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수필가 사진가 프리랜서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한 긴 장정이 박근혜의 탄핵과 대통령 선거로 막을 내렸다. 아직 관련자들의 심판이 남아있지만 가장 큰 관건이었던 새로운 리더의 선출은 대한민국에겐 큰 의미이고 사건이었다. 122약의 구조는 변함없이 이어졌고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라는 예상된 결과로 결론이 났다.

유력 후보들의 고향이 모두 경남과 부산이었지만 이번에도 지역 정서는 큰 영향을 미쳤다. 바로 이념을 무기로 백성의 분열을 노린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라를 농단하고 위기로 몰고 간 무리들을 옹호하고, 다시 재기를 노리는 모리배 당에게 몰표를 몰아준 대구와 경북의 인심은 그야말로 맹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소감의 첫 일성을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렇게 상식과는 동떨어진 대한민국의 일부 지역도 있기 때문이다. 나라를 우습게 만들고 감옥에 들어가 있는, 반성까지 거부한 매국적 죄인들을 편들고 옹호하는 정당과 후보를 연호하고 지지하는지 아무리 곱씹어 생각을 해봐도 이해불가다. 얼마 전 팟케스트 방송에서 우리나라엔 나라를 팔아먹어도 보수라면 찍어줄 사람이 30%,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이들에겐 노동자를 위하고 서민의 복지를 외치면 빨갱이고 호남의 정권을 편들면 종북이다. 판단이나 이유는 없다. 나라를 억지 이념으로 편 가르고 지역을 동서로 나누어 이권을 노리던 얄팍한 술수는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아주 효과적이기까지 하다.

사드 배치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북 성주군의 개표 결과를 보고 많이 놀랐다. 부상 투혼까지 발휘했던 사드 반대 운동은 투표 대상자와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적극적으로 찬성했던 홍준표 후보에게 가장 많은 표가 쏟아졌다. 여기서 상식을 찾기는 어렵다. 홍준표 56.2%, 안철수 12%, 유승민 6.9%. 사드 배치를 찬성했던 후보에게 75%의 압도적인 지지가 쏟아졌다. 도대체 그렇게 격렬하게 반대했던 군민들은 누구일까? 의문이다. 결국 반대를 위한 반대였을 뿐, 진정한 군민들의 뜻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사드의 비효율성과 미국의 군사적 목적을 위한 일방적 행동을 인식하고 반대했으리라는 상식은 여기서도 깨졌다.

성주군의 투쟁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드 철회로 주권과 평화를 수호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를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준 75%의 표심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지. 같은 사안에 접해있는 김천시도 홍준표 48%, 안철수 14%, 유승민 6.9% 해서 69%. 표심 따로 지역 이기심 따로의 비상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직을 맡았다. 전 대통령이 저지른 일본군 위안부 협상 과제와 미국이 부여한 자위대 전투력 인정,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심각한 외교, 풀기 어렵게 꼬인 북한과의 관계와 북핵 문제, 미국의 FTA 재협상 논란과 사드 배치 비용 문제, 국내 사안으로는 청년 실업난과 경제 침체에 따른 불안, 박근혜 탄핵으로 인한 여야 갈등의 해소 등 끝이 없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무능을 목적으로 한 발목잡기가 가해지면 국정은 표류하고 말 것이다. 소통과 지역적 화합을 위해 호남 총리와 비서실장을 선임하고 가장 먼저 제1야당의 당사를 찾아 협조를 구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절실함을 보지만 과연 국민의 공통적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야당이 같이 나설 것인지는 미지수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들의 세계에선 진실을 왜곡하고 이념 장사로 백성을 속여 정치적 이권을 챙기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로 우리는 그 모습을 분명하게 보았고 느꼈다. 일부 종교인들이 자신의 신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아무리 나쁜 짓이어도 정의롭게 실행하듯, 아직도 일부 지역의 이 나라 국민들은 자신이 추종하는 정치인들의 행동을 정의로 알고 맹목으로 따른다. 이들이 나라를 판 후보에게도 찍을 30%에 드는 사람들이다. 열심히 태극기와 미국기를 흔들지만 누구를 위한 행동인지도 모른다. 단지 잘못 된 길을 제시하는 나쁜 정치인들의 선동을 따를 뿐이다. 이들 선동자에겐 협치와 관용, 소통, 통합이 없다. 그래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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