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 영광세무회계사무소 세무사

생신 축하합니다. 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남편의, 사랑하는 형님의, 사랑하는 시숙님의, 사랑하는 아버님의, 사랑하는 큰아버지의 생신 축하합니다.” 생신축하 노래와 함께 식탁을 둘러싼 우리 가족들의 입에서 나온 아버지의 직함들이다. 식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우리 가족들은 생신을 맞이한 직함 많은(?) 아버지에게 존경과 감사함의 마음을 담아 축하인사를 전하며 무엇보다 건강하기를 주문한다.

희생, 든든함, 도전, 치열함, 강함, 열정, 부드러움, 따뜻함, 눈물, 배려, 예절. 아버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단어들을 급하게 적어 본다. 좋은 의미의 단어들만 있는 걸로 봐서는 아버지는 나로하여금 본받을만한 삶을 지금껏 살아오셨구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 잠재의식 속에 아버지는 어떻게 이런 단어들로 기억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희생. 남들이 봤을 때 아버지가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정작 아버지에게는 희생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들은 뭣하러 저 고생을 하는거지’, ‘이제 여유를 갖고 휴식도 취할 때가 되셨는데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아버지에게는 고되더라도 자식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그저 기쁨일 뿐이다. 자식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시면서 에너지는 고갈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축적되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는 것이 희생이라지만 아버지는 남들이 말하는 희생이 그저 행복이다.

든든함. 아버지의 존재는 자식들에게 든든함 그 자체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아버지다. 실패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하여 다그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사람. 성공하더라도 들뜨지 않고 그것을 발판삼아 다른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주는 사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결책과 지혜를 제시해 줄 사람. 타인에게서 받은 상처를 언제든 들어주고 치유해줄 사람,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더라도 사랑하는 자식들을 꿋꿋하게 그 자리에서 지켜줄 든든한 사람이 바로 아버지다.

도전. 두발자전거를 탄 아이의 뒤에서 아버지가 자전거를 잡아주다가 마침내 아이가 혼자 탈 수 있을 때 아버지는 손을 자전거에서 뗀다. 아버지는 그렇다. 자식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가질 수 있는 막연한 두려움을 같이 헤쳐나가며 첫발을 디딜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 가장 큰 힘이다. 이미 겪은 도전에 대한 당신의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자식들이 허황되지 않은 현실적이고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 바로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강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따뜻함의 이미지로 남는다. 우리사회는 아버지에게 강함을 요구한다. 남자이기 때문에 강함을 더욱 강요받는다. 하지만 자식을 대하는 아버지는 강함과 동시에 부드러움, 따뜻함 그 자체이다. , 아버지도 눈물을 흘린다. 단순히 슬퍼서,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것만은 아니다. 자식에 대한 애뜻함이 결국 눈물로 쏟아져 나온다. 자식이 마음 아파하면 아버지는 더 아프다. 자식이 힘들면 아버지는 더 힘들다. 자식이 행복하면 아버지는 더 행복하고 자식이 기쁘면 아버지는 더 기쁘다. 그래서 눈물이 난다. 아버지의 눈물은 자식에 대한 사랑의 결정체이다.

자식들은 크면 클수록 아버지가 가장 힘이 센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 아버지가 가장 키가 큰 사람도 아니라는 것 역시 알게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자식들은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의 삶을 존경한다. 아버지가 계시던 계시지 않던 아버지의 자리는 굳건하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하고 자식들의 마음속에 남아 아버지같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이끈다. 우리 자식들은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싶고 더 나아가 우리 자식들에게 굳건하고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리를 되물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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