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순천 정원 박람회가 대박났다. 각종 신기록을 세웠다. 선거용 행사와 사업에 열을 올린 지자체와 단체장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조 충훈 시장은 순천의 미래 100년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순천 국제 정원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행사 총평은 대성공이다. 인구 28만 명의 작은 도시가 국제 행사를 주최 하겠다고 나서기도 쉽지 않다.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기는 더욱 어렵다. 1년 전 인접한 여수시가 치른 국제 해양박람회의 경우가 좋은 예다. 유치에서 집행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들이고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시설의 사후 관리가 여수시의 부담으로 남았을 뿐이다.

순천 정원박람회는 많은 신기록을 수립 했다. 420일 개막, 1020일 까지 186일간 이라는 대한민국 최장기 국제 행사로 기록 됐다. 식중독· 안전사고· 바가지요금· 잡상인 등 4()를 기록한 점도 대단하다. 65% 정도이던 입장객의 유료화도 90%로 끌어 올리는 신기록도 세웠다. 관객 만족도에서도 보통 이상86%에 달해 최고이었다는 평이다. 350억 원을 들여 164억 원의 흑자를 낸 것도 순천시로서는 대박이다.

1조 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 5천억 원의 부가가치, 8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었으니 대성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람회 이후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좋은 볼거리와 살아 있는 생태계가 있으니 입장료 수입으로 시설물의 유지 관리를 하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전원 박람회장이 순천시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니 이보다 더 큰 수확이 어디 있겠는가.

지자체들이 축제 등의 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대부분 먹고 놀자판이다. 잔치판을 벌여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행사장에 몰린 상인들은 재미를 볼지 몰라도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는 미지수다. 지자체들은 경제 유발효과를 홍보하지만 지역민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행사가 대부분이다. 예산 자립도가 전국 최하 수준인 지자체들조차 이같은 행사에 적잖은 예산을 투입 하고 있다. 예산을 들여 잔치판은 벌이지만 지자체의 수입은 없거나 적자다.

순천시의 박람회 성공을 계기로 전국의 지자체들이 벌이는 행사에 대해 다시 검토하기를 권한다. 복지 예산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면서 한 푼도 건질 수 없거나 적자인 행사를 구태여 해야 하는가. 행사가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행사인가.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행사인가. 경제 유발 효과는 있는가. 선수와 임원, 가족들이 숙식을 하는 체육 행사 외에는 지역에 실제적 경제효과가 있는 행사는 거의 없다. 민간 주도 행사로 돌려야 한다.

먹고 놀자판의 지역 행사에 대해서는 단체장이 예산을 들여 선심성 행사를 벌이는 선거용 이라는 인식이 만만찮다. 지방자치 시행 이전에 비해 지자들의 축제가 현저히 늘어난 것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지자체의 수익성 사업도 마차가지다. 다음 선거 홍보용 실적을 쌓기 위해 큰 사업을 벌였지만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오직 당선만을 위한 단체장들의 오만이 지자체에 부담만 남기는 경우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광군 법성 앞바다 매립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수백억 원을 들여 벌인 사업이 영광군에 두고두고 부담만 안기게 됐다는 생각이다. 조성된 부지가 팔리지 않아 군이 공사비를 갚느라 허덕인다. 자연을 거스른 결과 개흙이 쌓여 배가 다닐 수 없다.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준설 하려면 또 큰돈이 든다. 아름답던 법성 포구는 사라지고 없던 파리가 생겼다. 영광군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정원 박람회의 폐막을 순천의 미래 100년의 역사를 시작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가 본 사람이 또 가고 싶어지는 곳, 힐링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전국 지자체가 순천시를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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