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이 한 눈에… 순천 ‘봉화산 둘레길’

물무산 행복숲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5>

도심이 한 눈에순천 봉화산 둘레길

산과 숲은 우리들에 건강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자연이다. 산길과 숲길을 걷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레킹이 대세이다.

최근 영광군이 물무산을 자연과 함께하는 행복숲 조성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본지는 우리군보다 한발 앞서 조성한 둘레길과 도심숲길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격조 높은 숲길을 조성하여 건강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봉화산 3부 능선에는 12.5km 순환형 숲길이 있다

순천시는 전라남도와 전국 곳곳을 잇는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이지만, 그 도심에는 한 가운데에는 야트막한 높이의 봉화산(해발 355m)이 구도심과 신도심을 나누고 있다. 그 사이를 넘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길이 봉화산 둘레길이다. 순천 사람들은 가벼운 산책으로, 이편에서 저편으로 넘어가는 길목으로 봉화산을 걷는다. 조선 시대에는 봉수대가 설치됐던 산이며, 지금은 순천 일대의 공기를 책임지는 허파역할을 하고 있다.

순천시는 사업비 104억 원(토지보상비 80, 공사비 24억 원)을 투자해 20143봉화산 둘레길을 개설했다. 평일 6000~7000명이, 주말 1만여 명이 찾으면서 순천만~순천만정원~동천~봉화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큰 도시정원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둘레길은 총 12km로 한 바퀴를 돌아 시작점까지 오는 데는 4~5시간 정도 잡으면 여유로우며, 봉화산 정상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도 있다.

특히 순천만에서 순천만정원 그리고 동천 장대공원과 죽도봉을 연결하는 청춘데크길을 통해 관광객들이 쉽고 간편하게 동천에서 죽도봉과 봉화산 둘레길을 오를 수 있도록 했다. 청춘데크길은 데크길 579m, 흙길 340m, 일방로 226m 구간으로 쉽고 간편하게 죽도봉으로 오를 수 있게 했다.

둘레길은 산책길이라기보다 숨 가쁠 정도의 적당한 비탈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산길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조성해 오솔길을 걷는 느낌으로, 편백나무, 상수리나무, 노각나무 등 시원시원하게 뻗은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좁다란 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크게 숨을 쉬게 된다.

이처럼 숲과 길이 오붓하게 펼쳐진 도중에도 쉼터와 표지판은 잘 갖춰져 있다. 길마다 표지판을 세워 주변 숲의 이름과 특징, 숲의 가치 등 유익한 정보와 해당 구간에 얽힌 소소한 읽을거리들을 제공해 조용한 산책도 심심치 않다.

구간 표지판을 보면 죽도봉에서 업동저수지 방면, 시계방향으로 걷는 길이 순방향이라고 표시돼있다. 길의 오르내림이 순방향으로 걸었을 때, 조금 더 편하기 때문이다. 봉화산은 위험한 산은 아니지만, 굴곡이 심해서 방향감각을 잃기 쉽다. 그러나 길 곳곳에는 방향을 잃지 않도록 화살표를 표시가 있어 길 잃을 불안이 없다. 잦은 구간마다 번호판이 있어 유사시에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한 배려도 돋보인다. 

 

 

 

동서남북테마가 있는 숲길

봉화산 둘레길 걷기의 또 하나 재미는 이야기를 곁들이는 것이다. 둘레길은 동서남북 4개 코스로 나눠져 있다. 1코스는 죽도봉에서 업동저수지까지며 2코스는 업동저수지에서 망북마을, 3코스는 망북마을에서 봉화그린빌, 4코스는 봉화그린빌에서 죽도봉까지다.

1구간, 사랑의 길은 죽도봉공원에서 업동 저수기에 이르는 구간으로 통일신라시대 송월과 망죽랑의 사랑이 얽힌 연못이야기, 업동저수지에서 망북마을 2구간은 신비의 길로 봉화산 맞은편의 삼산 봉우리에 얽힌 이야기, 망북마을에서 봉화그린빌에 이르는 3구간, 애국의 길은 봉수대에 관한 이야기다. 마지막 봉화 그린빌에서 죽도봉까지의 4구간은 고려사에 전해지는 죽도봉 전설을 알 수 있다. 걷다가 길 위에서 잠시 쉬어가며 읽는 재미가 있다.

쭉 뻗은 숲 사이로 옛날이야기를 곱씹으며 걷는 봉화산 둘레길, 순천 시내를 바라보면 걸으면서도 진정한 휴식 속으로 초대받은 기분을 선사한다. 시가지에서 멀지 않음에도 자연에 파묻힐 수 있는 이 길은 과연 순천이라는 도시 전체가 정원이라 할 만한 곳임을 실감케 한다.

특히 봉화산 둘레길은 운 좋으면여러 마리의 사슴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색다른 운치이다. 이곳 사슴은 인근 농장에서 방목된 사슴으로 등산객들과 자주 마주쳐서인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고개를 빳빳이 들기 일쑤다.

봉화산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죽도봉 공원으로 돌아오기까지 네 시간이 조금 넘는 산길 탐방 동안 꽃사슴을 만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 또한 색다른 재미다.

또한 순천시는 봉화산 둘레길에 출렁다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순천만국가정원을 찾은 540만 명의 관광객을 올해도 지역경제의 새로운 구매력으로 연계하기 위해 시민제안을 받은 결과 봉화산 둘레길에 출렁다리를 설치하기로 했다.

순천만과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옛 철도관사 뒤 좌경골 계곡에 연장 110m 길이로 국내 둘레길 중 가장 긴 출렁 다리를 올 연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순천시내 한복판 80m 봉우리

높이가 80m인 죽도봉 정상에 오르면 순천 시가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시민들의 일상공간처럼 가깝다보니 숲은 생동감이 넘치고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죽도봉에는 차도, 인도, 등산로, 숲길 등 여러 경로로 접근할 수 있다. ‘청춘데크길이라고 명명해 놓은 숲길은 나무 사이를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봉화산 정상을 오르내리는 소요시간 약 1시간30. 죽도봉 숲길을 걷는 시간 20. 2시간 정도면 등산과 산책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죽도봉 정상의 팔각정 강남정으로 이어지는 숲길에는 황토볼 지압로 체험장이 있다. 전체 길이 95m인데, 4.5에 달하는 등산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순천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죽도봉공원은 대나무가 많이 자라 조선시대 전쟁에서 사용할 화살의 공급지였다. 대밭이 있던 섬 같이 생긴 곳이라 하여 죽도란 이름이 붙어졌다.

그러던 것이 1975년부터 순천시가 죽도봉 개발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환경미화조성사업을 추진했다. 공원 면적은 20, 주요 수종은 동백나무, 편백나무, 왕벚나무, 삼나무, 가시나무 등이다. 편백 등의 수령은 최고 40년 이상이며, 지속적으로 조림 작업이 이뤄졌다.

죽도봉 숲은 산지형 도시공원으로 특별한 임상 특성을 보이고 있는 곳은 아니나, 도시숲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순천 시민이 많이 찾고 이용 형태 또한 다양하다.

죽도봉은 도심에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봄철에는 벚꽂과 철쭉이 활짝 피고 여름에는 울창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그늘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시민이 직접 가꾸는 봉화산의 가치

순천시의 14개 시민단체들이 봉화산 둘레길을 직접 보살피는 관리책임제를 운영해 눈길을 끈다. 순천시에 따르면 둘레길을 시민들이 직접 관리하고 보완해 가면서 애정을 느끼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순천지역 14개 시민 단체들이 분담해 관리하고 있다.

주민·환경·사회·종교 분야의 시민단체들은 봉화산 둘레길의 관리 구간을 정해 둘레길 주변 풀베기, 시설물 청소, 우기 배수로 정비 등 책임관리를 비롯해 쓰레기 수거, 자연보호 활동, 산불조심 캠페인 등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참여 단체들은 매월 2~3차례 모여 둘레길을 걸으며 회원 친목도 다지고 있으며 곳곳에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 시청에 도움을 요청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면서 봉화산 둘레길이 순천만, 순천만정원과 더불어 순천의 생태축 형성과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신창선최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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