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원자로에서 3~5년간 핵분열을 하며 발전에 사용된 연료를 교체한다. 연소된 사용후연료에는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235와 플루토늄2391% 가량 남아 있다. 남아있는 유효성분을 다시 활용하는 재처리 작업을 하여 핵연료로 재탄생한다. 재처리기술은 농축기술과 함께 군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기술로서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 독점 통제하고 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에는 우라늄 외에 제논·스트론튬·세슘·플루토늄 등과 같은 맹독성 방사성물질이 발생한다. 원자로에서 핵분열을 거친 후에도 다량의 방사선과 뜨거운 열이 방출되므로 직접 사람에 노출되면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재처리해서 핵연료로 재사용하거나, 사용 후 연료봉을 깊은 물(붕산수)속에 담가 열을 떨어뜨리고 방사선을 차폐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을 가동하고 있는 세계 30여개 국가들은 사용후핵연료를 발전소 외부의 별도시설에서 중간저장을 거쳐 바로 처분하거나 재처리 후 처분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영구처분장을 마련한 국가는 하나도 없다. 현재 중간저장시설에 보관중이며 나라별로 영구처분장 로드맵을 정하고 진행 중이다.

지난달 우리 정부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2028년까지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부지가 선정되면 2035년부터 중간저장시설을 가동하고, 영구처분시설은 2053년부터 가동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한빛원전을 비롯한 발전소는 중간저장 및 영구처분시설이 가동되기 전까지 각각의 원전 내에 임시로 사용수명 50년의 건식저장시설을 건립하여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지역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절차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셈이다. 한빛원전은 현재 습식 저장방식으로 사용후핵연료 5,831다발을 보관하고 있다. 정부가 건식저장 시설을 만들고 중간저장시설로 이송하는 2035년까지 앞으로 20년 정도 영광에 보관해야 한다. 중간시설 건립이 늦어지면 임시 보관기간은 무한대이다.

이 같은 결정에 군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역민의 주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확정한 한빛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은 이 같은 결정을 즉각 취소하고 지역민심에 귀를 열어야 한다. 정부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는 성공할 수가 없다. 정부와 한수원은 이제라도 군과 군의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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