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옥/ 영광소방서 방호구조과 구조구급팀장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지 눈보라가 치고 기온도 많이 떨어졌다.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난방에 더욱 더 신경을 쓰겠지만, 상대적으로 불조심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일례로 가족들끼리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가보면 식당이나 숙소에서 소화기를 찾는 것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쉽지 않다. 소방특별조사를 나가 관계자에게 소화기 어딨어요?“ 하고 물어 보면 어디선가 먼지를 자욱이 뒤집어 쓴 소화기를 들고 나오며 여기 있어요.“ 하는 실정이다.

이렇듯 소화기가 꽁꽁 숨어버린 이유는 단순히 보기 좋지 않아서!’이다. 주위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통행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가 태반이다.

다행히 화재가 관계인이 있을 때 난다면 소화기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른 진압이 가능하겠지만 소화기 위치를 모르는 제 3자가 목격한 화재에 대해서는 119에 신고하는 것 외에는 뭔가 손 쓸 방법이 없다.

소화기는 생김새 자체가 눈에 잘 띄게 매우 빨간 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리고 소화기가 비치된 곳에는 이곳에 소화기가 있다는 표시를 할 수 있는 안내 표지판도 있다. 그리고 소화기는 각 층마다 설치해야 하며 소방대상물 각 부분으로부터 20M이내에 설치해야 하므로 최소 1개 이상 설치 될 것이다. 또한 각 층이 구획되어 바닥면적 33이상으로 나뉘어져 있다면 그 구획된 각 거실마다 배치해야 한다.

이렇게 많이 설치되어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소화기가 미관상의 이유로 꽁꽁 숨어버린 것이다.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 분의 몫을 한다고 한다. 실제로 화재현장에 출동하여 보면 신고자의 소화기 사용으로 인한 자체진화가 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눈으로 보아도 피해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신고자의 초기진화가 안되어 우리가 출동할 때까지 진화가 지연된 경우를 보면 화재피해가 극심한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보기엔 간단하고 단순한 소화기. 이 작은 소화기 하나가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가에 따라 우리의 안전이 지켜질 가능성이 다르게 되고, 그 가능성이 우리에게 행복한 미래를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불행한 미래를 선사할 것인지 결정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꽁꽁 숨어있는 소화기를 내 눈앞에 꺼내어 행복한 미래에 대한 보험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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