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정치인들이 대통령의 입만 보고 몰려다닌다. 그들에게 제공되는 특권이 아깝다. 이건희에게 맞고 안철수에게 쥐어 터지고도 정신 못 차린다. 정치인은 없고 정치 패거리만 보인다. 국정원 개혁 서둘러 끝내고 민생을 정치의 중심에 세워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치하는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뿐이다. 박 대통령 말고도 300명에 달하는 직업 정치인, 즉 국회의원들이 있지만 정치 행위를 하고 있는 국회의원은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 입만 보고 있다가 우르르 몰려다니는 집단으로 비친다. 내 눈과 귀가 못 보고 못 들어서인가. 헌법기관으로서 국가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책임이 있는 분들이 박 대통령의 입만 보고 몰려다니는 꼴이라니!

국가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책임이 있다는 말은 국정 운영에 책임을 쳐야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국정 운영의 책임이 대통령 한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국회의원 모두에게 있다는 말이다. 국정을 책임지는 중대하고도 큰일을 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직업이다. 같은 직업이라도 우리 서민들의 그것(직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이 아니다. 국민을 먹여 살기 위한 직업이다. 차원이 다르고 격이 다르다.

서민들이 직업을 소홀히 하면 먹고 살기 힘들다. 하지만 정치가 직업인 국회의원들이 직업을 소홀히 하면 국민 생활이 팍팍해지고 나라가 흔들린다. 국회의원들에게 지워진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들이 직업인으로서 보여주는 것은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뿐이다. 당리당략을 위한 싸움꾼으로서, 표결에서 머릿수 채우는 역할을 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제 모습은 없다. ‘제 역할도 못한다.

서민 대중들은 직장에서 사무실과 출장비 등을 제공 받는다. 물론 사용자의 치밀한 계산에 의해 제공 받는다. 뼈 빠지게 일하지 않으면 먹고살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정치가 직업인 국회의원들에게는 국민들은 알지도 못하는 특권들이 제동된다. 보좌관, 비서관, 여직원에 운전기사 등의 보좌를 받고 국민들은 함부로 드나들 수도 없는 최고급 사무실도 제공된다. 입법 활동에 필요한 경비도 남을 만큼 제공 받는다. 움직일 때마다 공짜와 특권이 주어진다.

정치잘하라고 주어지는 특권이다. 잘하면 아까울 턱이 없다. 못하면 안타까울 것이다. 잘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뭔가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하는 것이다. 요즘 정치인들, 제 앞만 챙기다가 박 대통령이 화두를 던져주면 우르르 몰린다. 그리고 싸운다. 여당과 야당이 아니라 대통령 편과 반대편으로다. 정치인은 없고 정치 패거리만 보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3라고 얻어맞고, 안철수에게 역사 발전을 저해하는 집단이라고 쥐어 터졌다. 그래도 창피한줄 모른다. ‘새 정치개혁이니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더 이상 한심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다. 이승만과 박정희, 3김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사의 중심에 있던 정치가 국정 운영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이명박이 정치를 국정운영의 중심에서 몰아내더니 박근혜 정권 들어서는 정치가 실종상태에 빠졌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국민적 합의로 도출하는 과정이다. 국민은 경제민생을 원한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와 민생은 창조경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말만 무성했다. 그리고는 인사와 윤창중에 이어 국정원과 NLL이 국정의 화두가 돼있다. 무능하고 힘없는 야당과 대통령의 말에 장단만 맞추는 여당이 어우러져 벌이는 한심한 작태다.

국정원 사태와 NLL 문제는 짧게, 빨리, 간명하게 처리돼야 한다. 그리고 경제와 민생을 정치의 중심에 세워야 한다. 답은 나와 있다. 도둑이 어떻게 도둑을 잡는가.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국정원장을 교체하는 개혁만이 유일한 길이다. 국회의원들은 직업 정치인으로서 밥값 하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대통령은 민주화의 완성에 기여하길 바란다. 아버지 박정희를 과()보다 공()이 돋보이는 인물로 승화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