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과 한수원, 전남도는 한빛원전 6기에서 발생하는 온배수 잔열을 농업 등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에 본지는 전남을 비롯해 제주도, 충북, 충남 지역의 산업폐열 활용사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빛원전 온배수 폐열로 활용가치 높아

정부 폐열사업으로 재원·기술·운영체 확보 관건

작목·운영방식·입지 선정 등 주변시설 연계필요

한빛원전은 발전소 6개 호기에서 초당 360(호기당 60), 연간 73억톤 이상의 온배수를 바다로 방출하고 있다. 배출온도는 최소 14.5도에서 34.8도로 연평균 24.5도이며, 최초 바닷물 온도와 7~8도 차이가 난다. 이렇게 버려지는 온배수에서 열을 추출해 농어업에 활용하는 사업을 한수원과 전남도, 영광군 3개 기관이 협약을 통해 추진 중이다.

본지는 배출되는 온배수를 농업에 활용하는 제주도를 비롯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당진시와 태안군의 사례, 소각장과 타이어공장 폐열을 활용하는 전남 곡성, 보성, 강진, 충북 음성 사례 등을 현지 방문해 살펴봤다.

특히, 한빛원전의 온배수 배출량을 토대로 이를 온실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전문가에 의뢰한 결과 현 온배수 열량이면 3,500ha가 넘는 면적의 온실 난방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온배수를 배관을 통해 이송할 경우 10km 마다 1도가 내려가는 점을 감안하면 한빛원전 진입부 주변 농경지에 시설원예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및 선진 지역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농업에 활용할 경우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난방비를 최고 70~87%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다. 온배수를 열원으로 만들어내는 시설 등의 재원은 정부가 권장하는 폐열활용 사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바닷물인 온배수 열을 통해 민물로 온수를 만들고 이 온수를 순환시켜 온실을 난방하는 간단한 구조다.

온수공급 시스템이 설치되면 이를 활용해 시설원예단지 조성을 비롯해 발전소와 3km 거리에 조성중인 테마식물원 유리온실 난방에도 활용할 수 있다. 초기 시범사업을 통해 재배기술과 경쟁력을 확보한 뒤 면적을 확대해 가는 방안이 안착되면 지역민 소득향상은 물론 운영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온배수를 직접 사용해 양식하는 경우와 직접 먹는 과일을 재배하는 경우는 장기검토 하되 초기 품목으로는 난방열이 많이 필요한 화훼, 묘목 등 고소득 식물재배가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온배수를 끌어올지 아니면 열교환 된 민물을 끌어올지 관로 공급방식부터 적정 시설원예 면적 및 설비규모, 폐열을 활용해 사업을 주도할 운영체의 자부담 능력과 농업기술력 확보, 발생한 이익을 환원하는 방식, 이를 뒷받침할 지원단 구성, 입지와 작목 선정, 환경센터 소각열 등 인접 시설들과 연계방안 등은 향후 영광군이 추진 예정인 타당성용역 등을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또한, 국가보안시설인 원전 온배수를 활용하는 사업에 법적 걸림돌은 없는지, 방사능 이미지를 해소 방안 등 기술적 분석도 중요한 숙제다.

 

폐열 활용하면 경제적이고 친환경 농업가능

강연구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 연구원

#폐열 활용의 경제적, 환경적 의미= 2014년 우리나라 면세유 공급량 약 160kL 중 경종용이 35%, 난방용이 65%로 추정되어, 원예 시설 난방의 유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설원예 경영비중 난방비율은 시설 감귤의 경우 64.6%이고, 촉성오이는 33.1%, 그리고 장미는 42.1%로 시설원예 선진국의 경영비중 난방비 비율이 10% 수준인 것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폐열의 농업적 활용에 의한 난방비 절감은 시설원예 농가의 경제적 향상을 의미한다. 또한, 폐열의 농업적 활용을 통하여 난방용 면세유의 소비를 줄일 수 있어 난방유가 연소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농업을 지속할 수 있다.

#우리나라 폐열활용 상황 및 해외 동향=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산업폐열의 종류는 발전소 온배수, 쓰레기 소각장의 소각열, 제조업체의 폐열을 들 수 있다. 산업폐열의 종류를 3가지로 들었지만, 사실 모든 산업폐열을 농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3가지가 모든 산업폐열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어 있느냐? 아니냐? 인데, 쓰레기 소각장의 소각열은 폐기물에너지 분야로 이미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발전소 온배수는 2015년에 포함되었다. 제조업체의 폐열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농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때는 지원을 받을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폐열을 활용하는 사례는 소각장 폐열 부분에서는 전남 강진군과 보성군, 충북 음성군 등이 있으며, 제조업체 폐열 부분에서는 전남 곡성군과 광양시가 있다. 그리고 온배수를 활용하는 사례는 제주 서귀포시가 아직까지는 국내 유일하다.

국외의 폐열 활용 사례는 쓰레기 소각장이나 제조업체 폐열 이용은 활발히 조사되지 않아 지면에 담기 어려우며, 온배수를 이용한 사례는 프랑스가 유명하다. 아래 표는 프랑스의 온배수를 농업에 이용한 사례이다. 프랑스의 온배수 이용은 원전의 온배수이며, 바닷물이 아닌 강물이다. 이외 일본과 스페인이 있다.

발전소명

출력(MW)

방식

사용 용도

뷰제, Bugey

937×2

냉각탑

29ha 채소 재배 플랜트 중 4.8ha 유리온실에서 화훼, 관상용 식물 재배(현재 온배수 사용 안함)

쉬농, Chinon

919×4

냉각탑

민간 회사가 4.8ha 온실에서 토마토, 화훼 재배. 건설용 목재 건조공장에서 열 이용

크뤼아스, Cruas

921×4

냉각탑

5.8ha 온실에서 토마토 재배 연간 출하량 2천톤 생산. 시청, 교회, 풀장에서도 열 이용

당피에르, Dampierre

937×4

냉각탑

인근 120 ha 농원에 온배수 공급설비가 설치 15개 회사가 종묘, 화훼, 채소 등 온실에 이용

상루홍디조,

St.Laurent-Des-Eaux

956×2

냉각탑

0.53ha 온실에 30km 배관, 장미, 채소 생산, 특히 장미는 고품질로 연간3540만본 출하

커뮤니티 센터, 온수 풀장에도 온배수를 공급

트리케스텅, Tricastin

955×4

하천수

29ha 경지에 온배수를 이용하여 토마토, 장미, 베고니아 재배

#정부가 지원 및 장려하는 폐열활용 정책과 전망= 앞서 말한 바와 같이 3가지 종류의 폐열 중 소각장 폐열은 폐기물에너지 부분으로 이미 신재생에너지(정확하게 말하면 소각장 폐열은 재생에너지에 속함)에 포함되어 있었다. 발전소 온배수는 2015년에 수열에너지 부분으로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이 되었다. 신재생에너지법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을 약칭한 용어인데,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것, 이용하는 것, 보급하는 것을 촉진하는 법이다. 촉진의 원동력은 금전적 지원이 주가 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2015년 온배수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된 것을 근거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2015년부터 폐열 재이용 시설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된 온배수와 소각장 폐열은 물론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은 제조업체 폐열 재이용까지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공모를 통해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선정하는 방식으로 2015년 충남 당진시, 경남 하동군, 제주 제주시, 전남 곡성군이 선정되었으며, 올해는 충남 태안군, 제주 서귀포시 등이 선정되었다. 지원 규모는 1ha11억 수준으로 정부 60%, 지자체 20, 자부담 20(20%10%는 융자 가능)으로 사업이 진행되며, 향후 지속적으로 지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소 온배수를 농어업에 활용하는 구조= 발전소 온배수를 농업에 활용하는 구조는 제주 서귀포시에 설치된 히트펌프시스템이 현재까지는 국내 유일하기 때문에 서귀포의 사례로 설명한다. 아래 그림을 참조.

1. 발전소 온배수 배출 덕트에서 PE 재질의 파이프를 통해 온배수를 퍼올려 열교환탱크에 채움

2. 열교환탱크 내에 설치된 PE파이프 열교환기에서 온배수로부터 열을 흡수함. 열교환탱크의 온배수 온도가 낮아지면 다시 바다로 방류하며, 온배수를 다시 채워 넣음

열교환탱크에는 온배수(바닷물)가 저장되어있고, PE파이프 열교환기 내부에는 지하수, 수돗물 등 일반 물이 흐름

3. 온배수로부터 열을 흡수한 일반 물은 온수배관을 통하여 이동, 히트펌프의 증발기 내부를 흐르는 냉매에 열을 줌

4. 온배수로부터 열을 얻은 냉매는 히트펌프의 컴프레서에서 압축되어 온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응축기로 보내짐

5. 온도가 높아진 냉매는 응축기에서 온수저장탱크(축열조)와 응축기를 흐르는 물에 열을 주어, 온수저장탱크에 있는 물의 온도를 높임

6. 온수저장탱크에 담겨진 따뜻한 물(4050)은 관로를 통하여 온실로 보내져서 온실을 난방함

여기서 열교환탱크를 두는 이유는 히트펌프의 증발기 재질이 바닷물에 부식될 수 있기 때문이며, 최근에는 온배수를 히트펌프의 증발기에 직접 흘려보는 방식이 있으나, 히트펌프의 용량이 크지 않아 온실에 여러 대의 히트펌프를 설치해야 한다.

히트펌프는 에어컨과 같다. 에어컨은 찬바람이 나오는 실내기(증발기)를 실내에 설치하고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실외기(응축기)를 실외에 설치하나, 히트펌프는 그 반대여서 난방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찬바람이 나오는 실내기가 있는 실내의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에어컨의 효율(실제는 성능계수라 함)이 더 높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반 바닷물에 실내기를 담가 놓았을 때보다 온배수에 담가놓았을 때가 효율이 높다. 왜냐면 일반 바닷물보다 온배수의 온도가 78높기 때문이다.

#발전소 온배수 농어업 활용에 따른 경제성 및 효과= 발전소의 온배수를 망고 재배에 활용했을 경우 경유난방과 비교하여 87%의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으며, 48%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있어 폐열을 활용하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농업을 지속할 수 있다. 다만, 발전소와 같이 항시 가동해야 되는 대단위 시설은 큰 문제가 없으나 쓰레기 소각장 같은 경우에는 시설을 개보수 해야 되는 시기가 있다. 이런 경우는 폐열 공급이 중단되는데 시설 설치 전 개보수시기를 되도록 온실 난방이 적은 시기로 충분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제조업체 폐열은 예기치 못한 노동시위에 대비하여 예비 난방장치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특히, 원자력온배수를 활용할 경우 방사능에 대한 이미지는 단시간에 빨리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지속적인 홍보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농산물 판매대에 방사능 검출기를 구비하여 전혀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신선식품임을 보여주고, 생산 온실은 관계공무원, 원전측, 농민이 지속적으로 방사능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 외 전문가로서 성공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현재 폐열사업에 온실의 건축비용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온실이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신규 온실을 건축할 경우는 이를 유념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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