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전남다문화가족진원센터연합회장

공정, 공평, 공개 그리고 공갈

공정(公正), 공평(公平), 공개(公開)의 정치3원칙은 중국의 한나라 말기인 1,800여년 전, 중원(中原)을 삼분하였던 삼국시대 유비(촉나라)의 책사 제갈공명이 표방한 통치철학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선 패배 후 책임소재를 두고 지도부가 내홍을 겪으면서 주승용 최고위원은 제갈량의 정치 3원칙을 들어가며 친노의 프레임에 갖힌 문재인 대표와 친노계(친 노무현 계)를 향해 당의 변화를 일갈했다.

이에 친노계의 대포임을 자처하고 있는 노청래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하기로 했으면서도 물러나지 않는 공갈정치가 문제라고 비판을 하면서 새정치연합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제갈량의 3() 정치원칙에 한글의 머릿글자가 같음을 비유해 공갈(恐喝)정치 운운했던 노 최고위원의 막말이 그렇지 않아도 선거패배에 대한 계파간의 책임소재로 폭발직전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을 흔들어 대면서 친노와 비노라는 진영논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고 있는 것이다.

공정, 공평, 공개에 덧붙여 썼던 공갈이라는 말이 정당의 정책을 논하는 정치판이 아닌 게그콘서트에서나 나온 말이었다면 정말 순발력 있는 멋진 조크가 되었을 만 했다.

게다가 공갈정치 논쟁 와중에도 자당의 운명을 예견이나 한 듯 봄날은 간다.’를 천연덕스럽게 불렀던 어느 최고위원의 노래열창(?)은 모 방송 코미디프로였던 봉숭아학당()임을-부족한 듯 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강한 학생들이 꾸미는 게그프로-자처하고 말았다.

물세례장 된 5,18기념식과 노무현대통령 추도식

5,18민중항쟁 35주년 기념식과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일부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막말과 조롱, 물세례 등이 난무하면서 성숙한 추도문화를 강조하는 국민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 제창을 반대하고 있는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큰 소리로 부르겠다며 광주 5,18기념식에 참여한 집권당의 김무성대표가 전야제 행사장을 찾았다가 물세례와 함께 행사 진행자까지 가세한 퇴장명령(?)으로 물러나는 봉변을 당했다.

다음날 치러졌던 공식행사 역시 정부와 시민단체가 각자 행사를 치르는 등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세계인들의 소중한 자산이 된 5,18민중항쟁은 결국 반쪽짜리 행사로 변하고 말았다.

지난 23,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에서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편, 네편이라는 진영논리에 갖혀 소위 자기 편이 아닌 정치인들에게 물세례를 퍼붓고 막말을 하거나 조롱을 하는 매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 역시 집권당 대표로는 추도식에 처음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는 반성도 안 했다.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을 달아 종북몰이를 해대다가 아무 말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작심을 한 듯 비난발언을 쏟아냈다.

김무성 대표가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했던 과거 발언들에 대한 사과나 입장표명 없이 추모식에 일방적(?)으로 참석하자, 유족 입장에서 그간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평소 화해와 통합정치를 강조했던 노대통령의 정치철학에 견주어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는 없을 것 같다.

화합과 통합으로 상생의 정치를

상대방 또는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편 정치인에 대해 봉변을 주는 막말이나 물세례 등이 전체의 의사표현이 아닌 일부 참석자들의 돌출적인 행동이라는 주장에 적극 동의를 하고 싶다.

아니 그래야만 된다. 남북한이 사상과 이념으로 두 동강이가 난 것도 어려운 상황인데 네편 내편이라는 진영싸움에 휘말려서는 우리가 꿈꾸는 한국의 글로벌-세계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용서와 화해를 통해 5,18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 한국 민주주의의 화신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권위주위와 지역주위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을 위해 대통령직을 걸고 투쟁을 해왔던 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 모두 지하에서 보고 계신다면 작금의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는다.

막말과 투쟁이 선명성의 지표가 되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한때 우리들은 독재정치에 억눌리면서 재야의 정치인들이 주창했던 거친 말과 거리투쟁에 대리만족을 하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포용으로 상대방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화해와 화합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5,18 광주정신이자 노무현이 꿈꾸던 나라인 까닭이다.

문재인대표가 대표 취임 후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등 용서와 화해의 정치를 표방하자 그의 국민적 인기가 급상승했지만 4,29 보선 패배 후 친노와 비노라는 진영 프레임에 갖혀 세력간 대결구도가 만들어지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전이 가열되면서 다시 그의 인기는 급전직하를 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투쟁과 대립보다는 용서와 화합을 통해 우리 모두가 상생하기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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