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명상마을 ‘선애빌’의 나누고 비우는 삶은?

농어촌이 인간의 참다운 행복의 터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저소득과 중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바탕위에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문화를 부활시켜야 한다. 마을공동체는 주민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며, 상호 대등한 관계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 자율공동체이다. 영광 묘량의 여민동락과 같이 전국적으로 대안적 삶을 꿈꾸는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동체들이 운영되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광에서도 또 다른 여민동락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특별한 사람이 모인 마을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공동체적 삶을 추구

인성과 지식의 균형 그리고 창의적자기주도적 배움을 만들어가고 있는 선애빌 마을은 2011년부터 귀농귀촌한 25세대 40명으로 구성된 공동체마을이다. 평범한 삶보다는 생태적인 삶을 실천하고 자연과 사람이 교감하는 친환경 대안문화를 구현하는데 최종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기대리 선애빌에는 한의사, 간호사, 약사, 법무사, 교사, 만화가, 화가, 세무공무원, 작가, 숲해설가, 환경운동가, 명상가, 강사, 디자이너, 목수, 사업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다. 특히 환경, 에너지 문제, 인간성 회복 문제에 대한 극복방안 연구 등 실천에 뜻을 같이하는 도시권 명상동호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조성됐다.

산수가 수려하고 보청천이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청정지역인 충북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에 위치한 선애빌 마을은 생활속에서 지속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생태순환시스템을 연구, 적용하고 있으며, 전기 없는 체험의 날 운영, 지구힐링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 개최를 통해 환경과 에너지의 소중함을 깨우치며 새로운 문화, 신재생에너지 자립, 생태 마을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선애빌은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곳이 아니라 일반적인 누구나가 취할 수 있는 삶의 형태로서 하나의 모델이 되고자 한다. 자연과 하나 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식량과 동력을 자급자족하고, 영성을 키우는 교육을 하고, 함께 모여 토론하고 공부하며 앎을 향한 탐구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종국에는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깨달아 자연스러운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그런 삶의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냥 함께 사는 공동체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 택한 삶의 패턴, 삶의 방식이 되고, 사랑과 믿음, 희망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기대리 선애빌 대안학교 선애학교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하늘이 두루 소통하며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고 사랑하는 삶의 방식을 배우고 가꿔나가는 학교다.

선애학교 교육형태는 마을 안의 모든 어른들이 아이들의 안내자이며, 내 아이가 아닌 우리들의 아이로 양육하는 공동양육을 지향한다. 또한 아이의 개성과 능력에 맞는 일대일 맞춤식 교육을 지향한다

 

 

전기없는 마을, 선애빌이 추구하는 행복

선애빌하면 전기없는 마을로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는 전기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에너지의 절약과 더불어 환경파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한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기대리 선애빌에서 진행되는 전기 없는 날의 행복은 아픈 지구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전기없는 생활을 통해 문명이 주는 혜택으로부터 잠시 멀어진 생활을 하며 생태체험 및 자연교감, 명상 프로그램 등을 함께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생태관광협회 인증프로그램이다.

선애빌의 하루는 매월 말 주말 월 1회 씩 진행되는 생태 공동체 탐방 프로그램은 기대리 선애빌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 보았다.

시골 마을로 귀향한다는 것, 친한 사람들과 같이 밥먹고 일하며 산다는 것 자연과 함께 명상과 함께, 선애빌 생활의 진솔함과 함께 하시다 보면 도시 생활의 피로와 스트레스에서 어느덧 벗어나 있는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마로면 기대리 선애마을은 25세대 40여명이 생태적 삶과 친환경 공동체적 삶을 위해 둥지를 마련하고 자연과 함께 귀농귀촌 문화의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평범한 삶을 추구

현재의 물질문명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 본성의 언어를 실제적으로 구현해 내는 대안 공간이 되고, 크게는 현 지구적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의 모델로서 화합과 상생의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기대리선애빌의 수칙, 함께하는 기쁨! 선애빌내에서는 절대 금주’, ‘절대 금연이다. 외부인은 꼭 명찰을 착용하며, 호칭은 하고 부른다. 식사 시간에는 자연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시 묵념을 하고 있으며, 식사 후 설겆이는 직접하고 마무리 합니다. 마을내에서는 많은 명상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화장실은 마을전체 생태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

충청북도 지정 예비사회적기업인 농업회사법인 ()선애마을 보은을 사업체로 운영하고 있으며 녹색농촌체험마을 및 휴양마을로 지정이 됐다. 그리고 ()선문화진흥원, ()대청호보존운동협회 회원마을이기도 한 기대리 선애빌은 환경과 에너지, 인간성회복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활동을 비롯하여 귀농귀촌의 흐름을 타고 새로운 유형의 귀농귀촌모델로 관심을 받고 있어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주요방송에 12차례 소개됐으며 주요언론에 40여 차례 이상 노출됐다. 이런 활동이 인정을 받아 2012년 마을부분 충북환경대상수상했다. 앞으로 제2의 선애빌과 같은 생태마을 조성을 통해 귀농귀촌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배우는 환경의 소중함

마을 뒷산에 널린 잔가지를 주워 목수의 지도 아래 나만의 솟대를 만들거나 산야초를 채취해 효소 만들기에 도전할 수도 있다. 아궁이에 밥 짓기도 의외로 재미있다. 장작을 때는 것도 재미난 놀이를 하는 것처럼 흥이 난다. 무엇보다 직접 지은 밥을 가족과 함께 먹으니 더욱 좋다.

슬로우 힐링 맨발걷기 명상도 좋다. 마을에는 인생의 8가지 길맨발걷기 코스가 있다. 맨발걷기는 신발을 신고 걸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나를 자유롭게 하는 방법 중 하나다. 땅과 살을 맞댐으로써 자연의 에너지를 받아 생체 리듬을 회복하고, 정신적으로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안정감을 가지며 스스로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자가 동행하며 도움을 준다.

전기 없이 생활하는 동안은 아날로그의 삶을 살게 된다. 다소 불편하지만 나에게 소홀했던 시간을 반성하고 나와 가족, 자연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된다. 그래서 전기가 없는데도 삶은 오히려 윤택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것이 선애빌에서 누리는 삶이다.

선애빌에서 잠깐 동안 느낀 것은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게 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모든 사물은 자연 또는 인간의 기술로 창조되는데,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은 자연에서 창조되며, 가장 보잘것없고 불완전한 것은 인간의 기술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우리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환경파괴를 자행하고 있다. 산이 신음하고 강이 울부짖는 지금, 우리에게 자연과의 조화, 상생 정신이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지 모른다. 언젠가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고, 숲에서는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지 않고, 산 아래 샛강에는 더 이상 물고기가 뛰어놀지 않을지도 모른다.

전기 없는 체험의 날은 사람과 자연의 평화를 모색하며 상생을 추구하는 시간이다. 자연과의 상생이란 서로 교감하는 것이다. 자연을 해치며 그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분으로서 역할을 하면 된다. 자연을 억압하거나 지배하지 않고 자연 속에 들어가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선애빌 주민들을 보면서 다시금 환경의 소중함을 배운다/신창선· 최미선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터뷰 이종민 선애빌 대표

주민들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그저 자연과 하나 될 뿐

선애빌 이종민(48) 대표는 “2011년을 시작으로 조성된 선애빌 마을은 환경, 에너지, 인간성 회복 문제에 대한 극복 방안 연구 등 실천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귀농귀촌마을이다올해 만 4년째로 마을 구성원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환경, 에너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전기 없는 날을 실천했다고 입을 뗐다.

이 대표는 이른바 386세대 환경운동가이자 명상수련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 운영을 전담하는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도 환경운동연합 간사, 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 풀빛문화연대 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명문대 출신 대기업 월급쟁이의 길을 걷지 않고 환경운동가의 길을 자초했다.

이 대표는 생태적인 삶은 흙과 함께하는 삶이다. 흙에는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기 위한 모든 기운이 응축돼 있다. 인간의 비극은 땅에서 멀어지면서 생겼다. 흙을 만지는 순간 인간의 본질적인 생명의식과 공명하게 된다면서 집은 모두 22평 정도로 평등하고 공평하게 지었다. 화장실은 밖에 두고 공동 생태화장실로 마련해 거름을 만드는 주 재료이기도 하다. 특히 농사를 업으로 삼지 않고 있다. 만평 정도의 농지에서 전담팀을 꾸리고 공동으로 놀고 쉬며 농사를 일구고 있다. 먹고사는 데 필요한 건 마을 안에서 자급자족하는 것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동체 생활을 체험하기 위한 체험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의 의견 조율을 위한 공동체 회의 기법 체험이 인기다.

이 대표는 다른 의견이 나올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 경청의 원리를 배우는 원탁회의, 자유로운 의견을 도출하는 오픈스페이스’, 만장일치의 의사결정 방법인 화백회의등을 통해 조화로운 의사결정을 유도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의식성장 도모에 많은 도움이 된다선애빌 주민들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그저 자연과 조화롭게 하나 돼 궁극적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깨달으며 자연스러운 마무리를 하기를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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