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기/ 난원 영광노인복지센터장

금요일이면 우리 집을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가운 친구가 있다. 벌써 900번째다. 1997227일에 처음 만났으니, 어느새 우리와는 햇수로 18년을 사겨온 절친이 되었다. 강산이 거의 두 번 바뀐다는 긴 세월.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아웃라이어에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법칙을 소개하였다. 1만 시간 법칙에 따르면 하루에 3시간씩 10년 동안을 꾸준히 노력하고 투자해야 만이 비로소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영광신문20년 남짓을 사회의 목탁으로써 한 우물을 파왔다. 하여, 이제는 영광신문에게 지역의 희망을 일구는 정론직필의 건강한 신문이라고 불러도 하등 나무랄 사람은 없을 듯싶다.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익숙한 이웃들의 사연을 접할 수 있다. 당장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생활 그 자체와 깨알정보 등의 소식을 들을 수 있으니 일순 영광이 내 손바닥과 다름없어 진다. 행여 신문에 실린 이웃을 만날 때 인사를 대신해 기사라도 들먹거리면 금방 가까워진다. 그 순간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행복해진다. 지역의 신문이 작지만 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지역 사회의 공기(公器)영광신문. 풀뿌리 지역 언론인영광신문은 아시다시피 지역밀착형, 생활밀착형 콘텐츠로 지역민들께 널리 사랑 받고 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조중동과 같은 거대신문보다 친구나 가족 같은 지역신문이 내게는 더 좋다. 영광신문속에는 지역의 사건 사고나 미담, 행사 등의 세세한 소식뿐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사실보도와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대안 있는 비평들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까닭이다.

지역사회에 일상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민들의 크고 작은 목소리를 모아 비전을 제시하는영광신문의 열정을 보고 있노라면, 지역신문이 살아야 지역 역시 생기가 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영광신문에 대한 평가는 한마디로 신뢰가 간다.’이다. 신뢰는 공정성과 객관성에서 비롯된다. 지방화 시대에 맞는 언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모습, 초심을 잃지 않은 모습이 보기 좋다. 권력과 싸우는 최고의 전사이면서, 사회적 약자에겐 따뜻한 대변자. 영광신문을 펼치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지역정론의 사명이 보인다. 그리고 인간적이다.

지역신문에게 있어 토대인 지역은 때론 양날의 칼이 되기도 한다. 모두가 가깝고 너무도 잘 아는 사이이기에 비판과 감시가 쉽지 않다는 거다. 언론인이 힘든 건 이런 심적 갈등이 많아서다. 그래서 신문사의 용기와 지역민들의 열렬한 응원이 필요하다

흔히들 요즈음을 종이신문의 위기시대라고 한다. 사람들의 손에 신문을 대신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들려진지 오래다. 신문의 정기 구독자의 수는 줄어들고, 수익성마저 악화일로다. 속보성에서 이미 인터넷에 우위를 빼앗긴 종이신문은, 자극성과 간결함으로 무장한 인터넷에 고전 중이다. 하기야 검색만 하면 각종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니, 오죽하면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는 ‘10대 몰락 직종중 신문 기자를 4위로 선정했을까!

그런데도 저자는영광신문의 미래가 어둡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지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한, 풀뿌리 신문은 결코 흔들릴 리 없으니 말이다. 저자는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제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되고, 정기 구독자도 크게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영광신문은 독자들의 관심과 사건을 끊임없이 살피고, 지역민을 주인으로 여기며 독자들과 상시적으로 대화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민과 호흡하는 건강한 신문사로 거듭 날 수 있기 때문이다. 18년의 전통과 900호의 내공을 믿어서일까? 영광신문에게 거는 기대가 넘친 나머지 저자의 바람이 참으로 크다. 헌들, 그게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갖는 특권인 걸 어쩌겠는가!

한 국가의 자주국방은 강한 군대가 버티고 있어야 가능해지고,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이 많을수록 기업은 성장하기 마련이다. 지역신문도 마찬가지다. 열혈 독자층을 두껍게 확보하고 있을 때만이 바른길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지역의 희망찬 미래는 어디까지나 지역민들의 손에 달려있다. 또한 지역 언론이 죽으면 지역도 활기를 잃게 된다. 지역민이 지역신문을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절실한 이유다.

영광신문에게 묻는다. 그대는 우리 지역의 정론지로서 지역민들께 진정 신뢰받는 으뜸신문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앞 만 보고 달려라! 한눈을 팔거나 유혹에 빠지는 순간, 그만 목적지를 잃고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지역민의 행복과 지역의 미래는 저만큼 멀어지게 된다. 사이비 언론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높은 품격의 자존심. 저자는 18년을 오롯이 함께 살아온 지역 친구인영광신문을 믿는다.

반가운 친구를 기다린다는 건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그 때문일까? 오늘, 저자는 벌써부터 다음 주 금요일 아침이 기다려진다. 또 다른 친구인 ‘901가 우리 집에 오기로 했으니 말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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