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 영광세무회계사무소 세무사

모두의 희망을 담고 저멀리서 해가 나타났다. 늘 변함없이 떠올랐지만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그 관심에 보답하듯 둥근 해는 유난히 강한 에너지를 우리 모두에게 전달해 준다.

드디어 2014년 한해가 시작되었다. 청마의 해라고 하여 활기가 넘쳐나는 한해가 될 것임이 명백히 예고되었다. 가정을 부양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정된 소득을, 취직을 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장을 얻는 기쁨을, 혼기가 찬 사람들에게는 배우자를, 수험생들에게는 합격의 영광을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도전에 대한 결실을 얻게 해줄 강인한 말의 기운이 와닿을 것이다.

한해의 시작은 조용하여 경건해도 좋지만 시끌벅적해도 좋다. 후회없이 앞으로 전진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모두들 한해의 목표를 세우고 다듬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어떻게 하면 한해를 멋지게 살아볼 것인지 행복한 꿈을 그려본다. 지난 수년간 실패한 식사량 조절과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는 스트레스 증대효과만 있었고, 현재상태로도 숨쉬고 생활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일단 제외. 약속을 잡을 때와 부탁을 받을 때의 신중한 판단과 응대에는 별표 세개 추가. 분노조절에는 별표 무한대 추가. 예전에 세웠던 일부 목표를 제외해도 뭐가 그리 하고 싶은 것이 많은지 잘쓰지도 못하는 글씨가 벌써 노트 한 페이지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식사한지 얼마 않되었는데 배가 고픈걸 보니 다이어트를 목표에서 제외한 것은 탁월한 목표설정과 용기있는 선택이었음에 스스로가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목표를 설정하다보니 어제, 그제, 그리고 수일전, 수개월전, 수년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 왔는지가 지금의 나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것에,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내 모습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에 마음가짐을 더욱 신중하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에 더하여 작년 한해 마침표를 찍어야만 했는데 찍지 못한 일들을 잘 마무리 하는 터닦음이 지금 목표를 세우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무의식 속에 완결되지 않은 일들이 내마음을 자꾸 흔들기 전에 말이다.

또 문득, 내가 세우고 있는 목표들이 나를 위한 것인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잘 살기위해 나답기를 포기하고 내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남을 위해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를 너무 남에게만 맞추기 위한 목표인 것이 아닌지 말이다. 결국, 남을 위한 것이 나를 위한 것인것 같기도 하고, 남에게 맞추며 사는 것이 별로 고민없고 행복했던 상황이 많았던 점을 생각해 보면 잘 살아왔던 것 같기도 한데 참 아리송하여 2014년을 두고 고민해봐야 할 숙제로 남긴다.

2014년은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을 사람에게 신세를 지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전한 것들이 마음의 빚으로 남았던 것처럼 올해에는 그 고맙다는 말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정확히 잡아 부채를 남기지 않는 한해가 되고 싶다.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해보니 나는 욕심쟁이인가 싶다. 좋게 표현하면 꿈 많은 사람 정도(?). 아무튼 새해를 맞이하며 좋은 꿈과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지혜와 기회를 주신분들과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의지와 용기를 북돋아준 사람들에게 지면을 빌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해의 시작과 함께 세웠던 목표를 벗삼아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보낸 2014년이 생애최고의 해가 되기를, 그리고 다가올 생애최고의 날들에 대한 탄탄한 기초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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