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호를 품고 있는 ‘용마루길’

산과 숲은 우리들에 건강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자연이다. 산길과 숲길을 걷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레킹이 대세이다. 최근 영광군이 물무산을 자연과 함께하는 행복숲 조성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본지는 우리군보다 한발 앞서 조성한 둘레길과 도심숲길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격조 높은 숲길을 조성하여 건강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담양호와 추월산이 어우러지는 용마루

추월산(731)은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로 가을밤에 올려다보면 바위 봉우리가 달에 닿을 듯 높아 보인다고 해서 추월산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부처가 누워 있는 모양과 비슷해 와불산이라고도 불리는 추월산과 용추산 용소에서 본 에메랄드빛 맑은 물이 계곡을 타고 내려와 만든 담양호는 영산강 시원이기도 하다.

담양호를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호수 형상이 용을 닮았다 해서 이름을 얻은 용마루길. 담양의 명소로 떠오르는 용마루길은 담양호 수변을 따라 나무 데크와 흙길을 걷는 3.9km 산책로다. 이 가운데 나무데크가 2.2, 흙 산책로가 1.7.

2015년 완공된 용마루길은 계절별 초록과 파랑, 빨강과 백색의 절경을 즐기기 위하여 하루 평균 천여 명의 탐방객이 찾고 있으며, 휴일에는 두 배가 넘는 인원이 찾고 있는 명소이다.

용마루길의 출발점은 추월산 주차장이다. 주차장 건너편으로 담양호를 가로지르는 높이 10m 목교는 오르락내리락 부드럽게 이어지다 담양호를 끼고 나무데크로 이어진다. 목교를 걷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건너편 수십m 높이의 바위절벽에서 떨어져 내리는 폭포를 정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폭포의 위용을 감상하려면 약간의 운도 따라줘야 한다. 이 폭포는 자연폭포가 아니고 농어촌공사에서 설치한 인공폭포인 탓에 인공적으로 가동하지 않을 경우 그 장관을 볼 순 없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50분 간격으로 가동되고 있다.

목교를 건너면 곧바로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 서면 맞은편에 솟아있는 추월산 풍경이 또 달라진다. 추월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으로 등산객의 사랑을 받는다. 산 중턱 절벽에 있는 작은 암자가 보리암이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나무로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순천 송광사와 장성 백양사와 추월산에 날아와 앉았다. 매가 앉은 곳에 보리암을 지었다. 추월산은 바라볼수록 한 번쯤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깊은 산세가 매력적이다.

전망대부터 본격적인 숲길이다. 나무데크로 조성된 길은 평탄하게 이어진다. 산책로 왼쪽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경쟁하듯이 울울한 숲을 이루고 있고, 오른쪽은 담양 호의 맑은 물이 한 폭의 그림같이 펼쳐진다.

나무데크길은 나무를 베어내기보다 데크에 구멍을 뚫어 보존했고, 곳곳에 벤치와 쉼터가 있어 쉬어가기도 좋다. 나무데크길은 사실 흙길로 만들기 어려운 바위 절벽지형에 길을 낸 것으로 아찔함과 함께 시퍼렇게 맑은 호수 위를 걷는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 10분가량 걷다보면 국내 유일의 갈참나무와 상수리나무로 엮어진 연리지를 만날 수 있다. 데이트하는 이들에게 환한 미소를 선물하며 포토존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무데크길이 끝나고 흙길이 이어지면 숲길의 정취가 느껴진다. 40분 정도 걷다 보면 옛 마을 터 가 나온다. 용연리 마을이 있던 자리인데, 1976년 담양호가 완공되면서 5개리의 15개 자연부락에서 416가구 2557명의 주민이 이주해 생긴 마을 터다 

 

남녀노소 누구나 걸어도 좋은 힐링 로드

담양은 늘 푸른 대나무처럼 사계절 여행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추월산, 금성산성, 담양호와 잘 어우러진 수변산책로 용마루길은 담양을 찾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휴식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용마루길에는 가족이 특히 많다.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 나온 사람들의 옷차림은 등산복이나 일상복부터 운동화나 구두까지 각양각색이다. 타박타박 걸을 때마다 탄력이 느껴지는 나무 데크의 느낌도 좋고, 산자락 아래로 걸으니 따가운 햇볕은 무성한 나뭇잎이 막아주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은 담양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식혀준다.

용마루길을 걷다 보면 나무로 지은 쉼터가 곳곳에 마련되었다. 벤치에 앉아 담양호를 감상하노라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풍경이 여유롭게 다가온다. 소나무와 졸참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가 울창한 과녁바위산,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는 담양호가 어우러진 용마루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더위는 잊어버린다.

 

금성산 자락을 휘감은 담양호

용추봉과 추월산 사이에서 흐르는 물이 바로 아래 담양호를 이룬다. 769월에 축조된 호수로써 제방길이 316m, 높이 46m, 만수면적 405ha에 저수량 6,670만 톤이 담양평야 4,245ha의 농토를 적셔주는 농업용수원으로 영산강의 시원(용소)이기도 하다.

담양호를 중심으로 추월산 국민관광단지와 가마골 청소년야영장, 금성산성 등이 감싸고 있어 담양 제1의 관광지이다. 또한 산허리를 뚫은 터널을 통하는 산간 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어 주변 모두가 도시민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담양댐 근처에는 애틋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고구마 모양의 애기바위가 있다. 옛날 금성면에 6대 독자를 둔 금부자 부부가 살았는데 후손을 많이 보는 것이 소원이어서 1년 사이에 며느리를 여섯명이나 바뀌었다. 그런데 여섯 며느리가 모두 말이 많아 그 때문에 삼신을 쫓아 애를 못낳는다는 신령의 말을 듣고 일곱번째 며느리에게는 말조심을 시켰는데 과연 1년 안에 태기가 있어 아이를 낳게 되었다. 이즈음 새며느리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날이 밝거든 자기를 찾아오되 신령인 자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절대로 입을 열지 말라고 당부를 하였다. 다음날 며느리는 산신제당이 있는 철마단을 찾아 나섰는데 산등성이에 이르렀을 때 집채만한 바위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그만 워메? 바우가 걸어온다냐고 말하고 말았다. 순간 바위는 걸음을 멈추며 며느리를 깔고 앉아버렸다. 그 뒤 후세 사람들은 이 바위를 애기바위라 불리게 되었고, 이 지역 여자들은 말조심하며 살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겨울에는 시원하고 맑은 물로 인제 소양호처럼 빙어 낚시를 할 수 있는데 수박향 나는 빙어를 맛보려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겨우내 묵은 음식에 물릴 미식가들에게 상큼한 입맛을 되살려 주는 빙어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산란 후 물위에서 모습을 감추는 겨울 손님이다. 보통 12월부터 4월 초순이 빙어 맛이 최고인데 한겨울 눈덮인 담양호에 얼음구멍을 파고 낚시를 해 고추장에 찍어먹는 맛과 빙어튀김의 바삭바삭 한 맛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일품이다.

 

용마루길 산책로와 연계 수행자의 길개설

용마루 길을 따라 걷다보면 1km 지점에서 수행자의 길로 접어드는 갈림길이 나온다. 수행자의 길은 3.48km의 등산로로 지난 2015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올해 개설됐다. 담양의 대표적인 웰빙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담양호 용마루길 산책로와 연계한 수행자의 길은 호젓한 용마루 길을 찾은 관광객들이 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등산로와 이정표 뿐이지만 2017년까지 등산로 구간마다 특색 있는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 등을 설치해 명품 등산로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등산로 능선이 13개 봉우리로 형성되어 능선마다 테마가 있는 스토리텔링 안내판을 제작·설치하여 이곳을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일상생활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주요 능선마다 설치된 스토리텔링의 줄거리를 생각하며 한번쯤 자기의 삶을 뒤돌아 보는 의미와 능선마다 펼쳐진 주변의 뛰어난 자연경관 담양호, 금성산성, 가마골, 추월산 등을 함께 감상하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산림 소득증대 및 산불예방 목적으로 설치된 임도구간인 용면 용연지구와 수행자의 길 등산로(2개노선) 구간 노선을 추가 연결하여 관광객들에게 1일 코스, 12일 코스 산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산책로 구간을 다변화 하는 등 관광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닌 체류형 관광명소로 주변 민박·펜션, 음식점, 그리고 농산물 판매를 통해 주민들의 소득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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