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재/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식량작물연구소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관포지교(管鮑之交)나 선린정책(善隣政策)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지난 624일 결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국제적인 논쟁거리로 대두됨에 따라 새삼 이웃을 주목하게 된다. 흔히들 이웃이 좋아야 한다. 라고 말을 하는데 이는 이웃의 생활환경이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웃효과? 미국의 아서 모만드가 1913년부터 28년간 신문에 연재한 존스네란 만화에서 유래하였는데 이는 주변 집단(친구나 이웃)의 수준에 비추어 자신을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양봉업자가 주변에서 자라는 꽃나무를 보고 벌꿀 밀원이 많아지는 것에 기뻐하거나 동창생이 명품을 사용하는 것에 초라해 하는 모습에서 좋거나 나쁜 영향을 볼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이웃 국가와의 친소(親疎)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미국은 멀지만 중요하고 일본은 가깝지만 먼 나라 같고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나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이웃나라 중국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오던 중 중국어교육과정을 통해 베이징(北京), 시안(西安), 쓰촨성(四川省) 등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과업은 현지인과의 언어구사 능력향상, 농촌지역의 발전과 문화재 보존실태 등을 지방행정에 반영하는 일이다. 그러나 과연 중국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이웃효과가 무엇일까? 라는 고민속에서 얻은 결론은 우리의 농수산물을 수출하고 요우커(遊客, 관광객)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

북경대학교, 왕부정거리, 병마용과 곡강문화산업그룹, 구채구 등을 방문하면서 중국의 발전상과 역동적인 사회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상전벽해(桑田碧海),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2000년 항조주(杭州)에 있을 때 한국에서 왔다니까한국과 북한, 중국 중에서 어느 나라가 제일 잘 사느냐? 라고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오빠’,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과 소통하면 한류의 열풍에 우리 농식품도 중국의 중산층에게 구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 서울, 제주, 부산 등 주요 관광지를 제외하고 기타지역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실로 유감(遺憾)이었다. 따라서 영광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의 지방정부에 주요 농수산업과 문화재를 널리 알리는 홍보 마케팅이 매우 절실하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래 30년간 수출산업, 공공투자, 인구배당 효과로 매년 10%내외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농업생산을 증대시켜온 결과 1인당 농업생산이 1.1%에서 3.8%로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달하였으며 소득증가도 10배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OECD가 전망한 GDP 성장률은 6%로 낮아질 것이고 식품가격의 상승과 토지, , 노동력의 제약으로 농산물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UN의 인구추계는 2012년 농업인구가 약 7억 명에서 10년 후엔 1억 명이 감소하지만, 도시인구는 14천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시인은 농촌에 비해 순소득이 약 3배정도 높기 때문에 식품소비에 크게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소득수준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있지만 먹을거리도 안정시켜 주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14억 명의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안정적인 식량공급의 수입 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면서 부유층(1억 명) 밀집지역의 소비성향에 깊은 관심과 집중이 필요하다. 현지 교민들의 전언에 의하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농식품 중에 한국제품이 단연코 으뜸이라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는 중국인을 매료시킨 한국 화장품에 이어 농식품까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기회가 되었다는 반증이다. 사실 중국의 상류층은 멜라닌 분유 파동 이후 자국의 농식품에 대해 큰 불신을 가지고 있다 한다. 따라서 소득증가로 수요가 늘고 있는데 공급제한이 우려되는 농산물을 우리의 수출기회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한편 중국인에게 한국방문을 여쭈었을 때 대부분 방문하겠다고 답을 하였다. 요우커의 특징은 보고, 먹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력적인 한국 상품을 정가에 구입할 수 있는 기반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광지역에 산재한 중국관련 4대 종교문화유적지를 비롯하여 불갑사, 백수해안도로, 천일염전, 참조기 등을 소개하는 한편 광주지역의 숙박, 백화점 등과 연계하여 그들의 방문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

이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좋은 이웃은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만 나쁜 이웃은 악의 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주변인들과 긍정적인 만남이 필요하다. 직장에서는 부서 간 업무공유로 새로운 역동성을 창출하고 자치단체 간에는 긴밀한 상생협력으로 공동번영의 성공모델을 조속히 개발,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상생협력이 타 지역에서는 매우 빠른 반면 우리지역은 아직도 이념에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이웃에서 찾을 수가 있다. 주변에서 얻어지는 긍정적인 이웃효과를 미력하나마 우리고향에 접목하여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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