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세계 3대 경제 강국인 미··일이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 시키고 있다. 샌드위치 신세다. 조선 말기와 같은 정세다.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다. 정치 공백 상태를 초래한 국정운영 스타일의 변화가 절실하다. 언론과 국민도 깨어 있어야 한다

국민총생산(GDP) 세계 1·2·3위인 미국과 중국, 일본이 동북아시아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집단자위권 강화를 선언한 일본은 중국과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다투고 있다.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확대를 선포 했다. 양국은 무력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사이에 낀 한국은 미·중 사이에 끼여 어정쩡한 상태다. 게다가 일본과는 독도 문제로 외교 단절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악의 상태다.

북한과의 대치 상태만 해도 버거운 GDP 15위 한국으로서는 1·2·3위 열강(列强)의 힘이 충돌하는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신세다. 이런 판에 믿었던 미국은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인정 했다. 한국 보다 일본이 미국의 국익에 보탬이 된다는 의사표시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선포에도 일본과 공조하고 있다. 중국은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서 제외해 달라는 우리 요구를 한마디로 거절했다. 미국이나 중국에 대해 섭섭하지만 항의 한마디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 문제 등 내치(內治)에서는 점수를 까먹었지만 외교에서 성공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들 했다. 미국과 중국을 방문,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관계의 진전을 이루었다고 했다. 헌데 아니다. 중국은 물론 미국과도 관계의 진전은 커녕 푸대접을 넘어 무시를 당하고 있지 않은가. 북한,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모두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성공으로 포장된 우리 외교의 현실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했다. 사람도 속이 건강해야 겉모습도 건강하고 아름답다. 국내 정치는 개판정도가 아니라 정치 자체가 실종된 상태다. 300명의 의원이 있는 국회는 해산 하는 것이 낫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회 무용론이 나와도 발끈하는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 비리도, 낙하산도, 불통과 갈등도 여전하다. (국정운영)이 이런데 겉(외교)이 아름다울 수가 있겠는가.

대한민국의 현실은 열강에 의해 망해가는 조선 말기와 비교 된다. 국운의 쇠락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이 억지만 부린다고 일방통행을 강행하는 여당. 이런 여당에 대해 속수무책인 야당. 여야가 오랜만에 마련한 협상을 하고 있는 사이 여당 단독으로 임명동의안을 통과 시킨 감사원장 등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하는 청와대의 독주(獨走). 정치인은 있으나 정치는 없다. 이러한 비민주적 현상을 타파하고 민주주의 정치를 복원함으로써 국운의 쇠락을 막아야 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회의 정상 운영에 합의 했다는 소식은 반갑다. 합의 내용은 국정원 특위설치, 특검 계속 논의, 민생 법안 심의다. 하지만 새누당과 민주당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가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 걱정이다. 지난 1년 동안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어거지만 부리는 집단으로 매도 했다. 갑자기 협상을 제의하고 합의까지 했다. 태도를 바꾼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예산안을 통과 시키려면 민주당을 달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 밖에 안 나온다. 예산안만 통과 시킨 후 민주당의 요구는 다시 억지라며 무시해버리면 그만이라는 꼼수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정쟁으로 세월을 보내다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해 멸망한 역사가 반복 되어서는 안된다. 권력에 취해 역사를 후퇴 시키지 않아야 한다. 60년간 국민의 피땀으로 이룬 조국의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멸망하는 조선의 그림자를 대한민국에서 떨쳐내려면 청와대와 새누리당부터 국정운영의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화해와 소통, 양보와 협상이 있는 민주주의 정치로. 굴욕적 외교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국민과 언론도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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