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훈현/ 영광소방서 현장대응단

날씨가 매우 추워졌다. 우리나라만의 특성인 김장철이 다가온 것이다. 김장 재료를 구비하러 전통시장 같은 곳에 가보면 활기차게 움직이는 관계자들이나 손님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을 보면서 흐뭇한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이곳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저들은 잘 대피할 수 있을까? 속단은 금물이지만 잘 대피하리라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안전 불감증에 걸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작년 세월호 사건부터 올해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까지 모든 국민이 안전에 대해 둔감하게 느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안일한 생각들이 발생되지 않을 사건을 발생시키고,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 전통시장은 그 특성상 상가들이 매우 인접하게 위치해 있다. 또한 상가 앞 도로에는 좀 더 많은 상품을 진열하기 위한 자판대가 놓여 있다. 하지만 언뜻 둘러보아도 소화기나 소화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면 소화기는 가게 안쪽에 찾아보기 힘든 위치에 있는 것이 다반사이고, 소화전은 상품 진열로 인해 가려져 있어 위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조건의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난다면 어떨까? 통행로(대피로)는 자판대 등으로 인해 좁고 유동인구는 많아 대형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여러가지 적재물 연소로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규모에 비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화재는 진압하는 것보단 발생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시장에서는 많은 난방기구를 사용한다. 이런 난방기구는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콘센트 부족으로 멀티탭을 이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하나의 멀티탭에 너무 많은 기구 사용은 이상과열로 인한 전기화재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반드시 멀티탭의 정격용량을 확인하고 이를 지켜 사용해야 하고 소화기는 눈에 잘 보이고 가져오기 용이한 장소에 비치하여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하겠다. 도로에 나와 있는 자판대도 상가 안으로 들여놓아 소방차가 출동할 때 방해가 돼서는 안돼야 하겠다.

소방서에서도 전통시장은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실속 있는 대피훈련을 실시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설치된 소화시설을 파악하여 이를 반영한 진압작전을 세워 활동을 해야 하겠다. 또한 시장 내 도로의 소방차 진입 가능 여부와 어떤 차량까지 진입이 가능한가도 미리 파악하여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곧 새해가 오고 민족 대명절인 설도 다가오고 있다. 전통시장 관계자들과 소방서의 노력으로 안전한 전통시장이 된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덤의 정이 있는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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