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 여민동락 공동체 대표살림꾼

-‘군민이 곧 군수인 시대의 서막을 위해-

축하드립니다. 애쓰셨습니다.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터에, 이렇게 지면으로 인사를 드리게 돼 송구합니다. 당선자의 쾌거가 모쪼록 군민 모두의 평화로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선거결과, 그 뜻은 분명합니다. 다르고 새로운 고장을 만들어 달라는 평민들의 통렬한 명령이자 절박한 갈망입니다.

군민의 바람대로, 부디 사적 이익을 채우는 자영업 정치가 아닌, 정치와 행정이 주민의 살림과 성숙, 마을의 안전과 영광사람들의 품격을 높이는 마중물로 제자리를 찾게 해야 합니다. 지탄받는 정치와 불신받는 행정을 온전히 공공성을 확장하는 지렛대로 바로 세워, 그 근본과 가치에 충실하게 해야 합니다.

선거야 늘 우여곡절 끝에 희비가 엇갈립니다. 낙선자와 그 낙선자를 선택한 민심부터 두루 잘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선거 때는 때로 볼썽사나우리만큼 지독하게 경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다시 모두가 군민입니다. 그래서 단 한 명의 군민도 소외시키지 않는 군정이어야 합니다.

지지자들의 염원에 민감하되, 지지하지 않은 이들의 먹먹한 가슴과 손길도 살피는 어진 어른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영광군에서 일찍이 반복해 온 점령과 접수의 대결정치, 배제와 소외의 증오정치는 후진적입니다. 인구 6만도 채 안 되는 변방의 작은 시골에서, 뜻을 모아 합심해도 품위를 지키며 존엄하게 살기가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쌈박질 정치가, 따사로운 이웃간에 정감 나눠가며 고요한 평정을 누리고 사는 소박한 평민들을 오히려 심란하게 만들곤 합니다. 그래서입니다.

정의롭고 실력있는 사람을 네편 내편 가르지 말고 삼고초려 등용하고, 필요하면 밖에서라도 모셔서 통합과 연합의 협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래야 선거의 생채기로 파삭파삭 갈라져버린 민심을 아우를 수 있고, 원칙과 정도의 소통리더십이 빛나게 됩니다. 나아가 끊임없이 아래로 깊이 들어가 현장에서 해답을 찾는 경청 행정의 모범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머리 잘 쓰는 몇몇 사람이 결정하고 통보하는 관치는 안 됩니다. 평범한 주민들에게 여쭙고 의논해야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경청과 소통의 토대 위에서, 지금 시급하게 공약사항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재설계 하셔야 합니다. 얼른 봐도 졸속 공약이 눈에 띕니다. 전체적으로 공약이 빈곤한 것도 흠입니다. 선거캠프와 측근의 범주를 뛰어넘는 민간과 행정의 전문가들로 전략팀을 구성해서 당선자의 의지가 담긴 지역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공직자와 지역주민들이 폭넓게 공유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형태의 주민조직화와 타운미팅의 활성화, 민간단체의 사회적 역할강화, 창조와 혁신적 플랫폼 구축과 외부 전문가의 과감한 활용이 요구됩니다. 보다 절실한 것은 공무원들의 문제해결 능력 강화와 이를 위한 창의적 학습조직의 구축입니다. 지역역량 강화는 공무원의 정책역량과 소명의식에 비례한 법입니다.

공무원이 춤추면서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문화의 변화와 함께, 공무원이 긴장해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부여 제도를 만드는 일이 지자체 발전의 핵심동력입니다. 그것이 곧 지방자치 시대의 본령, ‘자치다운 자치의 출발입니다.

여러 곳에서 들어본 바, 당선자께서는 마음씨가 좋고 두루 편안한 관계를 맺는 후덕한 분이라는 평판이 자자합니다. 그 장점을 살려주십시오. 해맑은 아이부터 백발의 어르신까지 군민 누구라도 가깝게 다가서서 악수하고 포옹하고 허리 숙여 인사 나눌 수 있는 이웃이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격의없이 대화하고 토론하는 모든 군민의 친구, 그런 탈권위의 첫 군수가 되셨으면 합니다.

하실 일이 참 많습니다. 탈핵를 위한 중장기적 혜안 마련부터, 농업을 키우고 농촌을 살려 농촌공동체를 부흥시키는 일까지 하나같이 간단치 않습니다. 그때마다 전문가들과 숙의하고 주민들에게 여쭤가며 차분하고 내실있게 실타래를 풀어갔으면 합니다. 군민이 군수입니다. 민관협치가 대안입니다.

존경받는 군수가 되기 위해 운명을 거시리라 믿습니다. 이권과 청탁과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착한 군수가 되기 위해 맹세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하면 마침내 4년 뒤에는 너나없이 군민이 곧 군수인 시대의 서막을 열어나간 탁월한 목민관, 영광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간 청렴강직한 수장으로 기록되실 것입니다. 좋은 군수가 돼 주십시오. 모쪼록 건강 지키시며 분투하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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