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전라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연합회장, (주)영광신문 편집위원

차별과 편견의 아픔을 싣고

인종적 차별과 편견의 아픔을 딛고 당당하게 코리안 드림을 이뤄가는 전국의 다문화가족 결혼이주여성들이 불갑산 상사화 축제에서 모국의 아름다운 전통 춤을 선보이는 페스티벌을 펼쳤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 상사화로 불려진다는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상사화 꽃잎과 이주여성들의 아름다운 전통의상이 어우러지면서 산사의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다문화가족 이주여성들의 축제 한마당이었다.

()영광군새마을회(회장 김용팔)와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회장 신숙자)가 공동주최하고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주관한 4회 전국 다문화가족 모국 춤 페스티벌이 지난 19일 밤, 불갑산 상사화 축제 현장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광객들의 열렬한 응원과 환호속에서 모국의 아름다운 춤사위를 맘껏 뽐냈던 결혼이주여성들의 다문화축제는 일본의 전통 춤 소란부시를 공연한 전남 강진군다문화센터팀이 3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걸려있는 대상인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 막을 내렸다.

각계각층의 성원으로 화려하게 펼쳐져

이번 제4회 대회는 지난 대회와 달리 전국적인 관심과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전남도와 영광군을 비롯한 지역의 정치인들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의 지원이 줄을 이었다.

31 보병사단에서는 웅장한 군악대를 보내 1부의 기념식 반주를 지원해 주었으며 상사화축제 행사를 주관한 기획사에서는 사회자와 유명가수를 초청해 무료 진행과 공연을 해주기도 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과 이낙연 전라남도지사, 이자스민 국회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 축하를 했으며 지역의 국회의원을 비롯한 군수 군의장 등 정치인들과 기관사회단체장들도 늦게까지 자리를 함께 하면서 대회를 격려해 주었다.

이번 대회는 전남 강진군다문화센터팀을 시작으로 부산 진구센터팀, 전북순창센터팀, 경남 함양센터팀, 대전광역시센터팀, 경북김천시센터팀, 서울 강북구센터팀, 경기파주시센터 팀 등 전국에서 동영상 예선을 거친 12개팀이 결선에 진출하여 친정나라의 명예를 걸고 모국의 아름다운 전통 춤을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선보였다.

전국 다문화가족 모국 춤 페스티벌은 영광군이 개최하는 상사화축제에 맞춰 열리는 국내의 가장 큰 다문화가족 페스티벌로, 결혼이주여성들이 후진국 출신이라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해소시키고 아울러 모국의 우수한 전통 춤문화를 한국인들에게 선보임으로써 문화적 선진국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안정적으로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매년 주관하여 개최하고 있다.

모국의 전통을 간직하며 코리안 드림을 실현

결혼이주여성을 며느리로 맞이한 한국의 가정들은 이상하리만큼 모국인 친정의 문화를 깡그리 잊고 살도록 강요를 하는 경향이 있다.

친정국의 문화를 잊지않고 있으면 가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괜한 우려 때문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배었던 문화를 잊도록 강요하는 것은 일제시대의 한국문화 말살정책과 다름아니라는 것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역지사지로 우리들의 민족의식을 뒤돌아보자.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으로 이주를 했으면서도 한복을 입고 한국의 노래를 부르는 등 한국문화를 지켜가는 한국인 이민자들에게 우리는 박수를 보내지 않았던가?

다문화가족 결혼이주여성들도 모국의 우수한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전라남도차원의 행사로 격상

관광객들로부터 불갑산 상사화 축제 행사 중에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꽃이었다는 평을 받은 결혼이주여성 모국 춤 페스티벌이 내년부터는 전라남도 주최로 개최될 전망이다.

그동안 빠듯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던 행사 실무자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라남도에서는 대회의 예산확보와 함께 차기 대회 때부터는 국무총리표창으로 상훈격을 격상시키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제는 진정한 다문화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다문화축제를 지원해 준 여성가족부와 전라남도, 영광군, 한빛원자력본부, 전남문화예술재단, 정주라이온스클럽, 청람원 등에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공로로 한국다문화센터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양창호 한빛원자력본부장에게도 축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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