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1970년 펭귄마을은

옛날의 골동품들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된 마을

‘2017 올해의 관광도시선정 등 차별화된 콘텐츠 관심

2017, 2013, 1994, 1988펭귄마을에 발을 딛는 순간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점점 더 과거로 되돌아가는 기분이다. 이곳에선 타임머신도 필요 없다. 재미난 사진을 위한 카메라와 햇빛을 가릴 모자만 있으면 준비 끝. 어른들을 위한 추억 놀이터다.

광주 양림동은 과거로 떠나는 타임머신 여행지다. 광주 근현대사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이곳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시간 여행지가 있다. 이름도 재밌는 펭귄마을. 비록 펭귄은 살지 않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잡다한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시간 여행 속 색다른 여행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양림 커뮤니티센터 옆 골목길은 1970~1980년대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비밀 통로다.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울 만큼 작고 좁다. 골목길 입구, 가스통을 재활용해 만든 펭귄을 발견한 순간부터 펭귄마을표 웃음 넘치는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옛날의 골동품들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되는 마을.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예술마을로 다시 태어난 펭귄마을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물건들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내는 이색적인 풍경들이 아기자기한 벽화 그림들과 소소한 재미가 가득한 광주 펭귄마을이다.

올해 ‘2017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광주 남구가 양림역사문화마을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펭귄마을을 비롯해 전통문화투어, 건축투어, 선교투어, 생태투어, 체험투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뽐내는 광주 남구 관광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봤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7 올해의 관광도시인 광주 남구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함께 2015~2016년의 충실한 준비기간을 거쳐 광주 남구는 매력적인 관광지로 거듭났다.

특히 양림동 양림역사문화마을은 광주의 근대역사문화 유산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다른 곳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콘텐츠로 관심을 모은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근대문화체험관으로, 골목 하나하나에 역사와 예술이 살아 숨 쉬고 있다. 한국대표관광지 100선에도 올랐다.

양림동은 1904년 이래 선교사들이 들여온 신문물과 한국인들이 모여들어 새로움과 전통이 어우러지는 마을로 발전해왔으며, 근년에 들어 전통문화산책길 기독교문화길 광주정신길 생태길 신문화창작길 등 다양한 관광 코스가 조성됐다.

양림동에서는 우선 이장우 가옥, 최승효 가옥 등 구한말의 전통가옥을 볼 수 있다. 특히 1899년 지어진 이장우 가옥은 광주시 지방문화재 제1호로 우리 한옥의 우아함을 잘 보여준다. 양림동에는 또 오웬기념각 우일선선교사사택 수피아홀 커티스메모리얼홀 등 서양식 교회건물이 많아 건축투어와 선교투어를 자연스레 겸할 수 있다.

조아라 기념관에서 피터슨선교사사택, 3.1만세운동 기념동상, 5.18민주항쟁 사적지 표지석 등으로 이어지는 광주정신길에서는 면면히 이어져온 양림의 정신세계를, 사직타워에서 충현원 매화나무, 양림동산, 호랑가시나무로 이어지는 생태길에서는 생태공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코스별 볼거리와 체험거리 매우 다양

매월 첫째·셋째주 토요일 패키지 투어 프로그램 등

양림동은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매우 많기 때문에 해설사가 양림동 관광명소를 안내해주는 정기투어를 이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매일 오전 11, 오후 2시 펭귄마을에서 출발하는 1시간 30분의 A코스, 수피아홀에서 출발하는 2시간 코스의 B코스가 있다.

이장우가옥 펭귄마을 오웬기념각 등 12곳의 관명명소를 방문해 스탬프를 찍어오면 단계별로 기념품도 제공하는 스탬프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요즘 양림동의 가장 핫한 명소로는 펭귄마을을 들 수 있다. 펭귄마을 최현덕 촌장과 주민들이 오래된 액자와 옛 사진들, 그리고 고장난 시계 등으로 만든 정크아트로 예술 골목을 만들었다. 70~80년대 떠올리게 하는 묘한 분위기로 많은 연인들, 친구들, 가족 등 많은 인파가 몰린다.

양림동을 보다 깊이 있게 알려면 매월 첫째·셋째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양림동근대예술여행 패키지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양림동의 근대문화유산을 근간으로 한 예술활동 거점 13곳에서 예술인들과 함께 간단한 예술작업을 해볼 수 있다. 가족코스와 연인코스로 세분화하여 관광객이 눈높이에 맞춰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양림동 초입의 카페이자 전시공간인 양림148’에서는 향기 나는 양림 충견상을 만들어보자.

양림동의 오랜 전설로, 조선시대 팔도관찰사인 평양의 정만종과 광주에 있는 그의 아들 정엄 사이를 오가며 서신을 전달하다 죽은 개를 본딴 석고 방향제를 이종국 대표와 만들어볼 수 있다.

갤러리 늘에서는 호랑가시나무와 선교사들이 살았던 근대 건축물들을 표현한 나전칠기 작품을, 펭귄마을에서는 다양한 모양의 캔을 활용한 정크아트로 나만의 펭귄을 만들 수 있다. 남구청의 예산 지원으로 관광객들은 비용 부담 없이 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공공테마파크 양림동 근대문화 마을

100년의 근대문화역사가 있는 양림동은 광주지역에 서구 근대문물과 제도를 처음 도입했을 뿐 아니라 광주시의 형성과정,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던 인재를 배출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서양촌’, ‘종교촌’, ‘호남의 예루살렘’, ‘근대문화의 요람으로 불린다.

1980년대 이후 광주시의 도시계획과 대단위 신시가지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마을의 인구가 외부로 유출, 주거지역 쇠락 등으로 양림동은 빈민지역을 형성하게 됐다.

그러나 지속적인 쇠퇴의 길을 걷던 양림동은 근래에 시작된 지역문화 활성화 사업으로 인해 광주의 역사와 근대문화의 상징을 드러내는 중요한 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양림동은 기독교 선교기념 유적과 김현승 시인의 시비, 수피아여고, 광주 3.1만세 운동 또한 오래된 서양식 건물과 이장우 가옥, 최승효 가옥 등 전통 건축물들도 남아 있어 우리나라와 서구, 기독교와 유교, 근대와 전통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있는 근대문화역사 공간이며,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기획하는 민·관 협력 공공테마파크라 할 수 있다.

올해 7년째 운영중인 광주 근대역사 문화 탐방1만 명을 훌쩍 넘겨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양림동 일대 문화유산을 근간으로 문화해설사와 함께 투어를 할 수 있으며, 희망자에 한해서는 이장우 전통가옥에서 다도예절도 체험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펭귄마을은 광주의 문화 명소가 되었다. 3년 전쯤 빈집과 공터가 많고, 버려진 터는 쓰레기장이 되었을 때, 마을촌장인 김동균씨가 버려진 생활소품들을 모아 전시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양림동 펭귄마을의 출발점이 됐다.

마을텃밭에는 벼룩시장을 보듯 낡은 냄비, 망가진 시계, 항아리, 접시, 액자 등 일상생활에서의 폐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낡은 담벼락에는 흑색칠판과 다 쓴 알루미늄 캔으로 만든 예쁜 액자도 전시되어 있다.

이와 같은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예술인의 노력으로 펭귄마을은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예술과 멋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문화자원을 이용한 공공테마파크는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고, 지역주민에게는 지역의 정체성과 애향심을 일깨워주며 방문객에게는 지역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써, 여가활용의 수단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척도하고 할 만큼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뷰

동네 사람들이 모여 사는 훈훈한 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

김민희 이사장/ 광주 펭귄마을

김민희 이사장은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에서는 골목길 정취와 풍경들을 퍼즐 맞추기를 하듯 하나하나 불러 모으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서 “‘펭귄마을이란 이름은 마을 주민의 뒤뚱뒤뚱 걷는 걸음걸이를 빗대서 붙였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김동균 촌장님이 6년 전부터 폐품과 골동품을 이용해 만든 작품을 하나둘 텃밭과 담벼락에 걸기 시작하면서 펭귄마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등장하는 가장 한 장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20여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찾는 사람들로 평일에도 제법 붐빈다고 말했다.

특히 동네 담벼락에는 하루에 두 번만 맞는 고장 난 시계와 낡은 시계, 너덜너덜해진 플라스틱 모기 채, 이가 빠진 사발, 귀퉁이가 찌그러진 양은 밥상, 고무신 등 1970~1980년대에 쓰던 온갖 잡동사니가 걸려 있다면서 지게, 홀태, 이바지함, 나무 걸상 등 오래된 생활용품이 골목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다. 녹색 칠이 여기저기 벗겨진 철제 대문과 대문 옆 장독대, 낡은 슬레이트, 절구통이 시간을 멈추게 하고, 지붕이 맞닿을 듯한 좁은 길을 기웃거리며 담벼락에 써놓은 시와 글귀를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막다른 골목에서는 대문 안을 살짝 엿보고 싶은 충동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50년 넘게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일명 펭귄주막으로 불리는 친목상회는 마을 노인들의 사랑방이다면서 노올자라고 목청껏 불러 대면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친목상회 앞은 마을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60여 가구 100여 명이 사는 펭귄마을의 주민 대부분은 고령자다. 최근에는 도심 문화의 가능성을 보고 찾아오는 젊은 예술가들이 작업실도 냈다. 펭귄창작소에서는 깡통이나 철사 등을 이용해 정크 아트 작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그냥 취미 삼아 한 건데, 쇠락한 거주지였던 마을이 활기를 되찾았고 많은 사람이 옛 골목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좋아할 때 보람을 느낀다아직 골목길에서 예전처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동네 사람들이 모여 사는 훈훈한 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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