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 여민동락 대표살림꾼

신문다운 신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역신문은 특히 그렇다. 신문 시장도 옹색하기 짝이 없다. 읽히지 않고 버려지는 신문이 많다. 유지 자체가 목표이거나 소리 없이 사라진 신문도 허다하다. 226개 기초 지자체 중 품격을 갖춘 지역신문이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무자격 사이비 언론의 창궐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언론 하나 없는 지역도 재앙이다. 시대를 분석하고 의제를 제시하는 언론, 기득권과 타협하지 않고 평민의 입장에서 송곳처럼 까칠한 비판성을 유지할 수 있는 언론, 드물다. 중앙 거대 언론의 타락도 문제지만, 지역 작은 언론의 품격 수준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1,000호 발행이라니, 영광신문이 남다른 이유다. 20년 째 계속되고 있는 영광신문, 영광군에서 가장 강력한 공공성 확장의 나침반으로 자리 잡았다. 경영 저력에도 찬사를 보내지만, 특정한 이해관계를 목적으로 기관지 찌라시로 전락하지 않고 외길을 걸어온 철학에 경탄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영광신문 대표와 기자들이 짝퉁이 아니다. 손 내밀고 거래하지 않는 뚝심을 가졌다. 그 무슨 회보 만들 듯 권력에 맞장구나 치고 자가당착적 시각으로 꼼수를 부리지 않는다. 언론을 빙자해 권력을 협박해서 허세를 부리고 사욕을 탐내는 범죄자 수준의 사주와 사이비 기자가 얼마나 많은가. 영광신문 1,000호 발행은 알고 보면 기적 같은 일이다. 가난과 고난은 언제나 검은 그림자의 유혹에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스스로를 권력화하고 그 권력으로 자영업 하듯이 언론의 사명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영광신문은 뚜벅뚜벅 자기 길을 간다. 한결같다. 기사와 칼럼의 수준도 중앙 일간지 못지않다. 과장이 아니다. 여러 해 정기구독을 해오는데, 주변에서 같이 읽고 매번 던지는 말이 있다. “지역신문 칼럼으로는 아까운 글이 많네요.” 지역신문에 대한 폄하가 아니다. 영광신문 필진에 대한 예우다. 지역민으로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해 전 기고문에서도 밝힌 바 있다. ‘우리 지역에 각종 유착으로부터 자유로운 영광신문과 같은 독립언론이 건재하다는 건 지역의 자부심이라 할 만하다. 영광신문의 탁월함은 높은 자리에 대한 거침없는 직필과 타협없는 감시 그리고 저자의 낮은 자리 평민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관심에 있다. 그래서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영광신문을 신뢰하는 이유다. 옳은 길을 바르게 걸어온 영광신문과 영광신문을 일궈가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기탄없는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까닭이다. 좋은 언론이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법이다. 좋은 언론 하나가 온 마을의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전체를 튼튼히 할 수 있는 바탕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영광신문은 영광군과 주민의 사회적 건강성을 지켜주는 훌륭한 무기이자 지혜의 거처다. 요컨대 영광신문과 같은 정론직필의 좋은 언론을 더욱 곧고 강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게 좋은 지역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영광신문 1,000호는 영광지역 사람과 사회의 나침반 역사다. 1,000번의 메시지를 지역사회에 내놓았다는 의미다. 영광군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변화의 촉진제였고, 자치력과 복지력을 키우는 용광로였다. 영광신문 없는 영광을 생각할 수 없다. 그만큼 지역사회 공공성 확장을 주도하는 최대 공기이자 리더십이다. 이제 한 발 더 내딛자. 다시 새로운 도모를 준비하자. 미래 202,000호 발행의 비전을 세우고, 온전히 주민의 살림과 염원을 지키는 보루가 되자. 단순한 또 하나의 신문으로 자족하지 말자. 1,0002,000호 어렵게 유지 지탱하는 신문만으로 안주하지 말자. 완벽하게 다른신문을 만들자. 지금까지 해 온 바대로 견결하게 뜻을 지키되, 포부를 새롭게 하자. 보다 근본적이고 보다 날카로워지자. 영광의 전복을 위한 무기가 되자. 이대로는 희망이 없질 않는가. 결국 마을은 소멸되고 지역은 휘발되질 않겠는가. 소멸된 마을과 휘발된 지역에 신문은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말이다. 영광신문 새로운 1,000호 새로운 20년은 영광군 안의 박근혜 최순실을 전복하고, 마을다운 마을 지역다운 지역 건설하는 진지가 되어야 한다. 영광신문은 영광의 언론문화재다. 신문 1,000호 영광지역 나침반의 역사에 존경을, 새로운 1,000호 제대로 된 영광을 만들어갈 기대에 설렘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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