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과 한수원, 전남도는 한빛원전 6기에서 발생하는 온배수 잔열을 농업 등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에 본지는 전남을 비롯해 제주도, 충북, 충남 지역의 산업폐열 활용사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내 최초 지역농업에 발전소 온배수 지원

남제주화력발전과 행복나눔영농조합의 상생

애플망고 재배로 시작 돌돔 양식까지 확대

남제주발전본부는 발전소 주변 지역사회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해 지역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02월 남부발전과 행복나눔영농조합법인은 온배수열 이용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정부 보조사업을 통해 그해 7월 당시 애플망고와 감귤을 재배하는 1,800평 규모의 시설원예하우스를 준공하고, 그해 9월부터 시간당 100톤 규모의 온배수 공급을 통한 하우스 난방이 시작됐다. 2011년부터는 시설하우스 규모가 더욱 확대됐으며, 2013년에는 온배수를 이용한 어류양식까지 추진되면서 남부발전과 영농법인간
협약이 또다시 추진됐다
. 2015년에는 시설하우스 4,500평에 애플망고로 단일작물 변경이 이루어 졌으며, 그해 온배수 공급량은 시간당 200톤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에는 200평 규모의 양식장이 발전소 건너편에 준공되면서 돌돔 치어 5만미가 입식됐다. 양식이 본격화 되면서 올해부터는 발전소에서 공급하는 온배수도 시간당 350톤으로 확대됐다.

남부발전은 당초 바닷물을 끌어와 발전소에서 사용한 후 데워진 온배수(21~35)를 방류구를 통해 바다로 배출했다. 하지만, 농가들과 협약한 뒤에는 방류구에 온배수 취수모터 4(예비 2)를 설치해 이중 2대로 끌어올려 300mm PE 검은색 관을 통해 농가로 보낸다. 방류구에서 내부도로를 거쳐 발전소 경계까지는 땅속을 관통하다가 이후 땅위로 노출돼 양식장과 온실로 공급된다. 모터와 배관 관리 및 운영비 등은 모두 농가들 몫이다.

이렇게 공급된 온배수 중 250톤은 발전소와 150여미터 떨어진 돌돔 양식장에서 직접 이용된다. 나머지 100톤 정도만 300여미터 떨어진 영농조합으로 이송돼 열회수 및 히트펌프의 증발·압축 과정을 거쳐 50도 이상으로 온도를 높인 뒤 축열탱크에 저장했다가 휀유니트를 통해 온실난방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축열탱크 없이도 온배수 난방이 가능할 만큼 시스템이 간소화됐다.

온배수와 히트펌프를 이용한 열원으로 난방을 할 경우 기존 유류 난방비 대비 80%나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자연해수와 히트펌프를 이용한 시스템보다도 효율이 54%나 높다. 더 큰 장점은 저렴한 낸·난방비로 작물재배 및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어 같은 양을 출하하고도 매출은 2배 이상 올릴 수 있다.

특히, 올해 연말이면 양식중인 돌돔을 다른 양식어민들보다 짧은 기간에 출하할 수 있어 동일면적 일반 양식대비 2.5배가량 소득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어민들 소득증대 외에도 온배수를 300톤 사용하면 연간 경유 2031,500여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절감할 수 있다. 양식장 확대로 온배수가 500톤으로 늘어날 경우 연간 경유는 2,000, 이산화탄소 발생은 4,646톤을 절감할 수 있다. 남부발전은 또 농가들이 온배수 열원을 이용한 하우스 면적을 현 4,500평에서 내년 8,000평까지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온배수 공급확대 등을 협의하고 있다.

남제주발전소는 어떤 곳인가?

한국남부발전() 6개 지역본부 중 한곳

윤영배 남제주화력발전소 환경화학팀장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남부발전()2001년 독자적 발전회사로 출범한 이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남부발전 산하에는 남제주발전본부(346MW)를 비롯해 하동(4,000MW), 신인천(1,800MW), 부산(1,800MW), 영월(848MW), 안동(361MW) 6개 발전본부가 1,000MW급 원전 9개호기 수준인 9,161MW의 발전설비를 갖추고 국내 총 전력의 9.33%를 공급하고 있다. 이외 건설 중인 삼척그린파워(2,000MW)와 영남파워(400MW)까지 가동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한국남부발전의 녹색성장 전진기지인 남제주발전본부는 한반도 최남단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그린 에너지의 바람을 일으키며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다.

1980년 국내 최초의 국산화 시범발전소(20MW)로 설립된 이후 34년간 무재해사업장을 자랑하는 남제주발전본부는 현재 남제주발전소(기력 200MW), 한림복합(105MW), 성산풍력(20MW), 한경풍력(21MW) 등 제주도 내 다양한 발전소를 운영하며 도내 총 발전용량의 39%(346MW)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남제주발전본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남제주발전소의 경우 100MW, 2기를 갖춘 기력 발전설비는 제주도내 최대 발전용량을 자랑하며 환경친화적 연료인 Bunker C Oil을 주연료로 사용하여 양질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외 가스 및 스팀터빈으로 구성된 한림복합설비는 기동정지 시간이 매우 짧아서 제주도내 전력수급조절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상업용 풍력발전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한경풍력을 시작으로 성산풍력 등 풍력발전의 선두주자로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남제주발전소는 지난 2010년 전국 최초로 온배수 에너지를 활용한 시설농업을 지원하고 있다. 발전소 보일러를 식힌 후 바다에 버려지는 고온의 냉각수를 열회수 장치를 활용해 난방 시스템으로 전환한 뒤 시설농업에 활용토록 해 농가소득 향상에 공헌하고 있다.

 

온배수 농업 활용 사업성 충분하다

강태욱 행복나눔영농조합법인 사무장

남제주발전소 온배수의 가치를 알고 유명 호텔 시설팀에 근무한 경력을 살려 농사에 적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온배수를 활용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발전소에 제안하며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20101차 사업은 8억원(국비 60%, 지방비 20%, 자담 20%)으로 시작됐지만, 216억원이 추가 투입되면서 망고재배 온실면적은 84,500평 규모로 늘었다. 초창기 온배수의 가치를 모르던 농업인들은 참여를 꺼려했지만 지금은 농가들이 늘면서 내년에는 3115,000만원이 추가 투입돼 온실이 11동에 8,000평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른 곳과 달리 행복나눔 법인은 발전소에서 온배수가 최초로 진입하는 곳에 설치된 열교환기 등 필수시설만 농가들과 공동으로 사용한다. 부지 확보와 온배수의 열을 높이는 히트펌프 등의 시설은 개별 농가들이 투자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온배수 활용에 따른 수익 배분으로 갈등이 생길우려는 없다. 예를 들어 애플망고 재배의 경우 가장 적합한 실내온도(24~30)를 유지하려면 1,000평을 기준으로 일반 유류난방 시 6,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온배수를 난방에 활용할 경우 1,000만원에서 1,200만원 정도만 소요돼 무려 4,800~5000만원 즉 80%대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올해 애플망고를 1kg3만원에 출하했지만 타 농가에 비해 생산원가에서 크게 차이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법인은 올해까지 3~6월인 수확시기를 앞으로 12월부터 7월까지로 시기를 조절해 남들과 다른 출하 전략을 펴고 있다. 실제 올 12월 크리스마스에 망고를 출하하기 위해 하우스에는 이미 꽃핀 망고들이 열매를 맺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양식장에 입식한 돌돔은 올겨울부터 고가에 출하를 앞두고 있다. 통상 1kg까지 양식하는데 3~4년가량이 걸리는 돌돔은 과도한 난방비 특성상 크기 전에 출하해 200g 상품이 대부분이다. 우리 법인은 양식장 온배수 시스템의 장점을 살려 단기간에 1kg 상품을 출하할 수 있어 소득에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현재 기술로 발전소 온배수 열원을 양식이나 농업에 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시도할 만하다. 온배수의 최저온도가 15도 정도면 거리에 큰 상관없이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화훼, 양식, 과수 등 어떤 분야에서 무엇을 재배하고 양식할 것인지 명확하게 세부 품목을 결정하고 컨설팅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운영주체나 소득배분이 명확해야 갈등이나 분쟁의 소지가 없다. 열원을 끌어오는 방식이나 공급방식 등 기술적인 문제는 이미 상당히 발전해 그 다음 문제이다. 초기 투자비도 중요하지만 향후 운영비 부담을 어떻게 충당할지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엄청난 양의 온배수가 있어 열원은 문제될게 없지만 생산 제품에 대한 방사능 이미지를 해소하는 것은 해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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