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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농을 살리는 것이 영광 농촌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다.
김상훈/ 전 사)한농연 영광군 연합회장
2014년 09월 05일 (금) 12:52:38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가족농의 정의

우리나라에서 농업을 업으로 살아가는 농가 대부분은 중소농이면서 가족농이다. 중소농은 경영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농가를 말한다. 우리나라 농가 호당 경지면적은 2012년 현재 1.5ha이다. 경지규모가 2ha 미만인 중소농은 97만호로서 전체 농가 115만호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1ha 미만의 소농은 65%나 된다. 이런 가족농은 원칙적으로 가족노동력을 이용하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를 가지고 농업경영을 한다. 그래서 경영과 관련된 결정을 대부분 스스로 하며 그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모두 가족농이 지게 된다. 기업농과 정반대의 개념이다. 가족농과 경영규모는 서로 관계성이 적다. 농업의 기계화와 자동화가 발달된 경우에는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고, 유기농업의 채소나 과일처럼 노동력이 많이 드는 경우에는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의 가족농

1인당 경지면적이 우리나라보다 60배 정도나 되는 미국도 농업의 중심세력으로서 가족농을 유지, 육성해야 할 대상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 농무성은 가족농이란 경영주가 가족의 협력으로 농작업의 대부분을 수행하며, 농업수입만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농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가족농주의는 일찍이 국부로 불리는 토마스제퍼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하였고 미국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마스제퍼슨은 정치적 민주주의와 가족농 중심의 농본주의를 주창하였다. 그래서 농업계에서는 토머스제퍼슨을 농민의 신성한 권리수호에 노력을 다한 확고한 정열적 인간으로 칭송하고 있다.

가족농의 육성은 오늘날까지 미국 농업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2014년 농업법은 2008년 농업법보다 더 강화된 농산물가격 보장과 농가수입 보장제도를 도입했다. 예를 들면 가격하락에 따른 농가손실을 보상해 주는 가격손실보상제도, 농가수입의 감소에 대해 기준치의 차액을 지불하는 농업위험보상제도의 신설, 또 농업보험지원제도를 강화하였다.

 

 

우리나라 농업 정책의 현실과 대안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농업정책의 기조는 여전히 규모화와 기업농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논리는 규모화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여 농산물가격을 낮춤으로써 가격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즉 개방화시대에 수입농산물에 대한 경쟁력의 초점을 가격에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규모화의 목표나 가격경쟁력 향상의 목표, 둘 다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규모화 농정은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1990년에 1ha 미만 농가가 전체 농가의 59%를 차지하였는데 2012년에는 65%로 늘어났다. 그리고 1990년에 2ha 이상 농가비율은 10%이었는데 201215%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나라의 우리농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가족농이라는 것과 이들 가족농이 우리농업의 희망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중소가족농은 근면하고 욕심이 적어 검소한 생활을 한다. 적은 농업소득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 하기 때문에 가족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토지를 집약적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생산성도 대규모 기업농보다 더 높다. 곡물자급률의 향상과 식량안보를 위해서도 중소가족농을 중심에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들은 농산물가격이 하락하여 부채가 증가해도 이듬해 또 다시 씨앗을 뿌린다. 농업선진국과의 무분별한 FTA추진으로 갈수록 악화되는 여건 속에서도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있는 파수군인 것이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자연과 생물을 중시하는 생명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농업 자체가 하나의 작은 우주임을 인식하고 있다.

 

 

가족농이 지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가?

UN이 올해를 세계 가족농의 해로 선포한 것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계적인 기아문제에 대한 절실한 해결 방안 찾기에서 비롯됐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굶주린 이들에게 식량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와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기 쉽다. 하지만 거대 농식품업체와 기업농을 탄생시킨 농업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오히려 생산과 유통, 소비과정의 독과점과 함께 빈부격차를 양산, 빈곤층의 기아문제를 심화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 먹을거리의 현실은 전면적인 농·식품 시장 개방과 구조조정 농업정책이 지속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올해는 관세화를 통한 쌀 전면개방 여부가 판가름 나는 해이기에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통한 규모화,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방향으로 지난 20여 년간 전업농 육성 정책 등을 펼쳐왔지만, 여전히 농가 평균 경작면적은 2012년 기준, 1.5ha에 불과하고 식량자급율은 23.6% 정도뿐이며, 주식인 쌀마저도 86.1%로 자급율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이다. 통념을 깨트리는 이 같은 결과들은 전 세계적으로 가족농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재고하도록 만들었고, 올해를 가족농의 해로 선정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결국 가족농은 식량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소규모 영농 종사 농가는 25천만호 정도로, 경작 가능한 농지의 10%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식량생산의 2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농정의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농정의 기조가 사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공업의 논리를 도입하여,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바라보니까 극소수의 대규모 기업농을 육성하는 물질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농촌을 지키며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농산물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가족농이 농업의 핵심세력이다. 사람으로서 중소가족농이 유지, 생존할 수 있는 농정으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중소가족농의 소득을 보전하는 별도의 직접지불제를 신설하고 주요 농산물의 최저가격을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농업과 농촌을 평생 지키며 살아온 고령화된 영세 가족농에 대한 기초생활보장과 생활여건 개선대책도 추진되어야 한다.

 

 

영광의 가족농 정책은 어떠한가?

영광은 작은 지자체에 불과하다. 어찌 그 한계를 모르겠는가? 하지만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지도자들만큼은 이런 미래적 농업대안에 심정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영광의 미래농업에 대한 투자를 가족농의 육성과 보전이라는 큰틀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로컬푸드 활성화 정책이다. 영광은 광주라는 대도시 소비처를 지근거리에 둔 최적의 지리적 혜택을 가지고 있다. 영광농업인들이 자신이 직접 안전하고 신선도 높은 농산물을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농산물을 생산하면 농협에서 이를 전담해서 판매유통해주는 시스템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야 한다. 또 이런 시스템을 다른 지자체보다 먼저 선점해야 한다고 본다. 어차피 이런 로컬푸드 시스템도 경쟁이기에 하루라도 먼저 시작하는 쪽에게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다. 민관이 함께 미래농업의 활로를 뚫고 나아가야 할 때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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