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찾는 것이 보물이라도 수색을 중단 했을까. 개헌하자는 말조차 못하게 하는 불통으로는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

세월호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 가슴이 아리다. 정부도, 국민도 약속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최선을 다해 수색하겠다고. 그랬는데 무려 9명이나 찾지 못한 상태에서 중단했다. 유가족도 동의 했다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찾는 것이 보물이라면 어땠을까. 미안하다.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총리가 사표를 냈다.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아직까지 총리다. 노무현 정권의 이 해찬을 제외하면 총리가 허수아비 아닌 적이 없으니 넘어가자.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세월호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했을 뿐이다. 유족에게 미안해하지도, 국민 앞에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7개월을 보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도 이제 세월과 함께 흐지부지 되는 수순에 들어섰다.

정권의 무능, 정치권의 무기력은 이승만 정권을 연상케 한다. 정부·여당은 대통령 입만 바라본다.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 모습이 안타깝다.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면 정치 생명이 끝장나는 분위기다. 여당 대표 김무성이 중국의 권력자 앞에서 개헌을 말했다가 혼쭐이 났다. 김무성과 차기 대권 경쟁을 하는 김문수는 마치 기회나 잡은 듯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자고 한다. 이것은 분명 코미디.

대통령은 국민대통합·경제민주화·검찰개혁 등을 공약했다. 평생 야당만 하던 사람들 스카우트하며 폼 잡던 국민대통합은 그 단어마저 사라졌다. 경제 정책은 거의 없다. 경제민주화고 뭐고 있을 것이 없는 판이다. 눈치 없는 총장 혼외자식들춰 내보낸 것을 검찰개혁이랄 수도 없다. 차기를 노리는 당 대표로서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국민에게 정치력을 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정황이다.

대통령은 개헌 논의 자체가 블랙홀이 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을 보니 개헌이 필요하다는 말로 받아들인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 노릇 잘못한다는 말이 유쾌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당원들이 선출한 당 대표의 발언을 짓밟는 것은 대통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경쟁자가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틈에 대통령이 가장 반가워 할 발언으로 비위를 맞추는 것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 가야할 길은 아니다.

개헌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지지율60%)가 형성됐다.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 단임제는 전두환에서 비롯됐다. 노태우 정권을 군사독재의 끝으로, YS에서 MB까지를 민주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치자. 일일이 열거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폐해가 컸다. 이전 정권과 차별화를 선언한 박 대통령이다. 당연히 4대강과 해외자원 개발 의혹을 밝혀야한다. 2년이 다되도록 일언반구도 없다. 밝힐 의지가 없는 것이다. 차별화 약속의 파기다.

정부 여당의 불통과 무능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지지율은 20%를 넘지 못한다. 강력한 리더십에 길들여진 탓인가. 새정치연합은 제 앞조차 가리지 못하고 있다. 연전연패로 인해 비상대책이 필요한 시기임에도 집안싸움으로 세월만 보낸다. 아예 갈라서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의 압력이 만만찮다. 대통령과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이 지경이니 우리 정치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제로(0)시대다. 국내 제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걱정만 많고 대책은 없다. 활발한 논의와 대화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불통과 무능의 리더십이 소통을 막고 있으면 길은 없다. 관료들의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 정치인들의 입을 억지로라도 열도록 해야 한다. 그 속에 반짝이는 정책이 있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