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스런 사거리 루미나리에부터 해결해야

루미나리에는 400여년 전 이탈리아의 성자를 기리는 의식에서 발전된 조명 예술 건축물로, 빛이나 조명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됐다.

루미나리에 풍광이 세계 유명 도시에 시설되면서 도시 관광 효과가 나타나자 우리나라 도시들도 앞 다투어 설치 경쟁을 펼쳤다.

전남에서는 목포시가 2006년 선두 적으로 루미나리에 거리를 목포시 오거리에 조성했다. 시설 당시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듯 했으나, 거품은 3년이 지나자 없어지고 지금은 골치 덩어리로 전락했다. 현재는 보존과 철거를 둘러싸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이다.

영광도 마찬가지다. 구도심 활성화 정책으로 지난 2008121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6만개의 LED 전구로 화려한 불을 밝혔다. 그러나 3년 후 정부의 에너지 절감정책 때문에 거의 불을 밝히지 못하면서 흉물로 전락했다. 일부 주민들은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했으나 방치하고 있는 상태이다.

당시 루미나리에 시설계획에 대해 영광신문은 단호하게 반대했다. 루미나리에 시설에 앞서 사거리 지중화 사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전신주와 전선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루미나리에를 시설할 경우 좁은 도로가 더 복잡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은 사업을 강행했다. 사업을 찬성하는 일부 시장상인들이 신문사를 항의 방문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지금은 어떠한가, 전기세 부담으로 불을 제대로 켜지 못해 밤에는 어둡고, 낮에는 사방이 전깃줄로 흡사 거미줄을 친 볼썽사나운 모습과 기둥 구석구석은 녹슬고 매연 등 때가 묻어 흉물로 전락하였다.

이제는 영광읍 사거리 지중화 사업이 난항이다. 군이 내년도 사업비 11억원을 투입해 전주 등을 없애고 전선 지중화를 추진할 계획이나 루미나리에를 그대로 둔 채 지중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군의 지중화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루미나리에의 거미줄 같은 문제를 해결하며 간판 정비사업을 병행해야 한다. 우리는 루미나리에 문제에서 바라보듯 군의 사업 계획과 실시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함을 재인식하게 한다. 그동안 군은 백수해수온천탕과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사업 실패를 군민들에게 안겨주었다. 지금 당장의 달콤함 보다는 적게는 10년 이상을 계산하는 영리함이 필요하다. 2017년에는 미래를 생각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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