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산업이 뜨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남을 비롯해 전북·충남·경기도·제주도 등 전국의 우수사례 지역을 집중 취재해 이를 바탕으로 우리 지역에 산재한 자원을 이용한 6차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소규모 목장,

양으로 차별화와 고급화

전북 임실군 무지개영농조합법인 두 마리목장

전북 임실군은 치즈의 대명사나 다름없을 정도로 치즈마을로 유명하다. 농촌지역 특성을 감안하면 전통 음식도 아닌 치즈는 생소함 그 자체다. 하지만, 전라북도 임실군 임실치즈와 치즈마을은 이지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공한 상태다. 6차산업화 성공사례로도 가장 먼저 꼽히는 곳이다. 임실에 치즈를 전파한 역사를 뒤지면 지정환 신부의 뜻임을 알 수 있다. 무지개영농조합법인 두 마리목장심영섭·유덕자 부부는 그 뜻을 잇고자 지난 2006년 두 마리의 산양으로 목장을 시작했다. 나중에 출발했지만 목장에서 직접 짠 우유로 6개월에서 1년간 숙성한 치즈는 전국 자연치즈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받았다. 기존 임실 치즈마을 내에서 산양유를 넣은 치즈라는 고급화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게 두마리목장의 성공 비결이다.

한국 치즈의 원조라는 임실치즈 역시 우리나라 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외국 유명 치즈만큼 깊이 있는 풍미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치즈에 익숙하지 않은 대한민국 소비자의 취향을 맞춘 게 오히려 임실치즈라는 분석이다. 신선하고 깨끗한 맛은 임실치즈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산양 두 마리로 2006년 목장을 시작한 심영섭, 유덕자 대표 부부는 그런 의미를 담아 상호도 두 마리 목장으로 지었다.

서울에서 귀농한 이들 부부는 임실치즈마을이란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원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2008년 무지개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유제품 생산을 본격화했다. 초창기에는 발효유(요거트)와 자연치즈 등 유제품을 생산해 임실치즈마을 내 판매장에 납품하거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 없이는 경쟁력을 갖출 수 어렵다는 판단아래 유제품 생산에 산양을 넣는 차별화 및 고급화 전략을 시도한 것이다.

기존 원유에 산양유를 첨가한 발효유와 치즈는 특유의 고소함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2년에는 전국 자연치즈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는 등 업계의 인정도 받았다. 남편 심 대표는 마케팅을, 부인 유 대표는 공장장 임무를 맡아 생산에 주력했다. 2011년부터 홈페이지를 통한 한정 생산 및 공급 방식은 철저한 품질관리를 거친 유제품임을 고객들에게 인식시켰다. 이후 유명 백화점 납품에도 성공하며 입소문은 퍼졌고, 매출은 점점 늘어나 지난해 5억원대를 넘어섰다. 수요대비 공급이 미치지 못할 정도다 

 

 

산양유 특징

산양유는 우유보다 유청 단백질의 함량이 높다. 유청 단백질은 유제품 속에 함유된 단백질 중 흡수율이 우수한 수용성 단백질을 말한다. 또한 카제인 단백질의 커드가 우유보다 30~50% 더 부드러워 소화 흡수가 빠르다. 무엇보다도 모유와 가까운 영양 성분 함량을 가지고 있어 인체에 적합한 식품일 뿐만 아니라 우유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 좋다. 이러한 산양유를 첨가해 만든 두마리목장의 요거트는 우유로 만든 것에 비해 더 진하고 고소하며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장유제품체험으로 이어진 6차산업화

제품 차별화에 이어 독자적인 체험프로그램

두 마리 목장은 정부 농식품부가 6차산업화 성공사례로 인정한 곳이다. 정부는 두 마리 목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유제품 제작과정을 고객에게 모두 공개하며 우수성을 알린 탓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목장 체험관광을 실시해 추가 수익은 물론, 목장 생산 제품을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역할도 가능성으로 분석한다.

특히 산양을 직접 키우는 두 마리목장은 유가공 공방체험 외에도 볼거리가 다양하다. 기존 임실치즈 마을의 농촌체험관광 인프라를 함께 묶어 준비한 프로그램에 고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목장에 한번 쯤 방문한 고객은 두 마리 목장의 충성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두 마리 목장의 유제품은 객관적인 품질 평가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6차산업화 우수제품의 판매 활성화를 위해 연중 추진한 우수제품 기획판매전에서 이곳 두 마리 목장의 요거트는 두각을 나타냈다. 4회의 오프라인과 1회의 온라인으로 진행된 판촉전에 참여해 총 5,4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기존의 어떤 제품보다 담백하고 고소한 우유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요거트였다는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두 마리 목장의 사례는 6차산업의 기본과도 같다. 목장운영을 하는 1차산업, 요거트와 치즈 등 유제품 및 산양비누를 생산하는 2차산업, 그리고 산양먹이주기와 산양유비누만들기, 발효유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3차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의 성공비결은 첫째, 제품의 차별화와 고급화에 있다. 직접 짠 우유로 자연의 손에 맡겨 숙성한 치즈, 산양유를 첨가한 발효유와 치즈는 차별화 요소를 도입, 고급화 전략을 시도했다. 둘째, 6차산업화를 이끌어 낸 독자적인 체험프로그램에 있다. 유제품 제작과정을 고객에게 모두 공개하고 객관적인 품질평가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셋째, 지역 내 사업자 간의 연계로 소비자와 농업인이 상생할 수 있는 채널을 활용하고 사회 투자사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한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두 마리의 산양으로 시작했던 목장에서 초심을 잃지 않는 원유 생산과 가공, 생산, 소비자 체험 행사를 통해 늘 고민하고 연구하는 낙농인이 되는 것이 이곳 심요섭 대표의 철학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해 온 심 대표는 임실 내 사업자 간의 연계와 농업인 조직화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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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산업 가능성 높지만 철저하게 준비해야

유덕자 무지개영농조합법인 두 마리목장

1리터에 1,100원는 원유는 출하가 제한된 쿼터제를 초과할 경우 300원까지 떨어진다. 1차 산업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를 가공한 요거트로 만들면 9,000, 치즈로 만들면 1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9~30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여기에 치즈를 활용한 제품이나 체험을 더할 경우 부가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6차산업을 통해 매출처는 유명 백화점이나 수도권 대형마트로 확대됐고 매출도 늘었다. 하지만, 일은 많아지고 영업과 생산 업무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도전은 권장하지만 충분한 사전준비가 있어야 실패하지 않는다.

우리부부는 서울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했다. 남편은 젖소 컨설팅, 나는 임실치즈마을 사무장으로 일하면서 상추 농사를 했지만 수지가 맞지 않아 포기했다. 초창기 마을에 체험객들이 많아지면서 지정환 신부에 얽힌 산양 이야기를 위해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젖소 컨설팅을 하던 남편은 남은 우유 처리를 위해 유가공을 공부했고 곧 대안임을 인식했다. 그렇게 법인을 만들어 지금은 두 부부가 하던 일이 5명을 고용하는 등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도 기반 조성 과정이라고 본다. 임실군으로부터 유가공 시설과 체험장, 홈페이지 등 10억원 규모의 사업지원이 기반을 갖추는 가장 큰 힘이 됐다. 그 덕에 지난해 매출은 51,000만원으로 60%, 연 방문객은 25,000여명으로 150%가 늘었다.

이 처럼 6차산업은 1차산업 위주의 농촌의 성공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우리 목장은 자녀들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마을도 일거리가 생기면서 젊은 층이 돌아오는 추세다. 하지만, 준비 없는 무분별한 시작은 생산, 가공, 체험 모두를 소화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남들이 다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성공할 수도 없다. 기존 요거트와 치즈에 산양유를 넣은 차별화와 고급화, 흔한 비누체험도 산양유를 넣은 특별한 체험으로 만드는 연구와 노력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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