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관료사회가 관피아로 불린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지 않으려면 나라를 개조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단다. 언론은 그것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라고 표현 하고 있다. 국민들도 사과라고 받아들일까. 나는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 다잡으며 하는 말씀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본다. 이 나라 주류 언론들은 정부 체면이 말이 아니니 잘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것저것 주문한 것을 대국민 사과라고 포장했다. 우리 대통령은 참 편하겠다. 언론이 알아서 기어주니 말이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국무회의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을 인정, 반성하고 문책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담아 성명을 발표하는 형식을 갖춰야 진정한 대국민 사과다.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한 것은 대통령의 자기반성일 뿐이다. 국무회의로 보기도 어렵다. 말이 국무회의지 담임선생님이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을 나무라고, 입이 열이라도 할 말이 없는 학생들은 선생님 말씀을 열심히 받아쓰는 모습에 다름 아니다.

박 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을 통해 정부 요인들을 다잡는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대통령의 주문을 열심히 받아쓰는 모습도 자주 보았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대통령의 준엄한 꾸짖음과 주문은 전혀 국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시늉만 했을 뿐이다. ‘세월호 참사가 그 증거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안전을 중시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다. 그러나 현실은 바꾸나 마나로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로 관료 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국민과 정부 조직은 그들, 관료들을 위해 존재했을 뿐이다. 그들끼리 똘똘 뭉쳐 잘 먹고 잘 살았다. 그들에게는 국민의 슬픔도 영달을 위한 수단과 기회로 삼았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보살피는 목민관의 모습은 누구에게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하는 만 하며 기념사진이나 찍었다. 벼슬에 맞는 일처리 능력은 없었다. 오히려 수습에 방해만 되는 존재들이었다.

이 정도면 엘리트집단이 아니다. 국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탐관오리들이다. 그들이 지닌 힘과 조직을 보면 폭력 조직과 다르지 않다. 언론은 그들을 폭력 조직의 대명사인 마피아로 표현하고 있다. 금융 관련 부처는 금피아’, 산자부 쪽은 산피아’, 해수부는 해피아라 칭했다. 그렇지 않은 부처가 없자 관료 사회 전체를 통틀어 관피아라 칭한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것만 봐도 그들은 정말이지 잘도 해 잡쉈다.

대통령도 언론도 일제히 관료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개조를 외쳤다. 과연 관피아를 목민관 조직으로 개조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아니,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관료 사회의 개조를 관료 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xxx를 해야할 것이라는 주문 형 화법 자체가 그들 스스로 개조하라는 요구다. 국정원에 대해 셀프개혁을 주문하는 식이다. ‘셀프개혁을 주문 받은 국정원이 개혁 했는가. 아니다. 증거 조작 질이나 했을 뿐이다. 스스로 개조하라는 주문은 나무에서 고기를 찾는 것(緣木求魚)과 같다.

국가 개조를 하지 않으면 국민이 안전하지 못한 나라임이 입증됐다. 국가개조론이 힘을 받는 이유다. 나라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퇴직 후까지 잘 먹고 잘 사는 관료사회의 개조가 우선돼야 한다. 시험 한 번 잘 치르면 관피아에 편입, 평생 목에 힘주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의 개조다. 그들에게 개조를 요구하는 것은 개조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강압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중국의 하방(下方)운동에서 관피아의 개조 방안을 배우면 어떨까. 관료들을 농촌과 공장에 보내 노동에 종사케 해 정신노동자와 육체노동자의 벽을 허무는 방식이다. 어쭙잖은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우리 아이들을 더 이상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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