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사)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 자연학교 교장

정부는 2014918일 쌀 관세화 전환에 따른 관세율 및 관련 대책을 발표하였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의 주된 내용은 크게 4가지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쌀 관세율을 513%로 결정한다는 것과, 수입물량 급증 시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긴급관세(SSG) 부과 근거를 명시하겠다는 것, 의무수입물량(MMA) 중 밥쌀용 비중을 30%이하로 규정하였고 국내시장 접근기회 보장 등 용도에 관한 규정을 삭제한 것 등이다. 한농연등 농민단체에서는 관세화로 쌀 개방정책을 전환하려는 생각이라면 이런 조처는 마땅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일부 농민단체에서는 이런 정부의 정책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여기에는 앞으로 진행될 여러 국제협약에서 과연 500%이상 관세율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에 대한 심각한 회의가 있다. 한마디로 신뢰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신뢰구축 약속을 제안한다.

그동안 농업계에서도 500%이상의 관세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쌀 산업발전협의회를 통해 검토한 쌀 관세율 513%는 우리나라가 입증할 수 있는 적절한 관세율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정부는 WTO 검증과정에서 513% 관세율을 비롯한 수정 양허표 내용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회문제가 되어 왔던 부정유통 방지를 막기 위해 국산쌀과 수입쌀 혼합금지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현재 국회에 4개 법안이 제출되어 있기 때문에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대외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최고위급 정책조정기구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향후 FTATPP에서 쌀은 양허제외하기로 하였으나 이에 대해 농업인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있다. 대통령과 국회의 더욱 강력한 신뢰제고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관세율, 환율, 국제 곡물가 및 국내 쌀값이 영구적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닌 만큼 국내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는 쌀 산업 발전대책을 통해 소득, 경쟁력, 소비확대 등 여러 대책을 발표하였으나, 한농연 등 농업계가 요구한 사항 등이 반영되지 않거나 일부 반영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쌀 산업 발전대책을 살펴보면 동계논 이모작 직불금 단가 인상(ha40만원 100만원)이 아예 제외 되었다. 동계논 이모작 직불금 요구는 농가의 소득안정을 도모하는 것과 더불어 국내 곡물자급률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계이모작을 활성화시킴으로서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대책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정책자금 금리 인하(3% 1%)의 경우 일부 사업에만 적용돼 농업인의 불만이 크다. 특히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농기계구입자금의 경우 3%에서 0.5% 인하된 2.5%에 그쳤다. 영농규모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농기계의 활용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농기계구입자금 금리를 0.5% 인하 한 것은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생색내기 아닌가? 이 외에도 농지매매사업 지원단가 인상(3.33만원 5만원), RPC 전기료 인하(산업용 전기 농업용 전기 적용) 등도 반영되지 않았다.

앞으로 몇 달 후면 한국은 쌀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정부와 국회는 농업인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확실한 안정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농연 영광군 연합회를 위시한 영광군 농민단체들은 쌀이 전면 개방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영광쌀을 지켜나가기 위한 대책기구를 설립하고 이러한 위기상황을 대처해나갈 방안들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모임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영광군 농정방향이 쌀 개방화의 여파를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그 일에 반드시 간과해서는 안 될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농민교육에 대한 중요성이다. 교육은 당장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농업인들의 정신이 바뀌고 생각이 긍정적이며 창의적인 방향으로 바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작금 농업기술센터에서 귀향귀촌인이나 새로운 신기술을 습득하고자 하는 농민들에게 여러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육이 미래농업발전의 만능 열쇄는 아닐찌라도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한 방법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 방법의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이는 일을 재고해 봐야할 것이다.

둘째, 농업인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적극 활용해 주길 부탁드린다. 이제는 농업인도 전문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농사만 지으면 됐지 무슨 전문인이냐고 하겠지만 농업도 아무나 짓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농업인의 가계가 안정이 되어야 할 것인데 이런 부분에 농업인들이 의외로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위해 농업인 컨설팅을 적극 활용해 작목과 작기 그리고 출하계획, 자금관리 등을 점검해 전문적인 직업인으로 대접받는 길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요구하는 것이다.

셋째, 로컬푸드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전환을 요구한다. 앞으로 당분간은 이 로컬푸드의 대세를 꺾을 특별한 이슈가 없어 보인다. 이제 시작인 이 로컬푸드 정책에 영광의 민관 그리고 농협이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한 템포를 놓치면 도미노 현상으로 다시는 첫출발 그룹에 되돌아 갈 수 없는 것이 현대사회의 특징이다. 로컬푸드 정책도 지금이 아니면 나중은 실패나 현상유지 정도에서 끝나버릴 가능성이 많은 정책이다. 영광군이 이런 부분에서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제발 간과하며 넘어가지 않도록 농관련단체들의 특별한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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