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명/ 영광군태권도협회 전무이사

우리나라의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것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다. 1988년 서울 대회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을 보인 뒤 199494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세계태권도연맹이 2006년 총회에서 제정한 '태권도의 날(94)'은 이를 기념하는 것이다. 과거 세 차례 올림픽에서 색깔만 달랐을 뿐 출전 선수 모두 메달을 목에 걸어 태권도는 우리나라의 '효자종목'으로서 큰 몫을 해왔다.

9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이날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날이기도 하다.

19949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의 일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은 2006725일 베트남 호치민시 에콰토리얼 호텔 총회에서 94일을 태권도의 날로 정했다.

태권도인의 단결과 태권도의 위상 강화를 위해서다. 2011년 기준으로 200여 국가가 세계태권도연맹에 가입했다. 그 만큼 태권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라는 뜻일 것이다. 태권도의 날을 맞이해 국내에서부터 이벤트를 만들어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한다.

최근 몇 년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한국 태권도는 그다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국가별 경기력 평준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고 태권도는 더 이상 한국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젠 사라졌다고 여긴 태권도 경기장의 반한 정서. 아직도 이끼처럼 남아서 태권도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15일 멕시코 푸에블라의 태권도 경기장이 관중들의 야유로 가득 찼다. 첫날 열린 두 체급에서 한국 선수가 모두 결승에 진출하면서 관중들의 반한 감정이 고개를 들었다. 정당하게 점수를 얻어도 한국 선수에게 비난을 퍼붓는 상황까지 이어졌고 경기를 방해하는 비난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우위를 점하던 김소희(한국체대)에게 가해진 머리 공격이 비디오리플레이 결과 인정되지 않은 순간부터 김소희는 상대방 아나스타샤 뿐 아니라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과도 싸워야 했다.

이 여파는 다음 경기인 차태문의 결승전으로 번졌다. 차태문은 1회전부터 ~~~~’하는 함성 속에서 경기에 임해야 했다. 어렵게 역전을 거뒀지만 역시 돌아오는 것은 야유였다. 애써 태연한척 해보지만 기분이 좋았을 리 없다.

이날 김소희는 승리에만 집착해 변칙 공격만 퍼부어 대는 외국 선수들과 달리 뒤차기, 나래차기, 돌개차기 등 다양한 발차기로 득점하는 유일한 선수였다. 박수를 받아야 마땅했다.

우승을 하고도 관중들의 박수는커녕 우레 같은 비난 소리를 들어야 하는 어린 선수가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난감하다.

경기가 끝난 후 김소희는 정당하게 이겼는데 왜 야유를 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슬퍼하며 이번 대회 관중들처럼 국민들이 날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위스 로잔에 지사를 설립하고, 사무총장도 순수 외국인으로 임명했다.

태권도 공식언어에 포함됐던 한국어를 보조언어로 격하시켰고, 조 총재는 스스로 WTF 총재가 되면서 한국인을 포기했다 라고까지 발언 했다. 태권도가 한국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벗기 위한 노력이다.

태권도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썩은 고정관념으로 인고를 참아가며 얻어낸 선수들의 소중한 영혼이 상처받고 있다.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서 정당한 스포츠 정신까지 버려야 하는지 의문이다.

앞으로 태권도가 범세계적인 중심스포츠로 발전하고, 올림픽 정식종목으로서 올림픽 이념과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우리 태권도인들이 단합된 모습과 지혜를 모아 태권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다짐해본다.

태권도의 고장으로 불리는 스포츠메카 영광에서도 다음 달 7일부터 8일간 제36회 대학연맹회장기 태권도대회가 열린다. 우리 지역에서도 태권도의 바람이 불어 태권도의 날을 다시한 번 되새기는 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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