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우리종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

4월초 KBS는 우리 토종종자 지킴이 행사를 KBS 앞마당에서 개최를 하여 우리 토종씨앗의 관심과 함께 잊고 있던 토종에 대한 경종과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한 KBS “6시 내고향프로에서는 전국에 있는 우리토종종자를 발굴하여 우리씨앗을 보존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방송으로 사라져 가는 우리 토종종자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방송을 하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과거 우리 농촌의 농부는 봄에 파종할 씨앗을 가을에 선별하여, 신주단지 모시듯 하며 보존하여 왔으며, 수 천년을 지켜온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 토종종자는 이 땅에서 명맥마저 끊기는 위기에 처해 있으며 국가의 안일함속에 종자 산업은 속절없이 다국적기업의 손아귀에 넘어가고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여 외국종자기업에 배만 불리며, 종자의 자주권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우리종자를 지키기 위한 주권행위는 국가가 아닌 한 개인의 피나는 노력과, 의식있는 농업인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가며 지켜내고 있는 형국이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 격입니다.

내손으로 받는 우리종자의 저자 안완식 박사는 1985년부터 우리의 토종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연구 당시 대략 2만 여 종을 모았는데 10년 후 수집했던 곳을 다시 찾아가 종자 조사를 했더니 남아 있는 것이 10%도 되지 않음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고 합니다. 10년이 지난 후 몇 곳을 조사해보았더니 남은 10%10%도 채 못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자기 손으로 채종할 줄 아는 농부가 모두 없어지기 전에 하루빨리 채종에 관한 책을 내야겠다는 조바심에 이 책을 내게 되었고 이 책에서 종자주권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왜 지켜내야 하는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 농촌에서는 고추씨앗을 선별하여 이른 봄에 싹을 틔우고 모종을 만들었으며, 상추, 가지, , 오이, 고추, 배추, 시금치, , 옥수수, 메밀, , , 수수, . 동부 등 다양한 종자 꾸러미를 처마 끝에 매달아 두었으며 이 종자의 지킴은 농촌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많던 우리종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생물다양성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이 무력화 앞에 제3세계 나라들은 속절없이 종자를 다국적 종자기업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특히 한국은 IMF 금융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아래 청량고추로 대표되는 종자기업을 몬산토에 팔아넘기고 말았으며 그 이 후 종자산업은 완전히 다국적 기업에 종속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자를 잃어버린 나라가 되었으며 한국의 토종종자는 침묵을 강요받고 있으며 천덕꾸러기가 되었습니다.

대대로 집안으로부터 물려받은 종자는 귀중한 종자이기에 문중을 대표하기도 하여, 과거에는 어느 집 종자가 우수 하다고 소문이 났고 그 종자를 얻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쓰던 조부모님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작물의 종자는 거의 다 종자 회사나 농업연구기관에서 수년, 혹은 수 십년간 개량해온 것으로 재래종에 비해 생산성이나 병충 해 저항력이 어느 정도는 높은 종자임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재래종 종자는 부가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종묘상에서 팔지도 않을뿐더러, 농가에서도 상업농에 익숙해져 있기에 파종을 하지도 않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나나를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바나나는 과거 수 백종의 종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캐번디시단일품종에 의존하고 있어 향 후 10년 안에 멸종 될 것이라고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특정농약에만 특효를 가지고 있는 종자로 단일화되어 있을 때 병해충 저항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다른 종자로 대처 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린 그것을 소나무 재선충 병에서 이미 한번 겪은 사례가 있습니다.

토종종자의 육성과 복원은 병해충 저항력에서 다원성을 가질 수 있으며, 또한 종의 획일화에서 오는 폐혜를 극복 할 수 있으며, 자연환경을 지킬 수 있습니다.

생산성 보다 토종의 가치우선과 생물다양성으로 식물자원의 경쟁과 농업의 주권을 지키는 길입니다.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텃밭이고 텃밭에 심은 볼품은 없어 보이지만 , 우리종자는 한국인의 역사와 한국인의 정체성이 있는 토종입니다.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 봅니다, 할머니가 돋보기를 쓰고 콩이며 팥이며 수수며 고추 종자를 한톨 한톨 선별하여 우수한 종자를 골라내던 어느 따스한 초봄의 일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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