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정화하는 화순 ‘오감연결길’

산과 숲은 우리들에 건강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자연이다. 산길과 숲길을 걷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레킹이 대세이다. 최근 영광군이 물무산을 자연과 함께하는 행복숲 조성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본지는 우리군보다 한발 앞서 조성한 둘레길과 도심숲길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격조 높은 숲길을 조성하여 건강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화순에는 치유의 숲 만연산이 있다

화순읍을 포근히 안고 있는 화순읍의 진산인 만연산은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폭포를 품고 있다. 나한산이라고도 불리는 만연산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무가 우거진 숲이 있고, 동쪽 기슭 수만리로 넘어가는 고개 아래에는 무지개 빛 물보라를 튕기며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만연폭포가 있다.

만연산은 전남 화순군 만연리와 동구리 수만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화순군 북쪽에 위치한 높이 666m의 산으로, 화순읍과 광주광역시 동구의 경계선에 있으며 호남 정맥의 주봉인 무등산으로 연계되는 산이다.

만연산은 화순읍에서 바라보면 산체가 오똑하고 정상에는 암봉(巖峰)이 돌출해 있다. 무등산의 주산줄기가 남서쪽으로 달리다가 한줄기는 안양산으로 내려가 호남 정맥으로 이어지고, 다른 한줄기는 더 남서쪽으로 달려가다 남동부 쪽으로 살짝 비켜서는데 그 봉우리가 만연산이다.

만연산 남쪽 사면에 고려시대 창건된 고찰인 만연사(萬淵寺)가 있다. 이 산의 전통사찰 만연사의 창건배경이 흥미롭다. 고려시대인 1208년 만연선사가 무등산 원효사에서 수도를 마치고 주봉을 넘어 조계산 송광사로 남하하던 중 만연산 중턱에 이르러 언뜻 선잠이 들었고 꿈을 꿨는데 십육나한이 석가모니불을 모실 역사(歷仕)를 하는 것 아닌가? 잠을 깨 사방을 둘러보니 어느새 눈이 내려 주위는 백색이고 신기하게도 선사가 누웠던 그 자리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는 것. ‘바로 여기구나!’ 그리하여 이곳에 토굴을 짓고 수도를 하다가 지금의 만연사를 세웠다는 이야기다.

화순군은 만연산 일원을 자연체험장 등 산림문화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117억 원을 들여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계획으로 화순읍 동구리 만연산 일원(120ha)에 오감연결길(6.2km)을 비롯해 치유의 숲길(3.3 km), 건강명상숲(3.1km), 동구리 호수공원(2. 2ha), 다산 숲속체험장(5ha), 치유센터 건립 등 만연산 치유의 숲을 조성해 왔다.

 

산림의 가치 최대한 활용, 자연친화적 숲길

만연산 오감길은 만연사 암자인 선정암 초입에 위치해 있다. 화순읍 수만리, 만연리, 유천리에 걸쳐 뻗은 만연산 오감길은 2012년 완공된 만연산 치유의 숲을 근간으로 만연산의 등고선을 따라난 약 5.2km 천연 탐방로다.

오감길을 걷다 보면 족히 수십억 원은 들였을 나무데크길이 이어진다. 만연산 오감길은 가파르고 험한 곳에 보행데크 등 인공적인 색을 더해 거의 평탄하게 만들어놔 가족단위 남녀노소 누구나 산행을 즐길 수 있게 해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이 찾고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700m쯤 걸었을 때 오감연결길 종합안내판이 나타나며 갈림길에 서게 된다. 만연산의 폐부로 깊숙이 거슬러 들어가는 오르막길, 그리고 만연폭포로 곧장 이어지는 하산길인 오감길로 나뉜다.

갈림길에서 오감길을 따라 걷다보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게 우거진 삼나무 숲이 만연산 초입에 들어섰음을 알린다. 곧게 뻗은 삼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숲의 향기가 아찔하다.

오감길은 만연산이 갖춘 산림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했다. 오감길 중간에서 만연산 정상부를 향하고 있는 3.3km의 치유 숲길은 삼나무 숲이 울창한 건강오름숲, 참나무 숲 사이로 하늘이 시원히 올려다 보이는 하늘숲, 명상 등을 위한 쉼터가 곳곳에 있는 건강회복숲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오감길은 우드칩길과 나무데크길, 흙길이 번갈아 이어져 있다. 특히 오감길은 3.1km의 무장애숲길이 인상적이다. 경사가 거의 없고 평탄해서 아이들과 함께 걷는 가족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소나무, 삼나무, 참나무, 대나무 등 다양한 수종 사이를 거닐며 원 없이 삼림욕을 할 수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시시때때로 찾아드는 길이다.

 

 

삼나무 숲길 끝에서 만나는 만연폭포

오감길을 걷다보면 중간중간 너덜도 만날 수 있다. ‘너덜겅이라고도 불리는 너덜은 돌이 많이 흩어져 깔려 있는 비탈을 말한다. 무등산의 덕산너덜이나 지공너덜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산 위쪽에서부터 아래로 쭉 이어진 너덜은 이곳의 또 다를 볼거리다.

오감길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게 중간 중간 8개의 쉼터가 마련돼 있다. 그중에 코스 중간에는 집채만큼 커다란 바위가 있는 쉼터가 있다. 큰 바위 아래 의자에 앉으면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길 때문에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쉼터에는 작은 정자와 조그만 샘이 있고, 이곳에서 얼굴을 씻고 오르면서 느꼈던 열기를 식힐 수 있다.

큰바위쉼터를 지나 갈수록 시원함이 더해지는 숲길을 걷다보면 아담한 돌담에 둘러싸인 만연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흔히 폭포라고 하면 산을 한참이나 올라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만연폭포는 그렇지 않다. 잠시 산책하듯 걷다보면 어느새 폭포가 나온다. 옆에 서기만 해도 시원함이 온 몸을 감싼다. 신경통을 낫게 하는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면서 특히 여름이면 물맞이를 위해 폭포를 찾는 이들이 많다.

처음 만연폭포를 만나면 순간 당혹스럽고 헛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폭포라고 이름을 붙이기에는 다소 빈약한 물줄기와 물줄기를 떨어트리고 있는 작은 호스 때문에.

만연폭포는 자연폭포가 아니라 인공폭포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누어진 노천 폭포다. 자연폭포에 사람의 인위적인 손길이 더해져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폭포의 물줄기는 오랜 세월동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바닥을 패 작지만 깊은 소()를 만들었다 

 

 

만연산 치유의숲, 명품숲으로 탈바꿈

만연산 치유의 숲은 2015년 말 기준 연 탐방객 23만명으로 1일 평균 630여명이 찾는 등 지역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만연산 치유센터는 치유의 숲 핵심시설로 화순읍 동구리 만연산 오감길 입구 주변에 주변 산림경관과의 조화를 이루며 산림치유에 부합되도록 목구조 건축물로 건립 중이다.

치유센터는 20억여원이 투입돼 방문자센터, 자가검진실, 세미나실, 기타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화순군은 치유센터 내 자가검진실에 치유의 숲 탐방객들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체지방계, 혈압계, 스트레스 측정기 등 건강기기를 구비할 방침이다. 또한 산림치유지도사와 숲해설사를 배치해 탐방객들에게 숲을 홍보하고, 산림치유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치유센터 주변에는 탁족(濯足, 계곡 등에서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힘), 풍욕, 일광욕, 사색쉼터 등 치유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도 들어선다.

이와 관련, 화순군은 숲을 통한 건강증진과 산림치유를 위해 2011년부터 올해까지 118억여원을 들여 만연산 일원 약 120ha에 자연체험장, 휴식공간, 숲길 조성 등 산림문화단지로 조성 중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