하고 망언을 쏟아내는 밑거름 역할을 했다.

아베 일당이 망언이 잇달고 있다. “침략의 정의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범의 후예인 아베의 침략전쟁 정당화다. “신사참배는 엘링턴 국립묘지 참배와 같다.” 전범과 전쟁영웅이 같다는 주장이다. 가히 망언 종결자라 할 만하다.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은 전쟁이 나면 여성을 성도구화 한다면서 위안부 필요론을 폈다. 니시무라 신고 의원은 지금도 한국인 위안부가 득실거린다며 거들었다. 아베 망언은 과거사를 옹호하는 총론 격이고, 하시모토와 니시무라의 망언은 위안부 문제라는 각론적 성격이다. 아베의 반역사적 총론은 일본 내에서 큰 호응을 얻었지만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 피해국들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하시모토 등의 위안부 관련 반인권적 각론은 미국 등 국제사회는 물론, 일본 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5·18과 관련한 국내의 망언도 반인권적이며 반역사적이라는 면에서 일본의 그것과 궤를 함께한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33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은 광주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망언이다. 가장 역사가 오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측에 의해 제기된 주장이어서 당혹스러웠다. 당시의 취재 기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켰던 학우 정상용군을 찾았다. 둘은 어처구니없는 망언으로 결론 내리고 조선·동아를 실컷 비난했다.

북한군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조선·동아가 퍼뜨린 망언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스스로 민족언론을 자부하고 국민적 공감대도 어느정도 형성된 두 신문이 의도적으로 망언을 퍼뜨렸다면 좌시할 수 없는 반역사적이며 반국가적인 범죄이기 때문이다. 채널ATV조선이 증인까지 내세워 북한군 개입설을 제기한 배경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정권에 아부해 이익을 얻고자 의도적으로 북한군 개입설을 제기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에 보훈처가 딴지를 건 사건을 정권의 5·18에 대한 거부감으로 읽고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기획했다는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없었다면 6월 항쟁도 없고, 직선제 개헌에 이어 지방자치에까지 이르는 민주화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도 민주화 되지 않은 나라, 국민으로 살고 있을지 모른다.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희생자들을 국가 유공자로 예우하는 이유다. 5·18을 폄하하는 망언을 주저없이 하는 언론은 이제 더 이상 주류 언론으로 존재해서는 안된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반국가 집단일 뿐이다. 나라 안 망언부터 단죄해야 일본 망언도 단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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