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서/ 영광고등학교 1학년

-책과 함께하는 편지쓰기 대회 대상 수상작-

안녕 병덕아 나는 영광고등학교에 다니는 휘서라고 한단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너를 만났을 때에 나는 조금이나마 내 마음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 나도 동생이 있는데 동생에게 내 사랑을 빼앗긴 것 같았거든. 물론! 나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나도 슬퍼서 가끔 울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

너도 널 사랑해주었던 어머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쓸쓸함만 남은 너와 차가워진 눈빛의 새어머니를 보고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동정을 느꼈는지 몰라. 어머니라고 부를 때에 행복하게 웃어주었던 그 어머니가 알고 보니 새어머니라는 사실에 얼마나 막막하고 놀랐을까..진짜 어머니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힘들고 불행한 것인지 또 얼마나 오랫동안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것인지, 물론 직접 겪어본 너보단 내가 잘 모를 진 모르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확실히 잘 알 것 같다. 네가 다른 아이들과 싸운 것도 이해가 돼. 그렇게 기분 나쁘게 말을 하는데 말보단 주먹이 먼저 나갔을지도 모르겠다...

하필 그 때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이렇게 슬플 때에 눈칫밥을 먹이는 새어머니는 또 얼마나 미웠을지.. 내가 만약에 너였다면 난 이미 죽어버렸을 거 같아. 좌절하고 또 날 버리고 간 엄마, 먼저 떠나버린 아빠... 살 희망이 사라지고 매일 울기만 했을거야.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살아갔던 니가 한편으로 존경스럽기도 하구나.

난 그 너의 새어머니가 너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생생해.

책을 읽다가도 눈살이 찌푸려지고 나도 모르게 화가 나더라고. 직접 들은 너는 얼마나 더 기분이 나빴을지 떠오른다. 아무리 친자식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지 꼭 그렇게 대해야 했었는지. 어머니가 좋게라도 말해주었다면 너는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그 나이에 집을 나가기로 마음먹은 너도 대단한 것 같고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티내며 빨리 나가라고 하는 새어머니도 참 착하게 살라고 전해주고 싶네^^ 대범한 네가 보기 좋은 것 같아.

너를 너무 위로해주고 싶기도 해. 새어머니가 너무 밉다.

그래도 윤덕이는 너를 좋아해서 너의 품에 안기는 걸 상상했는데 너무 귀여운 거 같애.

배를 타고 다른 지역에서 깡치를 만났었잖아.

나는 타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너무 반가워서 안기고 싶을 것 같은데 딱 그 장면을 읽고나서 함께 떠나면 되지 않을까 싶었어. 깡치도 마땅히 갈 데가 없고 혼자 있는 것보단 둘이 훨씬 더 든든하고 말벗이 되어주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을까? 그리고 어머니가 살던 집엔 너의 이름이 붙여진 칭호로 불리고 있던 너의 어머니는 어디로 갔을지 답답했었는데 그런 우연으로 네가 만약 국밥을 먹지 않았다면 그 주막을 지나쳤을테고 상황은 진전이 되지않고 얼마나 더 떠돌아야했을지 말이야.

너의 예상밖으로 너의 어머니를 만나고 나서 더 큰 상처를 받은 것 같아. 만나면 행복할 줄만 알았던 너의 마음이 그렇게 허전하고 쓸쓸하게 되리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거 잖아.

그래도 어머니가 너를 생각하고 보고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된게 참 다행이야.

나는 깡치가 바다에 빠져사라졌을 때 정말 놀라고 유감이었어.

특히 응삼이 형이 슬픈 너의 마음도 모르고 깡치를 니가 일부러 죽였냐고 했을 때는 어떻게 사람이 죽어 슬퍼하는 너를 보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참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더라고. 네가 응삼이 형을 때릴 때 아주 속이 후련했어.

돈을 깡치 누나에게 가져다준 것도 너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단다.

네가 착한아이였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그 돈을 보고 슬픈 반면 행복해하는 깡치누나를 보고 나는 더 짠했어. 깡치가 죽은 줄도 모르고 미안해하는 깡치누나와 잘 살고 있다며 거짓말 친 너를 이해할 수 있었어. 그 상황에서 깡치가 죽었다고 한다면 깡치누나는 영원히 고통 받으며 살았을 것 같아. 그렇게 말한 것은 네가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해.

네가 주막에 살며 어머니의 술주정을 듣고 나는 역시 세상의 일에는 모두 다 이유가 있진 않을까? 하고 새삼 나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어.

너네 어머니는 착하던 본성을 잃고 몇 번이나 버림받고 사기도 당하면서 자기 자식을 직접 키우지 못하고 구박받고 살 아들을 생각하며 얼마나 하루하루가 힘들었으면 사람이 싫다고 했을지도 이해가 되는 부면이긴 해. 어머니가 아들 말만 들으면 화를 낸다는 건 그만큼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고 그만큼 아들을 많이 생각했다는 뜻 아닐까?

너를 찾아 몰래 얼굴이라도 보려고 갔다가 집을 나갔다고 하니 그렇게 슬피 울면서 한탄하는데 어떻게 안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어?

여기는 나오는 청이, 심청 이는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인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바다에 빠져들 생각을 하는 정말 효녀인 아이지만, 만약 내가 청이였다면 나는 그 무섭고 출렁거리는 암흑속의 바다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더욱 더 지극 정성으로 아버지를 돌보았을 거야.

그냥 죽는 것보단 더 많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 심청이가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자꾸 다시 돌아올 사람처럼 말했다는 거 너도 기억나지?

스님이 무슨 말을 했건 그래도 병덕이 니가 스님을 때리는 것은 좀 잘못한 일인 거 같애. 그것 때문에 옥사에까지 갇혀보니 기분이 어땠니?

그래도 네가 그 옥사 안에서 어머니와 이야기하는 모습이 호흡이 잘 맞아보여서 보기 좋았어.

너가 걱정돼서 곤장 맞지 않게 해달라고 돈 몇 푼 쥐어준 걸 봐서 도 함께 사니 정이 들었나보구나.

그 뒤로 그리고 할머니와 둘이 밥을 먹게 되었을 때 할머니가 해준 말,

저 새끼 못 키우고 떠난 사정이야 파고들면 다 가슴 아픈 게지.”

이렇게 해준 말, 정말 와 닿지 않니?

그래 뺑덕어미 정말 불쌍한 사람이야. 힘든 사람 도와주며 욕을 먹고 잘못한 게 없는 데 안 좋은 말만 들어야하였던 너네 어머니...

치여서 엎어졌을 때 일으켜주지 못할망정 엎어져 욕을 먹은 슬픈 사람 아닌가.

네가 결론으로 왜 뱃사람이 되기로 한건지 잘 모르겠어.

떠나기 전에 네가 모든 것을 털어놓고 네가 병덕이라고 말했을 때 어머니와 할머니의 표정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단다.

물론 그 연꽃 안에 청이가 있을 테고 말이야

앞으로 어머니 잘 모시고 할머니도 함께 더 이상 슬픈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행복하게 살아야해!

어렸을 때 받았던 슬픔, 압박들을 이제 모두 날리고 아들 뺑덕 아니 병덕이로 잘 살아가렴.

너의 이야기를 읽게 되어서 좋았어. 그럼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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