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이사

우리나라에서 산업적 의미의 축산업이 뿌리를 내린지 약 반세기가 지나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의 식단에서 축산물의 섭취량이 총 식품섭취량의 과반을 넘는다. 이는 동 기간 우리나라 축산업이 괄목할만한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축산식품 소비량 지속적으로 증가

현재 우리나라 농촌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축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축산물 품목별 생산액 5대 품목 중 4대 품목이 축산식품이다. 전통적인 우리나라 주식인 쌀이 81천억원으로 1위이고 돼지고기가 53천억원, 쇠고기 33천억원, 닭고기 21천억원, 우유가 2조원 순으로 축산식품이 점차 국민 주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간 1인당 축산식품 소비량은 123kg이 넘지만 쌀 소비량은 67kg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축산식품 소비량은 늘어나지만 쌀 소비량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FTA 피해와 축산농가 고령화율 높아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휘몰아치는 수입개방의 물결로 국내 축산분야가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칠레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이미 FTA를 체결해 발효 중인 국가는 47개국(9)에 이르고, 축산강국인 영연방 3개국 중 이미 캐나다·호주와는 체결이 됐고, 뉴질랜드와는 체결을 앞두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과도 계속적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한·, ·EU FTA 등 기존의 수입개방 충격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데, ·, ·EU FTA 등은 연차적으로 관세율이 낮아지게 돼 그 피해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최근 발표된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 증가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로 나타났다. 특히 축산농가의 고령화율44.3%로 전체 인구 고령화율 12.2% 보다 3.6배 이상 높고, 농업분야의 고령화율 36.8% 보다 1.2배 높다. 이는 향후 축산농가 경영주의 고령화 문제는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자체의 위험요인으로 특히 가축질병에 대한 방역의식 및 시설개선, 생산성 향상의 노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투자확대 축소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축산농가 수가 2000년에 558천호였는데 2014. 6월 현재 129천호로 농가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얼마 전 국내 한 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축산농가의 절반이 축산후계자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고령화로 축산업 경영 가능기간을 10년 정도 잡고 있어 향후 10년 동안 축산농가 감소와 세대교체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환경에 둘려 쌓인 우리 축산업은 어려움에 처해 있고 지금 우리나라의 축산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전환기의 축산, 젊은이가 돌아오는 후계인력 육성 필요

우선 정부에서는 FTA로 인해 축산업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 그 피해보전대책이 축산농가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수립 시행되어야 한다. 보전비율을 100% 상향조정, 직불금 산정시 수입기여도 적용제외 등 축산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FTA 피해보전직불금의 현실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축산업의 안정된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대책이 절실한 때다. 젊은이가 돌아오는 희망찬 축산업을 구현하기 위해 축산 후계인력 육성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축산후계인력을 육성해야만 한다.

현재 제도적으로 개선 보완하여 축산 후계인력 유출을 막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많은 축산농가들이 영농승계를 원하고 있지만, 증여세 및 상속세 등 세금부담이 크고, 신규 농가가 축산업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각종 규제가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축산분야 세법 등 관계법령을 개정해 후계인력 확보는 물론 농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서 축사은행 제도를 도입하여 폐업 또는 휴업 예정인 축산농가의 축사 매매와 장기임대차를 통해 신규 진입농가, 농장규모를 확대하고자하는 희망농가의 축사건축에 어려움을 해소해줄 뿐만 아니라 축사 활용도를 제고하고 축산기반 안정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축산식품에 대한 오류와 편견 바로잡아야

앞으로는 축산 식품의 생산, 도축, 가공, 유통, 식탁에 이르는 식품 안전체계를 구축하여 우리나라에 세계 최고 수준의 축산식품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 놓아야 한다. 또한 FMD, AI 등의 발병이 축산업의 전후방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철저하고 완벽한 청정축산 방역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축산식품의 적절한 섭취는 과학적으로도 분명히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보다는 축산식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대중매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 국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고 국내 축산식품시장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축산업계가 올바른 축산식품 섭취와 건강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축산식품에 대한 올바른 진실을 체계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생산기반 안정화 못지않게 중요한 선결해야할 과제이다.

축산업이 직면한 위기가 결코 만만치 않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록 지금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희망은 부정적인 마인드와 자세로는 가질 수 없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라야 가질 수 있는 것이 희망이다.

우리 축산업계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어렵지만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이 충만한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면 전환기의 우리 축산은 다시 한 번 도약의 나래를 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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