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세월호 참사 1년이다. 국가개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성완종 스캔들 관련자들의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 이제 국민이 직접 국가개조에 나서야 한다

1년 전 오늘 우리는 청천벽력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다. 승객은 죽거나 말거나 저 살기에 바빴던 선원들. 해경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누구도 구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국가안전시스템의 허술함에 온 국민이 분노했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은 노란 리본을 달고 다녔다. 허술한 안전시스템을 반성하는 듯 했다. 공직자와 정치인은 물론 온 국민이 국가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는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국가를 근본적으로 개조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1년 뒤 오늘, 대한민국은 과연 근본적으로 바뀌었는가.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려 해도 아니다. 무슨 안전처 라는 정부 부처는 만들었다. 해경을 그 안에 담았다. 구조 인력 보다 탁상행정 인력이 훨씬 많다. ‘국가 개조라는 거대 담론의 결과물 치고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 요양원 화재, 지하철 환풍구 붕괴, 캠핑장 텐트 화재, 105중 충돌 등 어처구니없는 재해가 줄을 이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것들이 1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노란 리본을 달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가 개조를 말하던 벼슬아치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성완종 스캔들에서 그 답을 찾았다. 나라 안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국민의 안전은 뒷전이었다. 잘못된 나라의 개조는 자기들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돈을 좇는 해바라기 였다. 세월호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가슴에 한을 심어 주었다. 진상 규명조차 못했다. 물론 국민의 생명이 안전해진 기미도 보여주지 못했다.

유족들이 원하는 것이면 어떠한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던 대통령. 세월호 1주기에 맞춰 외유를 떠났다. 특별히 급한 용무도 없다. 장손이 제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골프 약속이 있어 제사에 참석 못하는 후손을 보는 것 같다. 내로라는 정치인들. 세월호 뒤처리와 국가 개조에는 게을렀다. 고인이 된 성완종은 말한다. 그들이 자신을 만나자고 하면 모두 부지런을 떨었다고.

대한민국의 통치권은 대통령이 외유에서 돌아올 때까지 사실상 없다. 외유 떠난 대통령의 공백은 국무총리가 메운다. 그 총리는 부패 스캔들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통치권을 대리할 자격을 사실상 상실했다. 이완구 총리는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큰소리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성완종과의 관계가 밀접했으며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스캔들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증언도 드러났다.

나라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다.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가 송두리째 무너졌다. 딱한 나라의 딱한 국민이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결국 국민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처지다. 국민의 투표로 그들에게 권력을 쥐어줬으니까. 그들은 돈을 차떼기로 받아본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그들이 천막당사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연출하자 다시 믿어줬다. 감언이설에 속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권력을 맡겼다. 이제 국민이 나서 단죄하고 국가를 개조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에 대한 비난과 불신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스캔들 관련자들은 하나같이 오리발을 내밀었다. 목 빳빳이 세우고 얼굴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자주 만나지도 않고 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물론 돈 받은 사실도 없다고 했다. 며칠 되지 않아 그들은 하나같이 자주 만나는 사이임이 드러나고 있다. 권력자들이 돈 많고 수완 좋은 것 말고는 가진 것이 없는 성완종과 자주 만난 까닭은 무엇일까. 오늘을 사는 국민들은 다 안다. 성완종이 가진 돈 때문이란 사실을.

이제 국민이 직접 국가개조에 나서야 한다. 그 길은 선거에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가 절실하다. 나라를 개조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정파,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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