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영광문화원장

장마가 예고기간을 지났다. 하도나 점잔하게 지나간 장마라나서 누구하나 지리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우리들을 성가시게, 아니 가슴 설레게 하는 계절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옛날 같으면 바캉스니 휴가니 하며 시클벅적 하지만 요즘은 살기가 나아진 까닭으로 사시사철 바캉스와 휴가로 여유만만하게 지내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름 더위는 피해서 더더욱 즐겁고 아름답게 지내보려고들 애쓰는 모습이 뚜렷하다고들 합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좀 더 걱정이 적어집니다마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눈을 피해 또래들끼리 가까운 저수지라도 찾아가서 더위를 잊으려 수영하거나 목욕을 하는 일들이 빈번해지니 자연히 거기에 따른 걱정거리 또한 우리 어른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 타이르고 지도하고 심하게는 감시한다 해도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몰래 잘도 빠져나갑니다. 어른들 없이 저희들끼리만 가는 저수지며 방죽이며 또는 바다로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깊고 얕고가 문제가 아니라 작은 웅덩이까지도 방심하면 사고의 현장이 되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좀더 깊고 넓고 큰 곳으로 안간다는 것만 내세우고 잘도 피해갑니다. 어른들게 들키지도 않고 잘 다녀오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모처럼 단 한번 몰래 빠져나갔던 일이 화가 되어 가정의 행복을 깨트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반짝 더워지니 그날 밤 9시 뉴스에서는 초등학생 2명이 마을 앞 둔벙에서 익사했다는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설마, 내 아들이 죽을라디야 하는 모두가 설마의 심정으로 무관심이 되면 정말 내자식이 그런일을 당할수도 있으니 이 여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필자가 다니는 길목의 저수지나 하천에도 주의를 요하는 홍보 현수막이 붙어있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그런것쯤은 모두가 다 설마로 지나갈 뿐입니다.

현수막은 안중에도 없고 파랗게 출렁거리는 호수속의 물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대책없이 홀랑 벗고 뛰어들어 수영한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대책없이 몰래 저지른 일이기에 당하는 불안과 무서움으로 허겁지겁 뛰어들어 구한답시고 저지른 일들이 제2의 사고를 가져오는 경우는 정말 허다합니다.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소식듣고 단숨으로 달려오신 어머니는 물속으로 무조건 뛰어들었다가 가족 모두가 연쇄사고를 당했던 일들은 연중 행사로 보도되었지만 올여름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아들을 구해낸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달려오신 어머니가 어떻게도 차분하시던지 그 차분함이 자식을 살렸답니다. 현장에 도착하여 함께한 아이들에게 자초지종을 잘 물어서 대책을 세우고 119를 불러 구사일생으로 아들을 구해냈는데 먼저 달려온 어머니 아이고, 아이고만 연발하면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결국은 아들과 함께 저세상으로 갔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지고 있는데 알고본 즉 아들과 함께 저세상으로도 간 어머니는 생모였는데 느긋하게 대처해서 아들까지 구해낸 어머니는 계모였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요즘말로는 새엄마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새엄마가 아들을 살려낸 일화는 그래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어떤 대학 교수님께서는 이런 경우를 계모정신, 새엄마 정신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결국은 친아들이 아니라 느긋하게 대처했던 정신이 아들을 살려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위급할수록 느긋하게 대처해야한다는 계모정신을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만한 자작 동시 한편 권해드리면서 올 여름의 건강과 무사고의 가정이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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