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윤/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영광읍 남천리 출신

오늘(58) 어버이날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마우신 은혜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날로 미국의 어머니날에서 비롯됐으며, 어머니날이었던 이것을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고쳐 각종 행사를 펼쳐왔다. 이날은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깊고 넓으신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짐하면서 부모님을 편안하고 기쁘게 지내시도록 해 드리는 날이다.

마침 어버이날을 기념해 영광예술의 전당에서 연극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전국대통령상에 빛나는 연극 한 작품이 준비됐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인물은 필자의 절친한 친구다. 이 친구가 연극과 인연을 맺은 것이 벌써 2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특히 이번 작품의 공을 많이 들였다.

연극 발톱을 깎아도는 고령 노인의 복지에 대한 현 시대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작품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연일 노인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떠들어댄다.

당장 하루 먹고 사는 것이 일인 노인들이 수두룩하지만 정작 이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건 선거철이나, 명절 뿐이다.

극단 얼·아리는 기본적인 생존권 조차 보장 받지 못한 노부부의 가슴 아픈 현실을 유쾌하게 무대에 담아냈다.

내일(59) 오후 430분과 와 730분 두 차례 영광예술의 전당 대극장에서 발톱을 깎아도가 공연된다.

달동네 어느 노부부의 집안을 고스란히 재현한 무대 세트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기자기한 무대를 배경으로 노부부가 등장한다.

구성진 사투리와 안정된 연기로 작품 초반부터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노부부 대우와 순애는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으려 갖은 노력을 시도했지만 결국 허사로 돌아간다.

허탈함도 잠시 대우는 요양보호사 지원을 받기 위해 순애에게 과장된 몸짓을 하도록 다그친다.

사실 순애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끼어야 하고 허리와 관절이 좋지 않아 걷는 것도 힘겨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지원 대상에는 속하지 않는다.

이런 순애를 혼자 집에 두고 고물을 주우러 다니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은 대우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결코 웃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배우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능청스러운 연기에 객석은 연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부부에게는 영호와 영철, 영희, 영철 등 4명의 자녀가 있지만 하나같이 제 입 하나 챙기기도 힘들거나 연락 조차 안된다.

서류상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에서도 탈락된 노부부는 요양보호사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나마 부부 명의로 남겨진 집 한 채마저 경매로 넘어가면서 부부의 삶은 벼랑 끝에 몰린다.

거짓말까지 해서 지원을 받아야 하나 속상해 하는 순애와 허위로 지원금을 받는 사람도 있는 데 정작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화를 내는 대우의 모습에 객석은 숙연해졌다.

며칠 후 기다리던 요양보호사 지원 실사가 나오지만 이 역시 자격조건 미달로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만다.

부부는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다른 곳에서 자살을 결심한다.

사는 게 쉽지 않듯 죽는 것 조차 쉽지 않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이들 부부는 극적으로 구조된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여전히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방 한 칸 마련할 돈도 없으며 기대어 쉴 수 있는 자식도 없다.

희망을 노래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부부는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보려 하는 것으로 작품은 마무리 된다.

이번 공연은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극을 전개 함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 객석의 호응을 얻을 계획이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친구는 가깝게는 우리들의 부모님 문제이고 주변의 문제를 연극을 통해 진단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구성진 사투리, 유머 코드가 곳곳에 숨어있어 감동과 재미가 있는 연극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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