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과 한수원, 전남도는 한빛원전 6기에서 발생하는 온배수 잔열을 농업 등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에 본지는 전남을 비롯해 제주도, 충북, 충남 지역의 산업폐열 활용사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빛원전 온배수 에너지원으로 가능할까?

6개 호기에서 초당 300~360톤 바다로

온실난방 활용할 경우 난방비 절감 기대

영광군에 소재한 한빛원전은 6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서해안에 유일한 한빛원전은 달궈진 원자로 냉각을 위해 바닷물을 사용하고 있다. 취수구를 통해 공급된 바닷물은 원자로 냉각을 마치고 초당 300~360톤씩 배수로를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 구조다. 이를 온배수라고하며 냉각수로 활용되는 온배수는 배출 시 기존 바닷물에 비해 온도가 7~8도 가량 높지만 대부분은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 방사능에 직접 접촉되지는 않아 안전성에 큰 문제도 없다. 최근에는 버려지는 온배수의 잔열을 산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한빛원전은 십수년 전 부터 온배수를 활용해 광어, 농어 등 바닷물고기 양식을 하고 있다.

이에 영광군은 지난 54일 오전 11시 한빛원전 홍보관에서 전남도 및 한수원과 한빛원전 온배수열 활용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낙연 전남도지사, 김준성 영광군수, 조석 한수원 사장 등이 참석했다.

온배수란 원자력·화력발전소 등 발전기 냉각에 사용된 후 따뜻한 물이며, 한빛원전의 경우 바닷물이다. 전기 생산을 마치고 버려지는 온배수에서 잔열을 추출해 농어업시설, 화훼단지, 휴양시설 등 여러 사업에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면 생산비 및 유지비 절감 등 농어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예를 들어 토마토·난 등을 재배하는 온실난방에 활용할 경우 원예농가의 난방비 70~80%를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온배수 활용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신 기후체제하에서 저렴한 에너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정부역시 201512월 파리 협약 이후 학교 태양광 설치, 전기차 충전소 구축 등 에너지신산업 10대 프로젝트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수원도 에너지신산업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온배수열 활용 외 발전소 사택 태양광 발전, 전기차 운영시스템 구축 등 10대 프로젝트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온배수를 활용한 지역 내 양식은 아직 방사능 이미지 문제로 어업 소득과 직접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 외 농업 등 지역산업에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다. 영광군, 전남도, 한수원이 이를 활용하기로 협약은 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방향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관련 정책과 산업화를 위해서는 국내외 등 선진 사례를 통해 추진과정의 기술적, 행정적 등 다양한 문제점을 파악해 보완해야 한다.

원전 선진국 프랑스의 경우 원전 온배수를 활용한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열대식물원, 악어농장 등과 같은 관광자원 측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 화력 등 일반 발전소 등도 폐열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으로 인근 주민들이나 산업에 에너지 절감 혜택을 주고 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 농관련 산업발전, 원전에 대한 대외 이미지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버려지는 산업폐열 농업 활용 길 열린다

농촌진흥청, 농업 활용 가능 산업폐열 활용

버려지는 산업폐열을 온실의 냉난방이나 농산물 건조 등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설계 모델이 마련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산업폐열의 농업적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산업폐열 분포 지도를 작성하고, ‘산업폐열의 농업적 활용 모델 6을 개발했다.

농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산업폐열은 발전소의 온배수열, 쓰레기 소각장의 소각열, 일반 산업체의 폐열 등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폐열 재이용 시설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농업인이나 관련 지방자치단체에서 산업폐열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활용 모델이 필요한 실정이다.

산업폐열 분포 지도에는 공공성이 강한 발전소 22개소, 쓰레기 소각장 41개소, 일반 산업체 3개소 등 총 66개소의 산업폐열 발생 업체가 표시돼 있다.

우선, 원하는 지역()을 클릭하면 그 지역에서 산업폐열이 발생하는 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일반 산업체의 위치가 표시된다.

여기에서 원하는 산업폐열 발생 업체를 클릭하면 위치 정보와 함께 월별 또는 연간 폐열 발생량, 거리별 인근 농지 면적, 작물 정보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다.

함께 개발한 산업폐열 활용 모델은 산업폐열의 종류와 활용 분야에 따라 발전소-온실, 발전소-건조, 발전소-주택, 소각장·제조업-온실, 소각장·제조업-건조, 소각장·제조업-주택 등 6종류다.

사용자가 산업폐열의 종류와 활용 분야를 선택한 후 온도 등 필요한 값을 넣으면 자동으로 난방이나 건조에 필요한 기초적인 설계 값이 산출된다.

예를 들어, 발전소-온실을 클릭한 후 이용하고자 하는 발전소의 겨울철 최저 온배수 온도와 최저 온배수량 난방 하고자 하는 온실 온도와 면적 지역 최저 외기온 등을 입력하면 난방 가능한 온실 면적과 최대 난방부하, 히트펌프와 축열조 용량, 열교환기 길이 등 설계값이 나온다. 또한, 발전소에서 온실까지 열이 전달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린 계통도를 제공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폐열의 분포 지도산업폐열의 농업적 활용 모델은 그 자체로 당장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농업 시설 등의 난방을 위한 설계 기준으로 사용하면 폐열 재이용 시설 지원 사업 등을 계획할 수 있어 그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산업폐열을 활용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화력발전소 폐열(온배수열)을 활용한 온실냉난방시스템(장치)’을 개발해 서귀포 망고 재배 영농조합에 설치한 바 있으며, 이 장치로 인근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20℃∼30의 온배수열을 흡수한 다음 히트펌프로 온도를 끌어올려 40℃∼50의 물을 탱크에 저장했다가 온실 난방에 활용한다. 이 장치를 사용한 결과, 유류를 사용할 때보다 난방비를 89% 절감했으며, 냉방도 가능해 망고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어 다른 농가보다 30%의 추가 이익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 강연구 농업연구사는 산업폐열 분포 지도와 활용 모델은 정부3.0과 부처협업 과제로 이룬 성과다앞으로 산업폐열 활용이 확대돼 농가의 난방비 부담이 줄고 높은 소득을 올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버려지던 발전소 폐열, 온실에 활용하라

농식품부, 폐열 활용 시설원예 지원사업 추진

농식품산식품부(장관 이동필, 이하 농식품부)는 시설원예 폐열재이용시설 지원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시행하고 있다.

난방비가 경영비의 30~4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시설원예농가의 에너지비용 절감을 통한 소득 증대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이 사업은 지난해 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하는 당진시, 하동군, 제주시 3개 지역과 산업체 폐열을 활용하는 곡성군 1곳을 선정·지원했다.

폐열재이용시설 지원사업(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은 시설원예농가의 냉난방에너지 공급을 위한 폐열 이송관로, 열교환기, 히트펌프 등 폐열이용설비을 지원한다. ·난방이 필요한 시설에서 채소·화훼류를 재배하는 농업경영체 및 생산자단체를 대상으로 보조 80%(국고 60, 지방비 20), 융자 10%, 자부담 10% 비율이다.

폐열을 활용한 온실 냉·난방은 미활용 자원의 농업적 활용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대표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폐열 활용시 경유로 온실을 난방할 때 보다 에너지비용이 80% 가량 절감되어 시설원예 농가에는 경영안정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지역 차원에서는 발전소 등 기피시설을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지자체-발전소-주민 간 상생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여는 발전소 온배수 및 산업체·소각장 폐열 등을 농업분야에 재이용하기 위하여 농업인·농업법인으로 사업추진단을 구성하여 사업신청이 가능한 시·군에서 할 수 있다. 희망하는 지역에 적합한 사업모델을 발굴하여 시·도를 거쳐 농식품부(원예경영과)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농식품부와 농진청은 이와 함께 폐열재이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산업폐열 분포지도 및 활용모델을 마련하여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각 시·도 기술센터에 책자로도 배포했다.

지자체와 농업인은 폐열지도를 활용하여 폐열발생원 위치정보 뿐만 아니라 폐열의 온도·배출량 등을 입력값으로 한 난방가능 온실면적 정보, 활용 모델 별 기초 설계 자료 등 폐열활용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농식품부는 폐열을 활용한 온실 냉·난방이 확대된다면 시설원예 농가 경영비 절감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농촌진흥청·한국농어촌공사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폐열의 시설원예 활용 정착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폐열 분포지도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www.naas.go.kr) 홈페이지 게시(문의 : 국립농업과학원 063-238-4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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