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단계부터 문제점 투성이던 백수해수온천탕이 결국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군은 영광해수온천랜드 토지와 건물 등을 전자입찰 방식으로 오는 15일 매각하는 내용을 공고했다.

모두 173억원 이상 들어간 해수탕을 93억원에 팔겠다니 80억원을 손해 보고라도 팔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다행히 93억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이정도 손해로 끝나겠지만 15일 입찰이 유찰되면 얼마나 더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된다.

군이 손해 보고라도 팔겠다는 의지는 매년 임대료가 3,300만원이지만 시설보수비에 1억여원이 투입되면서 수익은 고사하고 이자조차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수해수탕은 지난 2004년 농어촌휴양관관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시설사업비 165억원을 투입해 6년만인 20102월 개장했다.

군은 개장 당시 1층부터 3층까지 해수탕이 만들어 지고, 특산물판매장과 해수풀장, 수변공원, 일반광장, 주차장 등을 시설해 국내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그러나 3층은 준공이후 단 몇 차례 밖에 사용하질 못했고, 뒤편에 만들어진 해수풀장도 개장 이후 사용할 수 없는 시설물이 되었다.

당초 계획부실로 인한 설계 잘못 등으로 엉터리 시설물을 만들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그러나 군은 수차례 설계 변경 등을 통한 사업비를 마구잡이로 증액했다. 김봉열 군수가 사업을 시작해 강종만 군수를 지나 정기호 군수가 취임해 개장하면서, 전문가 의견보다는 역대군수들과 공무원들의 생각으로만 추진되면서 졸작이 만들어 졌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2009년 운영사업자를 공모해 12월에 3년간 운영사업자를 선정했으나, 사업자가 개장을 위해서는 해수탕 중앙 배치 등을 요구하여 2억원을 추가로 들여 공사를 진행하는 등 부실설계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수많은 시설물을 만들면서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보다는 최고실력자들의 단견만 반영되면서 나타난 공통적 사안이다.

영광의 경우 백수해수온천탕을 비롯해,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불갑생태공원, 법성포매립지 등은 지역이익 보다는 후손들에게 골치 덩어리를 넘겨주는 모양새이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공공시설물은 늘어가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필요한 시설이다. 그러나 일부 집단의 이익만 주는 시설인지 지역민 전체의 이익이 되는지를 정밀분석하고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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