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진산(鎭山), 무등산

산과 숲은 우리들에 건강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자연이다. 산길과 숲길을 걷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레킹이 대세이다. 최근 영광군이 물무산을 자연과 함께하는 행복숲 조성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본지는 우리군보다 한발 앞서 조성한 둘레길과 도심숲길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격조 높은 숲길을 조성하여 건강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무등산에는 테마별 탐방로가

다양하다

무등산은 제일 높은 천왕봉 아래로 지왕봉·인왕봉 모두 3개의 봉우리가 모여 정상부를 이루고 있다. 군 시설물로 인해 정상에 오를 수는 없으나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원기둥 모양의 절리가 발달하여 기암괴석의 빼어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암반으로 이루어지다시피한 계곡 바닥에도 수량이 풍부하니 아쉬울 것이 없다.

무등산은 북쪽은 나주평야, 남쪽은 남령산지의 경계에 있으며 그 산세가 웅대하다. 현재 153() 897종의 한국온대식물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사람에게 유용한 식물이라고 한다. 이러한 식물이 철에 따라 아름다운 꽃을 피워 사철 풍광이 수려하여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더할 나위 없다는 뜻을 지닌 무등산(無等山). 전반적으로 한없이 부드러운 산세를 지녔으나 그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입석대와 서석대, 광석대 같은 절경을 품고 있다. 사람들은 무등산(1,187m)광주의 모산(母山)’이라 부른다. 어떤 시련이 닥쳐도 흔들림 없이 자식을 지키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광주광역시 북동쪽 자락에 우뚝 서 있다.

도심 10이내에서 해발 1,000m 이상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산으로 광주 북구와 담양군, 화순군에 펼쳐진 무등산은 2013년 국립공원 21호로 지정됐다. 전체 면적이 약 75.425에 달하며, 절반 이상이 광주 지역에 걸쳐졌다.

무등산 산행 기점은 크게 광주 쪽의 증심사·원효사지구(산장지산유원지, 화순 쪽의 만연사·수만리·안양산 자연휴양림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부분 증심사와 원효사를 기점으로 산행을 한다. 광주시내에서 대중교통 편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등산로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과 북릉을 거쳐 꼬막재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군사시설물로 인한 입산통제구역이므로 정상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빙 돌아가게끔 등산로가 나 있다.

옛 사람들의 자취를 만나며 걷는 옛길 제2구간

멀리서 바라보면 웅장하고도 상서로운 기운이 감도는 무등산에는 옛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복원한 무등산 옛길이 숨어 있다. 무등산 옛길은 선인들의 자취를 따라 생각하며 천천히 걷는 마음의 길이자, 무등산이 간직한 수천 년의 역사를 이야기로 녹여내는 길이다.

호젓한 흙길을 밟으며 시작하는 무등산 옛길은 개방 이전까지 사람 출입이 거의 없어 자연생태가 그대로 보존돼 원효계곡의 물소리, 숲의 바람소리,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3개 구간으로 나뉘며, 구간마다 2~4시간 걸린다.

1구간의 경우 곳곳에 광주의 옛 역사를 담고 있어 이야기가 곳곳에 펼쳐지는 숲길이고, 2구간은 깊은 산속에서 새소리 물소리를 벗 삼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사색의 산행길 구간이다. 제철유적지, 김덕령 장군의 이름이 새겨진 바위와 치마바위를 만날 수 있다. 3구간은 나뭇꾼길과 역사길 등 총 11.3, 걸어서 탐방하는데 총 5시간이 소요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길은 제2구간으로 원효사에서 출발해 제철유적지를 지나 서석대 정상에 오르는 4.12km 구간이다.

무등산 옛길 제2구간은 원효사 아래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무등산 옛길 이정표를 따라 걷기 여행을 시작한다. 울창한 원시림이 초록의 터널을 만들어내는 숲길이다.

30여 분을 걸으면 발길은 제철유적지에 닿는다. 주검동(鑄劍洞)이라고도 불리는 이 일대 계곡은 임진왜란 때 충장공 김덕령 장군이 창과 칼을 만들고 무술훈련을 하던 곳이다. 지금도 제철유적지 부근에서 잘게 부서진 철조각들을 볼 수 있다.

제철유적지를 지나면 길은 조금씩 가파르게 이어진다. 숨 고르기를 하며 걷다 보면 무등산 옛길을 걸어 다녔던 옛사람들의 또 다른 자취를 만나게 된다. 바로 물통거리다. 무등산의 나무꾼들이 땔감이나 숯을 구워 나르던 길로, 초가지붕을 얹은 우물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 1960년대까지는 천왕봉 정상에 있던 군부대가 보급품을 나르던 길이었다고 한다. 울창한 원시림 사이에 제법 넓게 자리 잡아서 무등산 옛길을 걷는 여행자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물통거리를 지나면 끝없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계속해서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는 힘겨운 길로 화장실이 있는 안내센터가 나올 때까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사람들은 이 길을 깔딱고개라고 부른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만큼 가파르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무등산의 서석대를 만나는 순간 숨이 턱까지 차올랐던 힘겨운 걸음이 충분한 보상을 받는다. 안내센터에서 약 500m만 더 힘을 내서 가면 서석대 전망대다.

주상절리는 화산이 폭발할 때 치솟은 거대한 돌기둥이다. 무등산의 주상절리는 내륙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는 남한 최대 규모로 꼽힌다. 서석대와 입석대 그리고 규봉이라 이름 붙은 3개의 주상절리는 무등산의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아래쪽에 전망대가 잘 만들어져 있어 한 호흡 쉬며 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등 뒤로 보이는 중봉 능선도 장관이다. 가을이면 억새가 평원을 이루어 절경을 뽐낸다.

서석대 정상에 서면 무등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광주광역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화순과 담양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무릎을 내어주듯, 무등산 서석대 정상의 평원은 여행자들에게 위안과 휴식의 공간이 되어준다. ‘어머니와 같은 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무등산자락과 마을을 잇는 무돌길

무등산을 크게 도는 무돌길은 무등산의 옛 이름 중 하나인 무돌뫼라는 명칭에 기원을 둔다. 총 길이 52km, 15개 구간으로 이루어진 무돌길에는 농군의 땀방울과 시집가던 처자의 눈물 등 민초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무돌길은 오르기 위해 뚫린 길이 아니라 소통을 위해 자연스럽게 열린 길이다.

1910년에 작성된 지도를 토대로 재탄생한 무돌길은 복원을 위해서 조선시대의 고지도를 참고했다. 근대적 교통수단인 자동차는 물론이고 신작로도 뚫리기 전에 조성된 길이니 마을이 생기면서부터 만들어진 길이라 추론할 수 있다.

이 길이 지나는 행정구역은 광주광역시 북구와 동구, 담양군 남면, 화순군 이서면과 화순읍 등이다. 곳곳에 마을이 조성된 만큼 여전히 농로로 이용되는 곳도 있고, 포장된 도로도 있으며, 가시덤불로 덮인 곳, 폭이 50cm가 안 될 정도로 좁은 길도 있다. 이 때문에 무돌길을 걷다 보면 정말 옛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길과 축대 등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15구간으로 이루어진 무돌길 시발지는 각화동 시화마을이다. 이곳에서부터 등촌마을, 배재마을, 금곡리, 산음까지 이르는 1~4구간은 광주광역시 북구에 속한다. 시화마을을 걷다 보면 다양한 시와 그림, 조각상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들산재에는 쉼터가 조성돼 있어 무등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산음에서 무동리까지의 5~6구간은 담양군에 속한다. 길이 8km3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무동리부터 용연마을 정자까지 이어진 7~12구간은 화순군에 속한다. 12~15구간은 광주광역시 동구의 용연마을 정자에서 시작해 광주역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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