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민주주의의 요체는 협상과 조정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대한민국의 역사 발전을 위해 많은 조정중재 전문가들이 절실히 요구된다

1948815. 헌법이 제정 되고 정부가 수립 됐다. 대한민국 역사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67. 역사는 수많은 분수령을 넘었다. 6·25 전쟁(50), 4·19 혁명(60), 5·16 쿠데타(61), 10·26 박정희 사망(79), 5·18 광주민주화운동(80), 전두환의 정권 찬탈(81. 5 공화국), 6·29 선언(87, 노태우 직선제 개헌). 독재 정권 몰락과 민주화 과정의 역사다. 협상이나 조정은 없었다. 피를 동반한 투쟁과 폭력으로 얼룩졌다.

민주주의공화국에서 독재정권이 판을 쳤다. 그리고 민주화’ 20년이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협상과 조정이다. 유감스럽게도 협상과 조정의 역사는 기억에 없다. 오늘도 20년 저 쪽에 그랬듯 오직 에 의한 역사가 쓰이고 있다. 야당은 단식투쟁과 시위, 여당은 일방통행만 외친다. 제 주장만 있다. 배려도 없다. 협상과 조정은 없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정치다. 민주주의 국가를 끌어갈 역량 부족이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는 2014416일을 또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역사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반성이며 각오다. 국가를 개조해야 한다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웬걸. 명색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벌이는 작태는 예전에 못지않다. 유족의 눈물을 닦아 주기는커녕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 어느 세월에 진상 조사를 마치고 배상이 마무리 될지 앞이 안 보인다.

협상과 조정에 서투른 정치인들에게 맡겨서는 끝이 안 보인다. 2주 전 본란을 통해 대통령이 나서 해결점을 찾아달라고 당부 했다. 대통령께서는 교묘한 논리로 회피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야당에 대한 압박도 여전하다. 여당 주장에 힘만 실어주고 있다. 대통령이 여야 간 협상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야당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데 동조하고 있으니 어떻게 협상 하겠는가.

대통령은 정치의 정점에 위하는 존재다. 정치권에서 풀지 못하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가, 나라가 원활하게 돌아간다. 여당 주장에 힘을 실어주며 야당을 압박하는 것은 대통령의 길이 아니다. 막힌 곳을 뚫어주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능력 있는 대통령이다. 고집은 능력이 아니다. 무능이다. 야당과의 소통은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으로서 의무라 할 수 있다. 야당과의 불통도 무능이다. 130명과도 소통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5천만 국민과 소통하겠는가.

선진국에서는 소송보다 조정과 중재가 대세다. 법정 공방으로 인한 관계 악화도 막을 수 있고 시간과 돈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이팩(IIPAC)조정중재센터 김철호 회장의 말이다. 김 회장은 국내에도 분쟁을 현명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경험과 식견을 갖춘 전문가 집단을 양성하겠다고 나섰다. 다음달 3일 서울대에 최초로 개성되는 글로벌조정중재전문가 과정이다.정운찬 전 총리를 비롯, 공무원·변호사·변리사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사람들이 수강 등록을 했다.(중앙일보 825일자 인용)

옳고 그름보다 협상을 통해 화해를 이끌어 내는 전문가들을 양성한다니 반갑다. 날로 늘어나는 법정공방을 줄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협상을 모르는 정치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협상을 통한 조정과 중재가 가장 필요한 분야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에게 조정중재전문가 과정 수강을 권한다. 자치단체도 선거로 인해 갈등이 고착화 돼버렸다. 갈등이 심각하다.

전남대 등 지방 대학에도 조정중재 전문가 과정이 개설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화해와 소통으로 갈등 없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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