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영광유통회사 주식회사 이사

. 생산과 수입, 재고는 늘어나고 소비는 줄어드는 쌀

사상 유래없는 여름가뭄속에 농민들의 피땀으로 가꾸어온 벼들이 익어가고 있는 수확의 문턱에서 산지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 더욱이 재작년, 작년에 이어 올해도 풍년이 예고되어 수확기 쌀값 하락세가 가속화 될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국농민회, 농민단체등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정부수매와 농협자체수매를 둘러싼 정부와 농민, 농협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관내RPC관계자에 의하면 금년산 조생종 벼(40kg) 1포대 가격은 작년보다 9,000원 떨어진 42,000원에 사들이기 시작해 마무리 단계에서는 3,000원 더 떨어진 39,000원에 사들였다고 한다. 본격적인 수확기인 10월에 들어서면 35,000원도 장담할 수 없다하니 어디 쌀값이라 할 수 있겠는가.

더욱 답답한 것은 정부당국은 생산은 늘고 소비는 줄어들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직불제 홍보에만 주력하고 있고 쌀 고품질화를 위해 다수확 품종재배를 제한 할것을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쌀값하락의 원인제공 주범은 누가 뭐래도 정부다. 199551톤이었던 수입물량이 해를 거듭하면서 늘어나 2014년도에는 409천톤으로 늘어나면서 계속 누적되어 현재 정부재고량이 175만톤으로 금년수확기에는 보관할 장소마저 부족할 실정이란다.

. 금년도 쌀직불제는 어떻게 되는가

정부가 시장가격보다 비싼값에 쌀을 구매해주는 추곡수매제를 2005년도에 폐지하면서 도입한 제도다. 정부는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를 보전하기 위하여 목표가격(80kg 188,000)과 수확기 쌀값 차이의 85%를 변동직불금으로 보전한다.

금년도 예산안을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쌀 직불금은 ha237만원(고정 100만원, 변동137만원)이다. 변동직불금은 수확기 쌀값이 당초 예산안 기준보다 낮아질 경우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가반영한다. 농식품부는 올해 예상량이 공표되는 시점과 연계해 수확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책에서 공공비축미 36만톤, 해외공여용 3만톤을 매입하고 공공비축미 매입시 산물벼 매입량을 늘려 농가 편의를 도모하며 과다한 정부재고 175만톤을 감축하기 위해 사료용, 가공용 쌀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해외원조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 사후정산제를 추진하려는 농협

산지 쌀값이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농협RPC에서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사후정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부지역에서 이미 시행중인 사후정산제는 수확기에 예상가격의 일부를 우선 지급한 후 연말경 시중시세가 확정되면 매입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농협이 높은값에 사들여 싼값에 파느라 손실이 컸던만큼 매입가격을 현실화해 손실을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물론 계절진폭제 없이 수확기보다도 떨어지는 쌀값에 3년간 적자 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하는 등 농협RPC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것은 사실이란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데는 농협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 2005년 추곡수매제도폐지 이후 수매를 떠안은 농협은 고품질 등 가격협상력 보다는 재고물량을 먼저 털어버리기 위해 대형마트등을 대상으로 저가 출혈경쟁에 나서는 등 쌀값하락을 부채질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대도 농협은 쌀값폭락에 대하여 아무런 계책없이 농협들간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 북한의 수재민 지원으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트자

당국에서는 그동안 쌀 시장격리, 사료화등 대책을 내놓았고 농촌지역의 지자체에서는 주요농산물 최저가격보장조례를 제정 시행한다고들 하였으나 실효성 없이 헛구호에만 그치고 말았다.

이제 본격적인 수확기는 10일 정도 남았다.

무언가 정부당국의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벼 1가마 값이 3만원선도 무너진다.

북한에서는 함경도의 대홍수로 6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해 9개 국가에 긴급 구호요청을 하였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두야당이 긴급 구호를 주장하고 여당인 새누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도 긴급구호의 선결요건으로 국민적 공감대확산과 북한당국의 공식적인 지원요청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박근혜정부는 전향적이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60만 수재민과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동포를 위한 대북쌀 지원으로 그동안 꼬였던 남북관계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전환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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