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여객선 세월호 참사는 인재(人災). 안보 차원의 대응 했어야

생때 같은 자식들을 잃었다. 전 국민이 슬픔에 젖어있다. 분노에 찬 탄식이 나라 안에 가득하다. 진도 관매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사고 때문이다. 발생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헬리콥터 2대와 10여척의 선박들이 구조에 나섰다고 했다. 큰 인명 피해 없이 구조가 가능하다는 발표에 안도했다. 한편으로는 왜 헬기 2대와 10여척의 배만 투입 됐는지 이해가 안됐다. 그 정도로 충분하면 오죽 좋겠나 하면서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 대응이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승선 인원 475명 가운데 179명만이 구조됐다. 사망·실종자가 훨씬 많다. 천안함에 갇힌 우리 병사들 모두 참변을 당했다. 여객선 침몰과 함께 실종된 분들은 대부분 여객선에 갇혔다. 오락가락 하는 당국의 발표로 미루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역시 헬기 2대와 10여척의 배는 턱없이 부족했다. 초기 대응 잘못으로 희생자가 엄청나게 늘었다.

분노가 치민다.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나라인가. 인명을 경시해도 유분수지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수학 여행길에 참변을 당한 학생들을 생각하면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이 나라에는 해양 경찰도, 해군도, 해양수산부도 없는가. 장관도 대통령도 없는가. 엄청난 인원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누구 하나 사고를 제대로 파악하고 최선의 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객선이 가라앉은 뒤에야 10여대의 헬기와 70여척의 선박, 구조 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됐다. 하기만 너무 늦었다.

늦게 잡고 되게 친다는 말이 있다. 정작 필요할 때는 아무것도 않다가 뒤늦게 부산을 떠는 무능과 무지를 꾸짖는 말이다. 이번 참사의 경우에 딱이다. 10개 반의 고교생이 타고 있었다. 교육 관계 당국은 물론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 나서 구조를 독려 했어야 맞다. 생때같은 목숨들이 위협 받는 그 시각에 대통령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가. 대형 참사로 상황이 종료된 뒤에야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해야라고 했다.

지도자의 능력이 있고 없음은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으로 가늠할 수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는 것이 안전보장, 줄여서 안보다. ‘안보를 정치에 써먹는사람들이 이 나라에는 수없이 많다. 5백 명 가까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을 때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즉각 모든 선박과 헬기를 급파하라고 호통 친 벼슬아치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야 한다고 서두른 관리도 없었다.

북한 측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만이 안보는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안보다. 여객선 세월호 참사는 안보 차원의 대응을 했어야 옳다.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어야 했다. 이 나라의 관료와 정치인들에게 안보위기관리는 입으로만 떠드는 것인가. 귀찮고 골치 아프니까 서로 미루는 것인가. 하긴 당 대표가 보온병을 들고 포탄 탄피라며 인증샷을 찍은 정권이다. 기대한 국민이 바보다.

목민심서는 보살핌의 정치와 그 실천 방안을 담았다. 관리와 정치인의 필독서다. 아랫 사람과 백성을 보살피는 정치를 하라는 주문이다. 왕조 시대에 민주주의를 주창한 다산의 혜안이 돋보인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교과서. 과연 우리 관리나 정치인들은 보살핌의 정치를 하고 있는가. 의문이다. 관료와 정치인에게는 명예와 권력이 주어진다. 백성을 잘 보살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이 나라의 관리와 정치인 여러분 세월호 참사는 여러분이 키운 인재(人災)입니다. 책임지쇼. 반성하쇼. 물러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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