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권/ 영광군농민회장

정부는 끝내 협상도 하지 않고, 국민과 협의도 없이, 국회의 질타도 거부하고 쌀 관세화 선언을 했다.

5천년 역사를 이어오며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은 지난 18일이 억장이 무너지고 눈물이 쏟아지는 날이다.

2014718일은 정부가 농민을 버리는 날이고 식량주권마저 강대국의 손아귀에 바치는 치욕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농민들은 비록 못살아도 제 자식 입에 밥 먹여주는 흐뭇함으로 살아왔다.

농민들은 국가로부터 사람대접 못 받아도 식량을 생산해서 국민들 먹여 살리는 보람으로 살아왔다.

이것이 농심이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어머니같은 농민의 절규를 외면하고 농민의 마지막 희망인 쌀을 포기했다.

박근혜정부는 쌀 관세화가 추가 수입을 막을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쌀 관세화는 전면개방의 시작점이다.

처음에는 높은 관세로 인해 수입쌀 진입을 막아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관세감축과 철폐의 압력을 벗어 날 수 없다.

정부는 이 엄연한 현실을 세치 혀로 숨기려한다.

당장의 어려움만 모면하면 뒷일이 어떻게 되든 관료와 정치인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WTO에 정부안을 제출하는 9월 이전에 우리 협상 전술을 밝힐 이유가 하나도 없다.

협상도 하기 전에 관세화 선언한다는 것은 맹수 앞에 맨몸으로 던져진 꼴이다.

그런데도 기습작전 하듯 쌀 전면개방을 선언하는 것은 17일 이동필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한 것처럼 국민의 분노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다.

정부는 국제적 쌀 협상을 포기하고 오히려 자국의 농민들과의 싸움을 선택한 것이다.

바른 소리 쓴 소리하는 농민은 고립하고 순종하는 농민을 앞세워 농민들끼리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악날한 공작도 서슴치 않고 있다.

농림부장관은 하루 전인 17일에서야 각 농민단체에 공문을 보내 1811시 여의도 식당으로 모이도록 요청했다.

농민단체장들을 농림부 하수인으로 여기지 않는 한 하루 전에 소집을 요청할 수 없는 것이고 쌀 전면개방 선언 후 3시간 지나 모임을 갖는 다는 것은 18일 관세화 선언이 정당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말한다.

18일 박근혜정부의 쌀 전면개방 선언은 세월호 참사와 인사 참사에 이은 식량참사로 규정될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기습적 관세화 선언은 국민과 불통을 선언하고 독재를 선포하는 것이다.

선진국 치고 농업강국 아닌 나라가 있는가?

농업을 천대시하고, 농민을 천대시하고 잘 되는 나라를 보지 못했다.

쌀 관세화로 농업과 농민을 포기한 박근혜정권 또한 역사속에서 식량주권을

팔아먹은 정권으로 기록 될 것이다.

영광군의 농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쌀 관세화 선언을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의 힘을 모아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다할 것이다.

정부는 쌀농업 포기를 선언했지만 우리는 쌀을 지키고 식량주권을 지켜내기위해 총력을 다해 투쟁 할 것을 다짐한다.

자식같이 키운 나락을 갈아엎는 것은 죽은 자식을 가슴에 묻는 아픔과 같다.

이런 아픔을 쌀 개방을 막고자 하는 투쟁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자식같은 나락을 갈아엎는 23! 오늘부터 쌀 전면개방 반대투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농촌 곳곳에서 저항의 깃발이 오르고 8,9월에는 대규모 농민투쟁으로 번져 나갈 것이며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더 이상 물러 설 수 없는 농민들이 120년 전 동학농민혁명군의 모습으로 되살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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