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영광문화원장

똥싸러 갈때와 똥 누고 올때의 마음은 같지 않다는 우리 고유의 속담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우리는 선거후에 제일 잘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선거전에는 그렇게도 숨넘어가는 모습으로 지역 유권자는 하느님이 된다. 아니, 하느님보다도 더 높아집니다.

지금 막무가내로 똥이 밀어닥치는 찰나에 화장실을 찾지 못해서 허둥대는 모습을 한번쯤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선거를 안치루었어도 치루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화장실을 쉽게 발견하여 겨우겨우 급함을 이겨내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사람의 부탁은 정확히 파악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알았다는 성의 없는 식의 대답으로 처리하고 들어선 화장실, 우선 쑥 밀어내고 나니 얼마나 후련할 것인가 이제 후련함의 감정을 느끼면서 아까 들어오면서 만났던 사람이 부탁한 얘기는 정리도 안되지만 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하니 후회가 막급하기 시작을 합니다.

그냥 대답없이 들어올 것을, 이제 어쩌지, 신뢰를 져버리면 내가 무슨 꼴이 되는가. 그야말로 고민이 더 쌓여가고 있을 것입니다. 모든 정치인들이 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선의 꿈을 앞에두고 급한 변소길에 막 쏟아놓은 약속들은 이제부터 가보지도 못한 여의도길이 두렵기만 합니다.

413. 그 기다림과 화려한 축제는 이제 끝났습니다 당락의 희비가 엇갈리는 이야기들로만 온통 가득한 골목길에도 옛날의 그런 바람은 아닙니다. xx씨와 xx씨가 대하는 모습은 옛날 같지가 않습니다. oo군 토박이와 oo군에서 이주해온 사람끼리도 서먹서먹 하기만 합니다.

판은 후보자가 벌려놓았는데 순수한 동네사람끼리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당선자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의기양양 해지는 골목 풍경입니다.

낙선자는 말할 필요도 없고 당선자의 꼬빼기도 아직 보이지 않는데 마을사람들은 기대에 차 있습니다. 3년째 놀고있는 청년 실업자를 둔 아버지의 마음은 어찌했겠습니까. 당선자가 후보자 시절 무엇이라 했기에 아버지는 밤낮을 쏘다니며 당선자의 운동에 전념했을까 마을 안에선 날개도 없는 말들이 여기저기 바람처럼 다닙니다.

이런 동네 속의 무수한 이야기들을 당선자는 어떻게 정리해야 될지 지금부터 고심과 고심을 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내세웠던 공약은 크거나 작거나 모두다 수용해가면서 마을 분위기도 추스르고 잘못된 말들로 상대자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면 지금이라도 달려가 손잡아 흔들며 등이라도 두들겨 주면서 이제 마려운 똥을 시원스럽게 쌌으니 깊은 속마음으로 본연의 자태로 하루 빨리 가야할 것입니다.

내가 당선된 것은 학식이 높거나 품위가 있어라면 다행이지만 당선을 위해서 쏟아놓은 무수한 말들을 빨리빨리 헤아려 당선자로서의 인격과 품위를 잡아가야 합니다.

이제 너와 나를 넘어 우리를 위해 학연과 지연을 넘어 우리나라를 위해 당선자와 낙선자, 그리고 유권자까지도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삶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이런 일에는 낙선자보다는 당선자가 너른 마음과 배려로 모두를 아우르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합니다.

좋은 정치는 참일꾼이 만듭니다. 참일꾼은 정치도 잘해야하지만 그보다 앞서 작은 일에도 배려와 사랑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참 일꾼은 이렇듯 아무리 작은일에서도부터 시작됨을 깨달으면서 빨리 빨리 상처 받은 마음의 치유에 앞장서기를 당선자에게 먼저 부탁을 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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