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전라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연합회장

-20대 총선을 발판으로 비상하고 싶은 잠룡(潛龍)들을 위한 고언(苦言)-

제환공의 인재등용

중국의 춘추시대, 오왕 부차, 월왕 구천 등과 함께 춘추5패 중의 한 사람이었던 제나라의 군주 환공은 재위 기간 중 관아와 포숙아, 영척 등 현신들의 보필을 받아 제나라를 춘추시대 제일의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제환공은, 충신 관중이 "임금의 비위를 거슬리면서 까지 간하되 충성으로써 하며, 죽음을 피하지 않고 부귀로도 그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은 신이 동곽아(東廓牙)만 못합니다."며 천거한 동곽이라는 명신을 얻기 위해서 그의 집을 다섯 번이나 찾아갔다는 유명한 일화는 삼국시대 유비의 삼고초려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신들의 보필을 받아 천하를 호령하며 제후들에 의해 패자로 추대된 그도 말년에 총기가 흐려지면서 충신의 간언보다는 간신의 감언(甘言)에 빠져 역아, 수초 등의 소인배들을 등용시키는 바람에 끝내는 내란이 일어나고 도망 중에 굶어 죽는(餓死) 비극적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진다.

유비와 삼고초려

중국의 전국시대, 손권, 조조 등과 함께 중원을 삼분했던 촉한(蜀漢)의 황제 유비가 유랑시절 제갈량이라는 천하의 인재를 구하기 위해 그가 머무는 초가를 세 번이나 찾아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즉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로 지금도 정치권에서 인재를 얻기 위해 종종 인용되고 있는 삼고초려라는 말이다.

관우, 장비, 조자룡이라는 천하의 맹장들을 두었으면서도 책사가 없어 연전연패를 하며 조조에게 쫓기던 유비는 와룡강 융중에서 칩거 중이던 제갈량을 군사로 모셔오기 위해 관우, 장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 번을 찾아가는 수모를 감수한다.

그러나 천하를 삼분하며 세력을 넓히던 그도 말년에 충신 제갈량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본거지였던 형주성의 탈환과 함께 형제의 의를 맺은 관우, 장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서둘러 출정을 했다가 손권에게 대패를 하고 만다.

유비가 분기를 이기지 못하고 한 많은 생을 마감함으로써 한나라를 부흥시키겠다며 군사를 일으켰던 그의 원대한 꿈이 무산되고 결국 중원은 간신 조조의 수중에 들어가고 만다.

20대 총선과 잠룡들의 인재영입

20대 총선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20대 총선은 집권당인 새누리당을 비롯하여 친노세력(친노무현)과 문재인 전대표의 이미지가 강하게 배어있는 더불어 민주당, 그리고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IT계의 선구자라는 안철수의원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한 국민의당을 주축으로 여타 군소정당들과 무소속 출마자들이 한판 대결을 벌이는 뜨거운 각축장이 될 것 같다.

아울러 20대 총선은 1년 후인 201712월에 치러질 19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띄고 있어 그 열기는 한층 더 고조될 전망이다.

19대 대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밖에 없는 20대 총선은 총선결과에 따라 대선 잠룡들의 극심한 부침도 가져오게 된다.

현재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며 대권을 꿈꾸는 10여명의 유력한 잠룡들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자신의 입지가 크게 바뀌게 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선현들의 충고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 우리의 정치권이 돌아가고 있는 형태를 살펴보면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다.

선거시즌이 될 때마다 매번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 정치의 현실이지 않느냐고 자위를 해보지만 해가 갈수록 앞으로 나아지기는커녕 뒷걸음질만 치는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생활에 빠듯한 저임금을 받으면서도 꼬박꼬박 낸 세금으로 저들을 호강시켜주어야 하느냐는 자괴감에 한편 부화가 나기도 한다.

수소폭탄 개발로 우리의 목줄을 조여 오는 적을 앞에 두고도 정쟁으로 날을 새고 지는 정치권이 이번만은 사람의 교체를 통해 바뀌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총선에 몰려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요즘 정치권의 구태를 보면 그 기대를 접어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대권 잠룡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정치의 뒷처진 현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현실정치를 좀처럼 이해하기가 어렵다.

국민의 대표라는 선량을 공천하면서 무엇이 못 미더웠는지 능력이나 자질도 따지지 않고 자신을 싸고도는 주변사람만 고집하는 무리수가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임을 지금까지 우리는 잘 봐왔지만 정치권은 그 일을 어김없이 반복하려 하고 있다.

천하에 인재를 모음에 있어 자신에게 따른 유,불리만을 계산해서는 않된다.

제환공이나 유비현덕처럼 진정으로 이 정치권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인물이 재야에 있다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오고초려를 해서라도 영입을 해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제환공이나 유비의 또 다른 경우처럼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 자신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잠룡들은 유념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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